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신중하게, 행동은 간결하게
제목만 보고 제 브런치를 읽어 주시는 분들이 '아, 하리하리 이별했나?'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아니에요. 저 연애 잘 하고 있구요^^;; 익명의 사연을 받아 재구성했습니다. 맨날 달달한 이야기만 할 수는 없잖아요. 저는 이제 막 시작하는 커플이니만큼 이별을 논하기엔 시기상조입니다. 그러나 분명 연애를 하다 보면 이별이란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연애일기 주제는 '이별'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별을 어려워 합니다. 어떤 이들은 이별이 어렵다 해서 SNS나 대리인의 입을 빌려 이별을 고하기도 합니다. 굉장히 예의 없는 이별 방식입니다. 이별, 즉 관계의 종결이야말로 당사자들끼리 얼굴을 맞대고 해야 하는 신성한 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그런 이별을 당했던 경험이 있었고, 그 충격은 생각보다 상당했습니다. 아픈 이별을 거치고 나니 주변에 이별로 힘들어 하는 친구들을 보면 그냥 넘어가질 못하겠더라구요. 특히 이별을 당했다고 스스로 느끼는 사람들의 상실감은 그 누구도 시원하게 설명하지 못합니다.
상실감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 하나 있어요. 다들 주관적이라는 겁니다. 상실감이란 것이 감정이다 보니 자신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을 감정적으로 바라봅니다. 대개 그러하듯 주관은 위험합니다. 세상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데, 그 시선이 현재 어딘가에 지나치게 치우쳐져 있다면 이를 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막 이별한 이들은 이런 객관화의 과정이 어렵습니다. 물론 주변에서 한두 마디의 조언은 해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조언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발휘할 겁니다. 그러나 말 그대로 그 때뿐입니다. 혼자가 되면 다시금 스스로가 쳐 놓은 감정의 덫에 빠져 버리는 경우를 많이 봐 왔습니다.
객관화를 하지 못하는 이들이 가장 많이 겪는 어려움이 뭘까요? 과거에 대한 그리움입니다. 과거의 향수는 누구에게나 아득한 법입니다. 그 사람과 좋았던 기억들, 추억의 장소들, BGM 등. 이런 것들이 혼자 있으면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도 간혹 과거가 불현듯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도, 제가 새로 만나고 있는 그 분에게도 좋지 않아 금세 잊곤 합니다. 혹시 과거에 갇혀 있는 분들이 있다면, 그리고 그 분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과거가 만들어 놓은 잔상에서 얼른 벗어나길 바랍니다. 혹여라도 새로운 사랑이 당신을 찾아 온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분에게 얼마나 몹쓸 짓입니까? 새로운 사랑이 다시 찾아올까요? 라고 묻는 당신! 단언컨대 꼭 찾아 옵니다. 당신이 그만큼 매력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런 좋은 사람과 멋진 사랑을 했던 거잖아요. 자신을 믿어야 해요.
이런 변수가 있을 수 있네요. 그 사람보다 좋은 사람을 찾기 어렵다고 스스로 다시금 슬퍼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이들에게 제가 해 줄 얘기는 그 사람을 다시 만나라! 입니다. 당신의 지금 감정이 그 사람 없으면 죽겠는데 솔직히 주변의 객관적 조언이 귀에 들어오겠습니까? 그 사람과 다시 만나서 너 없으면 죽겠다! 무릎도 꿇고, 본인 하고 싶은 대로 해 보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다시 만난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것처럼 같은 이유로 이별할 확률이 큽니다. 이별의 이유에 대해 확실히 인지하고 그것을 고칠 겨를도 없이 다시 만나는 자충수를 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뭐 어쩌겠습니까? 없으면 죽겠다는데... 그런데 아마도 같은 이유로 두 번째 이별을 겪는다면 그 때는 일종의 현타가 오지 않을까 봅니다.
그렇다고 당신이 연애를 해서는 안 되거나 연애할 자격이 없다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닙니다. 당신은 그 사람과 단지 주파수가 맞지 않아 '이별'이란 선택을 했던 겁니다. 그것은 누구의 잘못이 아니고, 잘잘못을 따질 문제도 아닙니다. 사실 당신이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당신의 특징이 굳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할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공교롭게 그 사람을 만나 당신이 '그냥' 살아 왔던 방식이 잘못된 게 아닌가 라고 돌아보게 된 것뿐입니다.
진심으로 당신에게 딱 한 가지만 추천하고 싶은 솔루션을 꼽으라고 한다면... 일시적으로라도 당신이 익숙해 있던 그 사람의 향기를 멀리하는 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물론 정말 고통스러울 거란 거, 잘 압니다. 그러나 그렇게 단호하게 끊지 않으면 이별 후의 관계 역시 애매하게 흘러갈 거에요. 당신의 단호함이 그 사람의 예상치 못한 반응을 이끌어 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은 이전과는 다른 환경에 움찔하기 마련이니까요. 혹시 압니까? 당신이 원하는 해피 엔딩을 이끄는 신의 한수가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