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 소셜링을 다녀와서

라라랜드를 빌어 전하는 요새의 내 마음

by 하리하리

ENFP 소셜링에 요새 열심히 참가한다. 그 모임의 장(長)이 운영하는 라라랜드 소셜링에 1주 전, 다녀왔다.

사실 요새의 나는 새로운 사람들을 내 안에 채우는 중이다. 아니, 새로운 사람들이 내 안에 들어오는 과정이라고 보는 게 좀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격동의 시기다. 4년여간, 자기소개서를 쓰는 일을 혼자 해 오면서 내 안에 숨쉬고 있던 사람들과의 소통 욕구가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익숙한 사람들과의 교류에만 젖어 있었다. 그런 나에게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나의 에너지는 제한돼 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사람들로 교체가 필요하지 않나 싶었다. 그래서 올해의 내 테마(특히, 하반기 들어서)는 변화다. 요새 어느 곳에 가던지 간에 자주 말하는 쇼미더머니11 던말릭의 2차 가사가 있다.


통장의 0은 늘리고, 친구는 줄여.


이렇게 말하니까 친한 동생이 말했다. 형 얘기 들어보니, 친구를 바꾸는 거 아니냐고- 살짝 피식했다. ENFP다 보니 아예 줄이는 건 못하나 보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소통을 의식적으로 많이 하고 있는 요즘이다. 라라랜드 소셜링 역시 그런 의미로 다녀왔다.



라라랜드 영화 소셜링 내내 가장 많이 회자됐던 건 결말이었다.


나 역시 그 결말에 대해서 생각할 거리가 많아 참석했다. 어렸을 때만 해도 그 결말이 슬프다고 느꼈다. 그럴 수밖에... 순수함의 결정체였던(세상은 사랑이 전부라고 믿었던) 나였기에 그랬다. 하지만, 이제는 슬프다기보다는 웃프다는 느낌이 좀 더 맞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조차도 세바스찬과 미아의 오묘한 눈빛을 잊지 못한다. 그 눈빛은 과연 후련함일까? 아니면 슬픔일까? 그 해석을 관객에게 맡긴다는 느낌이 좀 크고 나니까 든다.


사실 최근 한 달 새에 3명의 사람들(구독자? 내 고객?)에게 연애일기를 다시 쓰라는 얘기를 들었다. 연애일기가 너무 재미있다면서 말이다. 근데 과연 연애일기를 한창 쓸 때의 감성을 되살릴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그간 써 놓은 전문(원래의 풀버전)을 지금의 시선으로 다시 보면서 리뉴얼할 생각이다. 라라랜드가 어릴 때는 완전한 새드엔딩이었지만, 지금은 웃픈 결말로 내게 다가오는 것처럼.


결국, 정말 사랑했던 이 커플이 이별을 고했던 것에서 우리는 변화와 선택이란 화두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미아도, 세바스찬도 홀로서기를 한다. 둘 모두 서로가 그러기를 너무나도 바랐고, 그들이 서로에게 그렇게 되라고 응원을 건넸지만, 막상 변하는 서로를 마주하기가 버거웠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 사람들은 모두 변하고, 그 변화 앞에서 우리는 선택을 한다.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우리에게 가져다 줄지는 모른다.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란 시도 있고, 경제학적으로는 기회비용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특히, 인간의 변화는 더더욱 극적이고 당연한 게 아닌가 싶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매 순간 다른 자극에 둘러싸인다. 그 자극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것들이 켜켜이 쌓여 우리를 알게 모르게 변화시킨다.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근데 그렇게 변하는 사람들을 품기 어렵다면, 나는 그 사람과 거리를 둬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결국, 내가 살아가는 나의 삶이니까 말이다. 그 사람들은 내 삶에 MSG 같은 존재일 뿐, 그 사람들의 존재가 내 삶을 대체할 수 없다. 이런 결정도 다 각자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의 영역이지만, 나는 그래서 날 지키기 위해서 나의 기준(그 기준마저도 변한다는 걸 경험적으로 안다)에 부합하지 않는 이들과의 결별을 선택한다. 그래 왔다.


이런 나에게 돌을 던져도 좋다. 하지만, 내 삶만큼은 나의 것이기에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거라고 본다. 나의 행복을 위한 나의 비겁한 결정이니까 내가 멀어진 이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이 글에서나마 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