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리하리 Nov 25. 2018

OSAT 시장을 거시적으로 보다

오늘 다룰 글의 주제는 OSAT 시장입니다. 앰코코리아라고 내일 인성 평가와 면접을 같이 보는 친구를 위해 조사한 것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앰코코리아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잘 모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해당 시장 내에서 국내 1위인 업체입니다. 이 회사의 모체는 아남반도체입니다. 사실 두 회사는 뿌리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남반도체는 생산에만 집중하고, 미국에 법인을 세운 앰코는 R&D와 영업에 집중하는 식입니다. 그런데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아남반도체가 워크아웃 대상이 되고, 모기업인 앰코에서 이를 인수해 앰코코리아로 만들었습니다. 창업주가 한국 사람이었으니 광의의 의미로 한국산 글로벌 기업이라고 볼 수도 있겠군요.


우리가 흔히 반도체라고 하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만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친구도 면접 대본을 만든 것을 보니 지원동기에 대한민국을 만든 이면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회사가 있어서 앰코에 지원하게 되었다고 써 놨습니다. 확실한 건 이 두 회사는 종합 반도체 회사이고, OSAT에 속하는 앰코는 큰 의미로 이 회사들과는 결이 다릅니다. 웨이퍼를 chip size로 자른 뒤, 이를 PCB에 접합/조립하는 것을 OSAT라고 합니다. 소위 말해 후공정이지요. 몇 년 전만 해도 종합 반도체 회사들이 이 후공정 부분을 앰코와 같은 데에 외주를 줍니다. 이 업계에 가장 위협이 되는 요인은 다름아닌 종합 반도체 회사들입니다.


위 기사는 단편적 사례에 불과합니다. 국내를 넘어 전세계 주요 반도체 종합 제조회사들이 후공정 내재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하나죠? 비즈니스의 본질인, '비용은 최소화, 매출은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입니다. 물론 이 후공정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들어가는 투자 비용이 상당합니다. 시간이 지나며 종합회사들의 성장세가 커지면서 이런 투자를 감당할 만한 여력이 된 것입니다. 비즈니스는 매년 계속되고,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이들은 이 후공정을 직접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그러나 OSAT 업계는 근래 또 다른 시장의 기회 앞에 서 있습니다. 사물인터넷, 자율 주행 자동차, AI 등으로 대변되는 사회의 첨단화 경향이 바로 그것입니다. 기존에는 반도체를 전혀 쓰지 않던 제조사들이 4차 산업 혁명으로 대변되는 사회 변화 때문에 반도체를 핵심 부품으로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반도체 수요를 현재의 국내 종합 제조 회사들이 모두 감당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연스럽게 후공정에 집중해 왔던 앰코코리아와 같은 회사들에게도 이것이 기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애플만 해도 자체 CPU 및 신규 패키지를 만들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 변화로 인해 애플 컴퓨터 및 스마트폰에 chip을 공급하던 인텔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In-house로 모든 시스템을 운영하는 회사들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습니다. 세계적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는 회사들이 자신들의 왕국을 구축하고 있고, 이런 In-house 경향은 비단 반도체와 같은 부품 영역을 넘어 전방위적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원가 절감'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고, 기술적(미시적)으로도 원가 절감에 대한 노력은 멈추지 않습니다.


제가 이런 기사를 볼 때, 보는 것은 하나입니다. 이것이 비즈니스적으로 어떤 인사이트를 안고 있는지입니다. 입출력 단자 배선을 밖으로 빼는 기술인데, 이 기사에서는 이 기술로 인해 고성능의 칩을 기존 대비 훨씬 저렴한 단가로 제작이 가능해졌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기술에 대한 세세한 이해는 저보다 이 영역에 지원하시는 전공자 분들이 훨씬 잘 알 겁니다. 다만 전문/역량/미시적으로 지식을 면접관 앞에서 뽐내시더라도 그 전에 이 시장의 거시적 흐름에 대한 이해도는 반드시 머릿속에 지니고 있으셔야 합니다. 그래야 이어지는 기술에 대한 브리핑이 훨씬 면접관들에게 호소력 있게 와 닿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일 면접 보는 친구가 어서 취뽀를 해서 그 다음 step으로 커리어를 이어 가기를 응원하며, 오늘의 OSAT 시장 정리를 마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OEM신발 시장을 거시적으로 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