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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과 퇴사율의 상관관계

새로운 부를 만들기 위해 떠나는 모험

by 하리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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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대한민국을 들쑤셨던 이슈 중 하나가 최저임금 인상이었습니다. 여러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고, 제 룸메이트도 집에 가니 최저임금을 주제로 한 썰전 영상을 몰아 보면서 작금의 상황에 대한 대안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더라구요. 최저임금 인상은 유감스럽게도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파이를 키워 주지는 못합니다. 다만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것을 좀 더 균등하게 나눌 수 있는 신호탄인 셈입니다. 효율성보다는 형평성에 한 표를 던진 셈인데요. 하지만 그렇다고 효율성을 간과해서는 대한민국의 발전은 요원합니다. 이 두 가지 상반되는 이데올로기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전국민적으로 마음을 터놓고 대화해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래서 오늘 주제는 시의성 짙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잡아 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쓰는 매거진이 '퇴사일기' 아닙니까? 결국 모든 주제를 퇴사랑 연결짓는 제 직업병 아닌 직업병의 특성상 이 담론과 퇴사율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한 번 연결점을 잡아 보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우리가 그간 배워 왔던 일의 개념이 변하기를 바랍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 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을 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생각하는 일이란 무엇인가요? 라고 되묻는다면 시원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사전을 찾아 보면 다음과 같이 나와 있습니다.


사람이 가치나 의의가 있는 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힘들여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쓰거나 하는 활동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쓰는 것이 일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지만, 가치나 의의를 이루기 위해 일을 하냐는 질문에는 침묵을 지킬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하면 현대인들이 자신의 가치나 의의가 무엇인지 머릿 속에 인지하면서 사는 경우가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빨리 빨리"가 일상화되어 있는 한국인들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매일 아침 8시에 출근해서 6시까지의 근무시간이 보장되어 있는 회사원은 그나마 사정이 낫습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개인적 경험상 업무량이 폭발적이라 자신의 삶을 돌아볼 만한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습니다. 중소기업은 사정이 더욱 열악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받는 임금은 대기업에 비해 더 떨어집니다. 같거나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회사에 쏟아 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물론 회사에서는 우리도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면서 직원들에게 희생을 강요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법이란 제도가 끼어들게 된 거죠.


자,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포지션을 좀만 자세히 살펴 본다면 이에 대한 조금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대부분은 대기업의 1차 혹은 2차 하청 업체입니다. 주 40시간의 근무시간 보장, 높은 임금을 제공하는 대기업은 중소기업 직원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취준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입니다. 실제로 자기소개서를 써 주는 일을 하는 저와 만나고 싶어하는 분들 중에는 현재 중소 기업에 다니면서 이직을 꿈꾸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최저 임금 인상으로 인해 누군가 안고 가야 하는 부담을 그 상위 클라스라 할 만한 대기업이 짊어져야 마땅하다는 소결론에 이릅니다.


하지만, 대기업이라도 다 같이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만은 아닙니다. 제 룸메이트가 소개해 주었지만, 주진형 씨가 최근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내에서 반드시 해소되어야 할 임금 격차 중 두 번째로 대기업 내 신입과 고참 간 연봉 차를 들었습니다. 이를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사원과 임원 간 받는 돈 액수의 차이입니다.



2014년 기사입니다. 시차가 다르다 하더라도 이 격차는 유감스럽게도 크게 줄어들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이 그 격차 해소에는 관심이 없고, 당장 취업을 하는 것에만 목을 매기 시작했죠. 경제난과 저성장이 불러 온 비극입니다. 소위 말해서 좁은 영역 안에서 적은 수의 밥그릇을 두고 다투는 데만 여념이 없다 보니 이른바 상위 계층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재산을 증식시기키가 수월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왜 직장인으로서 부자가 되기 힘든 사회 구조라고 사람들이 자조 섞인 말을 할까요? 그것은 이런 불합리한 연봉 격차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최저 임금 인상에 대한 부담은 대기업 그 중에서도 임원 분들에게까지 올라갑니다.


저 역시도 알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좋은 기업 중 하나인 LG란 곳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부자가 되기는 어렵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 노력이 시장 논리 혹은 수요-공급의 원리에 따라 올바로 평가 받지 못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제 재능을 활짝 꽃피울 수 있는 터전을 내가 만들던가, 아니면 찾던가 해서 그 안에서 제 몸값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인생 전략을 수정하게 된 거죠. 솔직히 최저 임금 인상이 제가 다니던 회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아니, 다니지 않기 때문에 그 영향을 제가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저 임금 인상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사람들이 부가 어디에 쏠려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확인된 부를 각자의 힘으로 재분배하기 어렵다면 새로운 부의 창출을 위해 모험을 떠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저와 같은 과감한 시도들이 반드시 성공해 대한민국이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길 기대합니다. 그간 보여 왔던 제조업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탈피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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