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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리하리 Mar 31. 2019

배민 브랜드마케팅 19' 상반기 2번

안녕하세요? 하리하리입니다. 딱 23시간 남은 배달의 민족 브랜드마케터 신입사원, 자소설닷컴 기준으로 1200명이 지원했다는 내용을 보고 차마 넘어갈 수 없어서 바쁜 와중에 브런치를 켰습니다. 너무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헤매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이 글이 작은 등불이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일단 이 문항도 그렇고, 유사한 유형의 문항이 사회 이슈나 트렌드를 묻는 건데요. 얼핏 봤을 때, 이런 문항들. 자기와 관련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다행히 이 문항은 자기를 소개하세요란 문구가 나와 있죠? 사실 이런 문구가 나와 있지 않더라도 이 질문에 답을 함으로써 당신들은 우아한형제들에게 자기를 소개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그리고 하나 더! 우아한형제들의 CMO, 정인성 님께서 마케터의 일이란 책을 내놓았죠? 여기서 하나 놓쳐서는 안 되는 것! 이 책, 굵기도 얇고 우아한형제들과 관련되어 있으니까 지금 벼락치기로 읽고 있는 분도 분명히 있을 거예요. 여러분, 제발 부탁인데 이 책을 과연 여러분만 눈독 들이고 있을까 생각해 보셔야 해요. 나는 얼마나 우아한형제들을 생각해 왔는지 보여줄까 하는데 인사팀 입장에서는 이 책 쓴 애들이 차고 넘칠 거란 말이예요. 이 책은 여러분들 신입지원할 때, 독후감 쓰라고 나온 책이 아닙니다. 이 정도 포인트를 짚었으니 샘플 볼게요.




<좋아하는 시나 소설, 노래를 중심으로 자기 소개하기>

-1안-

[조르바를 품은 마케터, 000]


조르바와 같이 자유를 꿈꾸는 예비 마케터, 000이라고 합니다. 이 문항을 접한 뒤, 제 인생의 책이 뭘까 잠시 고민했습니다. 대학 시절 인문학 동아리에서 읽었던 ‘그리스인 조르바’를 주저 없이 첫손에 꼽았습니다. 그 책을 읽은 뒤, 제가 삶을 바라보는 기준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첫째,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나와 조르바입니다. 나는 책벌레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책을 사랑합니다. 책은 작가의 정제된 생각을 담은 모음집입니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책들의 생각이 복제되는 수준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르바는 자신이 경험한 것만 믿는 행동파입니다. 그 행동의 중심은 자기 자신이다 보니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상당합니다. 자기애가 강한 사람들이 으레 그러하듯 조르바 역시 자유롭게 살아갑니다. 440페이지 내내 느껴지는 그의 자유로움은 저에게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행히 어린 시절 제주도에서 살면서 또래에 비해 좀 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어른이 되어 잠시 접어 두었던 자유에 대한 갈망을 배달의 민족에서 다시금 꺼내 보고 싶었습니다.


둘째, 다름을 인정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계속 보면 주요하게 보이는 표현 기법은 대조입니다. 자유와 이성, 하느님과 악마, 사랑에 대한 관점 차이 등 페이지마다 상반된 요소의 경험을 거친 조르바와 나의 대화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때론 극명하게 갈등하기도 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그 갈등이 상대를 짓밟는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두 가지가 나란히 갈 수 있고, 어느 순간 아름답게 융합하는 순간을 책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전 직장에서도 가맹점주, 오토바이 기사 등 학교에서는 만나기 힘들었던 외부인들과 어울리며 매출을 일으켰습니다. 이는 제가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실현 가능했습니다. 자유로우나 차이를 인정하는 관대한 저 000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배달의 민족에 또 다른 히든 카드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2안-

그리스인 조르바를 가장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이 책의 주된 골자는 이상과 이성의 대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책벌레라 불릴 정도로 많은 책을 읽어 왔던 내가 크레타 섬에서 만난 조르바를 통해 책으로 접하는 세상이 무조건적인 진리가 아님을 깨우치는 과정을 잔잔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조르바는 과감히 나에게 그간 읽었던 책을 과감히 불태우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겪었던 경험만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그의 말과 행동을 되짚어 볼 때, 결국 조르바는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금세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조르바에게는 결국 그가 한 행동 외에는 믿을 게 없었습니다.


작가가 이 책에서 말하는 주제 외에도 인상깊게 보았던 부분은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대조입니다. 실례로 조르바가 만났던 수많은 여자들 중 2명의 슬라브 족 여성들과 관계를 만들었던 경험을 책에서 엿볼 수 있는데, 그 2명 역시 대조적인 분위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첫 여성과의 합방 당시 그 여성 분의 집에 함께 살고 있던 할머니께서 신부와 같은 역할을 하면서 그 잠자리를 신성하게 만들었습니다. 반면 두 번째 여성과의 만남은 자유를 넘어 약간 난장판 같다는 느낌까지 받았습니다. 여성 분의 온 가족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같이 어울려 잔치를 벌였고 잔치의 와중에 누구인지도 모르는 여성과 조르바가 관계를 갖는 내용을 보고 약간 아연실색했습니다. 이외에도 책 속에서 요소 요소마다 대조적이라는 인상을 줄 만한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가장 본질적 가치이자 병존할 수 없는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삶과 죽음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은 긍정적, 죽음은 부정적이라고 쉽게 선을 긋습니다. 조르바는 죽음을 하늘에 가장 가까이 닿는 단계라고 봤습니다. 상식에 과감히 도전하고, 그 도전을 다른 이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는 조르바의 힘을 마케팅 과정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 저는 그리스인 조르바 책을 화두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지원하는 브랜드 마케터와 연결지었죠? 항상 말하지만 제 샘플이 정답은 아닙니다. 정답이어서도 안 되구요. 각자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멋진 글을 써서 오늘 23시 59분 전에 내고, 멋진 우아한 형제들의 마케터가 되시고, 혹여라도 이 글 때문에 붙은 분이 있으면 저한테 카톡(hori1017)으로 할인 쿠폰 주세요 (^^) 아, 자소서 문의도 받아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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