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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리하리 Jul 23. 2018

우리 삶은 결국 마케팅이다

제 업(業), 자소서의 관점에서 본 <마케터의 일>

지난 주말에 제2회 치믈리에가 열렸습니다.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매김하며 한국인의 대표적 야식 메뉴로 자리를 굳힌 치킨이란 일상적 음식과 소믈리에라는 고급 어휘의 결합은 흔히들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굳이 표현을 하자면 일상의 고급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쉽게 합치기 어려운 영역을 거침없이 융합해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는 그들은 '배달의 민족'입니다. 그들을 보면서 참신함이 어떤 것인가? 그리고 마케팅이 어떤 것인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의문점에 확실히는 아니지만 자신들이 회사에서 일하는 경험담을 풀어 놓아 제 질문에 어렴풋이 답을 하는 책이 나왔습니다. 배달의 민족 장인성 CBO의 '마케터의 일'입니다. 저의 세 번째 완독일기 대상으로 pick되었습니다.


배달의 민족 자체가 취준생들 사이에서 일하고 싶은 회사로 급부상했고, 그들이 내놓는 광고나 마케팅 캠페인은 출시 때마다 사람들의 큰 반향을 일으켜 왔습니다. 그런 만큼 그들의 전략을 분석하는 이들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제가 또 자기소개서를 쓰거나 글을 쓰면서 강조하는 것들 중 하나가 차별화거든요. 하리하리가 쓰는 글에선 같은 소재로 다룬 다른 글에선 읽지 못한 내용을 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여러분께 드리고 싶다 보니 고민을 했습니다. 리뷰 역시 저의 경험과 제가 요새 하고 있는 일과의 연관성 안에서 해야겠다고 방향성을 정했습니다. 따라서 철저히 주관적 리뷰이고, 책의 내용을 모두 포함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 미리 양해 부탁 드립니다.


경험하고, 공감하고, 함께하는


이 책의 표지에 나와 있는 타이틀입니다. 타이틀에서도 이 책에 흐르고 있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어요. 보통의 책이라면 -하라! 라는 단호한 어투로 끝났을 겁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는으로 마쳤어요. 이 책 후반부에 나오는 팀장 혹은 리더의 역할과도 맞닿아 있다고 봅니다. 권위적이거나 지시하는 모양새로 비춰지는 어투의 리더는 팀 혹은 회사를 건강하게 이끌 수 없다고 저자는 보았습니다. 팀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 혹은 아이디어를 가감 없이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가 던지는 메시지의 뉘앙스를 이 책의 겉표지에서부터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도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시중에 있는 많은 책들을 보았습니다. 그 책 저자들이 보여 주는 어투는 권위적 그 자체입니다. 자신이 뭔가 조물주가 된 마냥 취준생들의 경험을 제단하고 이건 써도 되고, 저건 쓰면 안 돼! 자신들이 무슨 기준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책에서마저 그런 게 보이는데 강의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저는 저를 포함해 자기소개서를 도와주거나 취업을 도와주는 이들이 가져야 할 기본 의식으로 탈권위를 듭니다. 자신들이 무조건 정답이 아니다. 게다가 컨설턴트들이 도와 준다고 해서 무조건 100% 합격할 수 있는 것도 아닌 만큼 더욱 더 겸손하게 취준생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주는 게 필요하겠다고 생각합니다.


맥락이 비슷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아이디어를 제안하거나 컨펌할 때도 이런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고 필자는 말합니다. 누구나 틀릴 수 있고, 그런 가능성을 무작정 폄하하기보다는 되는 쪽으로 함께 고민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말합니다. 저 역시도 취준생들에게 이런 가이드를 해 주는 사람이다 보니 자소서 쓰기 전 인터뷰 할 때에도 참고가 될 만한 말들이었습니다.




일상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경험의 소스를 찾고, 그것을 마케팅에 활용하라! 경험 파트에서 제 뇌리에 가장 꽂힌 메시지였습니다. 크리에이터로서 이미 길을 닦은 톱 유튜버들의 행적을 쭈욱 살펴 보는데요. 그들이 영상을 꾸준히 생산하면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 역시 소재 선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생활 속 다양한 소재 혹은 일반인이라면 그냥 지나칠 법한 이야기들을 포착해 콘텐츠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그들의 기반이 되었죠. 이런 관찰은 필연적으로 관찰자의 취향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하긴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하잖앙요? 배민에서 그간 보여 줬던 마케팅들 모두 여러 가지 색깔을 뿜어 내고 있습니다. 책에 보면 그 담당자들이 각자 다르다니 이들의 시너지가 엄청날 거라는 것은 쉽게 예상 가능합니다. 책에는 장인성 CBO가 이끄는 마케팅 팀을 어벤저스란 말까지 쓰며 팀에 대한 만족감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저 역시 자기소개서를 써 줄때나 제 글을 쓸 때나 초지일관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글의 소재가 되는 '당신의 경험'은 진부하다는 걸 전제로 깔고 가라는 것입니다. 대부분 글을 쓰는 분들이 소재로 자신의 경험을 삼습니다. 일상 에세이를 쓰는 분들은 그런 분이 없는데, 자기소개서를 쓰는 취준생이나 대입 준비생들은 처지가 좀 다릅니다. 이 글로 자신을 평가 받는 만큼 자신이 좀 더 매력적으로 비춰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겁니다. 그러나 수천 장의 자기소개서를 보는 평가자들에게 여러분의 글 특히 경험은 큰 차별성이 없습니다. 어, 제 글을 읽던 분들 중에 이런 문제 제기를 할 지도 모르겠네요. 서두에 하리하리 네가 글은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고 그랬잖아! 아 물론 그랬죠. 제가 말하는 차별성은 소재의 차별성이 아닙니다. 가독성 강화를 통해 차별성을 업그레이드 시키란 얘기입니다. 가독성에 대해선 제가 '취업일기'에도 따로 연재해 둔 내용이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가독성은 몇 번 말해도 지나치지 않은 주제입니다.


그리고 제가 경험은 모두가 다 똑같다고 여러분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건 경험 선정에 장벽이나 선입견을 두지 말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겪고 있는 하루하루가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기회일 수 있습니다. 이건 드라마 미생에서도 나온 이야기이죠? 당신의 모든 일상이 이야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짧은 순간이라도 그것을 포착해 나중이라도 글로 구현할 수 있게 준비를 해야 합니다.




마케터의 일을 읽으며 느꼈던 것 하나 더! 모든 일상을 마케팅적으로 해석해 봄직하지 않을까 입니다. 이 글 서문에 보면 자신들의 일을 목표설정, 방법 탐색, 계획 실현으로 나누어서 접근해야 한다고 나와 있었습니다. 자소서에 쓸 경험에 빗대어 본다면 목표 설정은 문제를 해결하거나 기존의 결과보다 좀 더 높은 수준의 결과를 만들겠다는 도전 의식 등으로 세분화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이렇게 분석적으로 현상을 바라보는 것이 워낙 자연스러워지다 보니 우리가 일일이 언급하지 않을 뿐 모두의 삶이 결국 비슷하다고 판단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판단이 맞다면 이 책 속에 나와 있는 마케팅 그리고 일 잘 하는 방법을 기준으로 해 살아 가는 것이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그럼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 받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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