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할 수 있다!
경험을 고민하는 방법, 경험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았다면 이제 자기소개서를 웬만큼 쓸 줄 알 겁니다. 그러나 이 매거진 첫 화 기억하시죠? 스펙이란 게 과연 정성 스펙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란 거. 결국 정량 스펙 역시 무시 못할 요소입니다. 다만, 현재 정부나 기업 등에서 채용 비리의 이슈 등으로 블라인드 채용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죠.
제 취업 과정을 한 번도 소개해 드린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사실 전 29살이란 꽉 찬 나이에 취업을 했습니다. 취업 재수를 했습니다. 28살에 첫 취업에 도전했지만, 당해년도에 실패를 맛보았습니다. 그 다음 분기에 성공을 할 수 있었어요. 취업 처음 도전하던 28살엔 2.96 학점 / 910 토익 / 150 토스 였고, 29살 - 재수 - 엔 3.02 학점 / 830 토익 / 150 토스 였습니다. 큰 줄기가 되는 정량만 보시더라도 취업 초수에 비해 재수 때 정량 스펙이 그리 향상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첫 취업 때 4개의 서류만 붙었고, 다음 취업 땐 8개의 서류를 붙었습니다. 최종 2개의 기업 합격을 손에 쥐었습니다. 그 성공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겠지만,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해 보려고 합니다.
1. 유려한 자기소개서(^^)
2. 직무의 통일 (영업 천하 통일)
3. 기업 선택의 신중함
유려한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미 언급해서 다들 금세 이해하실 텐데 2-3번이 조금 생소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직무를 영업으로 통일해서 지원했습니다. 문과라는 현실적 이유도 있었지만 붙고 나서 돌이켜 봤을 때, 영업 직무가 제 성향과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도전을 좋아하고, 적극적 성격이어야 합니다. 때마침 이런 성격을 갖고 있던 제가 영업 사원으로 활약한다는 것은 금세 떠올릴 수 있는 그림이었습니다. 최종적으로 붙은 곳도 롯데정보통신 IT영업과 서브원 영업이었습니다.
그런데 3번! 기업 선택의 신중함이라는 항목에 대해서는 의아해 할 법한데요. 이건 사실 제 경험에서 기반한 전략이었습니다. 29살 취업 재수를 할 때, 할리스커피 국기원점에서 자기소개서를 불꽃처럼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뒷자리에 BAT 코리아(로 기억됩니다만...정확한 기업명은 지금 기억이 잘 안나요ㅠ)의 인사담당자로 보이는 분이 아는 지인과 커피를 마시러 왔습니다. 귀동냥으로 그들의 대화를 엿듣던 제 등골을 서늘하게 하던 인사담당자의 멘트, 아직도 기억 납니다.
난 남자 30살 되면 안 뽑아.
많은 기업들이 그런 풍토가 지금은 꽤 사라졌지만, 나이 많은 신입의 존재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취업난이 시대가 지나며 심해지고 있지만, 굉장히 어린 나이에 입사하는 사람도 많거든요. 저도 입사할 때, 곱씹어 보면 동기들 중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은 1명도 없었고, 저보다 한 살 어린 동기 1명이 있었을 뿐입니다. 이미 29살에 입사한 저조차도 굉장히 나이 많은 축에 속해 있었습니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 나이 많은 신입사원이나 후배의 존재는 충분히 부담스러울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윗 사람들 중 대리급 정도면 실제로 저와 나이 차이가 그리 많이 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제가 나이가 비슷하다 하여 그들을 무시한 적은 단언컨대 없었습니다. (그냥..일이 하기 싫었던 거지...)
나이에 대한 경각심이 들다 보니 지원 기업을 신중하게 골라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류전형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기업이든 계열사든 직무든 속칭 꼴리는 대로 정했습니다. 그 직무에 대한 조사도 분명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고르고 자기소개서도 제 자랑에 급급한 질 낮은 것만 써서 제출하니 서류 탈락은 당연지사였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과연 기업을 어떻게 골랐을까요? 미리 팁을 드리면 굉장히 신중하고 현실적 기준에 근거해서 골랐습니다. 누구보다 저를 냉정하게 보고 서류 전형이란 기회 역시 소중하게 생각했었죠. 그 고민의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에 대해서도 여러분들에게 꼭 해 줄 말이 있습니다. 이 얘기까지 쓰면 오늘 글 분량이 넘나 길어져서 이 정도에서 마무리 짓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