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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리하리 Jun 08. 2018

냉정함과 관대함 사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할 수 있다!

경험을 고민하는 방법, 경험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았다면 이제 자기소개서를 웬만큼 쓸 줄 알 겁니다. 그러나 이 매거진 첫 화 기억하시죠? 스펙이란 게 과연 정성 스펙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란 거. 결국 정량 스펙 역시 무시 못할 요소입니다. 다만, 현재 정부나 기업 등에서 채용 비리의 이슈 등으로 블라인드 채용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죠.


제 취업 과정을 한 번도 소개해 드린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사실 전 29살이란 꽉 찬 나이에 취업을 했습니다. 취업 재수를 했습니다. 28살에 첫 취업에 도전했지만, 당해년도에 실패를 맛보았습니다. 그 다음 분기에 성공을 할 수 있었어요. 취업 처음 도전하던 28살엔 2.96 학점 / 910 토익 / 150 토스 였고, 29살 - 재수 - 엔 3.02 학점 / 830 토익 / 150 토스 였습니다. 큰 줄기가 되는 정량만 보시더라도 취업 초수에 비해 재수 때 정량 스펙이 그리 향상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첫 취업 때 4개의 서류만 붙었고, 다음 취업 땐 8개의 서류를 붙었습니다. 최종 2개의 기업 합격을 손에 쥐었습니다. 그 성공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겠지만,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해 보려고 합니다.


출처: 서울파이낸스

1. 유려한 자기소개서(^^)

2. 직무의 통일 (영업 천하 통일)

3. 기업 선택의 신중함


유려한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미 언급해서 다들 금세 이해하실 텐데 2-3번이 조금 생소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직무를 영업으로 통일해서 지원했습니다. 문과라는 현실적 이유도 있었지만 붙고 나서 돌이켜 봤을 때, 영업 직무가 제 성향과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도전을 좋아하고, 적극적 성격이어야 합니다. 때마침 이런 성격을 갖고 있던 제가 영업 사원으로 활약한다는 것은 금세 떠올릴 수 있는 그림이었습니다. 최종적으로 붙은 곳도 롯데정보통신 IT영업과 서브원 영업이었습니다.


그런데 3번! 기업 선택의 신중함이라는 항목에 대해서는 의아해 할 법한데요. 이건 사실 제 경험에서 기반한 전략이었습니다. 29살 취업 재수를 할 때, 할리스커피 국기원점에서 자기소개서를 불꽃처럼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뒷자리에 BAT 코리아(로 기억됩니다만...정확한 기업명은 지금 기억이 잘 안나요ㅠ)의 인사담당자로 보이는 분이 아는 지인과 커피를 마시러 왔습니다. 귀동냥으로 그들의 대화를 엿듣던 제 등골을 서늘하게 하던 인사담당자의 멘트, 아직도 기억 납니다.


난 남자 30살 되면 안 뽑아.
출처: 헤럴드경제

많은 기업들이 그런 풍토가 지금은 꽤 사라졌지만, 나이 많은 신입의 존재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취업난이 시대가 지나며 심해지고 있지만, 굉장히 어린 나이에 입사하는 사람도 많거든요. 저도 입사할 때, 곱씹어 보면 동기들 중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은 1명도 없었고, 저보다 한 살 어린 동기 1명이 있었을 뿐입니다. 이미 29살에 입사한 저조차도 굉장히 나이 많은 축에 속해 있었습니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 나이 많은 신입사원이나 후배의 존재는 충분히 부담스러울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윗 사람들 중 대리급 정도면 실제로 저와 나이 차이가 그리 많이 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제가 나이가 비슷하다 하여 그들을 무시한 적은 단언컨대 없었습니다. (그냥..일이 하기 싫었던 거지...)

출처: singles

나이에 대한 경각심이 들다 보니 지원 기업을 신중하게 골라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류전형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기업이든 계열사든 직무든 속칭 꼴리는 대로 정했습니다. 그 직무에 대한 조사도 분명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고르고 자기소개서도 제 자랑에 급급한 질 낮은 것만 써서 제출하니 서류 탈락은 당연지사였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과연 기업을 어떻게 골랐을까요? 미리 팁을 드리면 굉장히 신중하고 현실적 기준에 근거해서 골랐습니다. 누구보다 저를 냉정하게 보고 서류 전형이란 기회 역시 소중하게 생각했었죠. 그 고민의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에 대해서도 여러분들에게 꼭 해 줄 말이 있습니다. 이 얘기까지 쓰면 오늘 글 분량이 넘나 길어져서 이 정도에서 마무리 짓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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