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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계란일지, 누가 바위일지

크로아티아 vs. 잉글랜드 전을 보며

by 하리하리

오늘 새벽에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가 러시아 월드컵 4강전을 치뤘습니다. 퇴사하기 전이었다면 자기 바빴겠지만 저는 새벽에 축구를 생방송으로 보면서 한밤의 망중한을 즐겼죠. 잉글랜드가 52년 만의 우승할 기회를 잡았다면서 설레발을 치는 걸 보면서 왠지 질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크로아티아가 연장 후반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했습니다. 그들의 투지를 보며 퇴사 후 제 삶을 조명해 보고자 오늘도 '퇴사일기' 를 씁니다.


크로아티아.jpg 출처: SBS / 작은 나라 크로아티아의 우승을 기원합니다!




결과는 나오기 전까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잉글랜드 우승.jpg


한 팬의 '설레발 문신'입니다. 잉글랜드가 2018년 월드컵을 우승한단 내용인데요. 이 사람, 지금 얼마나 쪽팔릴까요? (ㅋㅋ) 16강 이후 받아든 잉글랜드의 대진표가 옆 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보니 나온 자신감으로 이런 문신을 했겠죠. 게다가 크로아티아는 16강, 8강 모두 120분 연장을 거치고 4강에 올라왔으니 이번이야말로 잉글랜드의 기회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모드리치가 인터뷰에서 말했지만 잉글랜드 언론의 설레발이 크로아티아를 무시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에 더욱 오기가 생겼다고 했습니다.


퇴사 이후의 제가 어떻게 성장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물론 잘 안 될 수도 있겠죠? 결과가 어찌 나오든 그것은 아직 눈앞에 닥치지 않은 미래입니다. 미래의 향방을 모르면서 주변에서 저를 속단해서는 안 됩니다. 저 역시도 함부로 스스로의 미래를 예견해서는 안 되겠죠? 지금도 세상이란 녀석과 부딪치면서 세상의 모진 풍파를 이겨 내는 방법을 배워 가고 있으니까요. 아직은 제가 크로아티아만큼 단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지는 못하기 때문에 제가 잘 될 거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입니다. 그러나 확실한 건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에서 제가 빛날 수 있도록 칼을 갈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간절하면 기어이 목표를 이룬다!


98년 프랑스 월드컵.jpg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는 프랑스와 4강에서 격돌했습니다. 당시 프랑스에게 아깝게 패했죠. 초등학교 때, 새벽잠을 설쳐 가며 봤던 그 경기에서 크로아티아는 정말 맹수 같았습니다.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서나 크로아티아란 나라명을 접할 수 있지, 평소에 국제면에서조차 크로아티아란 나라를 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더욱 조국의 명예를 걸고 열심히 축구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계 1등이란 목표가 가시권에 들어 왔다가 코앞에서 놓쳤던 만큼 그들의 아쉬움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었을 겁니다. 게다가 크로아티아가 속한 대륙인 유럽은 월드컵 본선에조차 오르기 쉽지 않습니다. 세계 무대에 크로아티아란 국가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의 소중함이 누구보다 클 것입니다.


거짓말처럼 그들은 20년 만에 그 기회를 잡았습니다. 크로아티아란 나라명보다 모드리치나 라키티치 등 바르셀로나와 레알에서 뛰는 미드필드들의 이름이 더 유명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크로아티아란 국가가 이 정도다! 라고 사람들에게 분명하게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고 저 역시 응원합니다.


저도 회사를 나오면서 마음에 품었던 목표가 있습니다.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글쓰기로 최고가 되자! 물론 지금은 자기 소개서란 영역에 국한되어 있지만, 그 영역을 넘어 사람들에게 글쓰기 하면 저라는 사람이 회자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매일 매일 글을 쓰고 고민하고 사유해야겠죠? 그 깊이가 강원국 작가님이나 유시민 작가님에는 비할 바가 되지 못합니다. 그러나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매일 이렇게 영감을 주는 소재를 찾아 글로 풀어 내다 보면 분명 품었던 목표를 현실로 바꾸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우선 지금은 하고 있는 자기 소개서 일을 좀 더 잘 해 볼 요량입니다. 어제도 제가 강의하는 플랜티 학원 원장님과 술을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요새 취업난으로 인해 스스로를 과소 평가하는 20대들이 너무 많다 보니 그들에게 좋은 글을 제공하고, 너희의 삶은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던져 줌으로써 조금이나마 희망을 줘야 겠다고 뜻을 모았습니다. 저에게 먼저 이뤄야 할 목표는 바로 이것입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도 있습니다. 월드컵은 우승이란 종국의 목표 지점이라도 있지 제 인생에서 염두에 두고 있는 이 목표는 끝이 어디다 라고 얘기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종 보스가 없다는 것은 안주하지 않고 죽는 그 날까지 저를 담금질하게 만드는 연료일 것입니다. 제 밝은 미래를 쟁취하기 위해 일단은 지금 저에게 주어진 하루를 충실하게 보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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