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속 ‘전기놀이’로 전해진 첫 감정의 떨림
Chapter 7 – 엄마는 외출 중
일주일 뒤, 다시 모였다. 준성이 제안했다.
“이번엔 우리 집. 부모님 출장이라 아무도 없어.”
겉으로는 소극적이었지만 속으론 모두 기대에 부풀었다. ‘미팅’이 아닌 ‘모임’이라는 이름. 거실이 넓고 다락방이 있는 준성의 집에 오후부터 하나둘 모였다. 과자와 탄산음료, 틀어둔 팝송보다 서로의 눈치를 더 보았다.
“우리, 전기놀이 하자.” 누군가 말했다. 커다란 이불을 거실 바닥에 깔고 다 같이 그 속으로 들어갔다. 불이 꺼졌고, 손은 이불 안에서 서로의 손을 더듬었다. 양쪽 끝 두 사람이 손을 꼭 잡고 ‘전기’를 보낸다. 신호는 돌아다니다 어느 지점에서 손을 꽉 쥐면, 맞은 사람은 옆 사람에게 전기를 전한다. 다른 사람은 눈을 감고 시작점을 맞춘다. 사실상 이성의 손을 잡기 위한 핑계 같은 게임이었다.
현수는 옆에 누가 있는지 모른 채 어둠 속에서 조심스레 손을 내밀었다. 부드러운 손등, 가늘고 길쭉한 손가락, 아주 약하게 움찔거리며 맞잡힌 손. 그 순간 그의 가슴은 격렬하게 뛰었다. 그게 소정의 손인지, 다른 친구의 손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여자’의 손이라는 것은 확실했다. 그녀도 느꼈을까. 그의 손끝 떨림을.
전기가 전해졌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 손을 잡고 있었다는 사실, 어둠 속 따뜻한 온기가 전부였다. 불이 켜지자 모두가 피식 웃었다. 방금 손을 잡았던 사람들끼리도 아무렇지 않은 척 탄산을 마시고 과자를 먹었다. 그러나 마음속 회로는 달랐다. 전기보다 진한 감정의 회로.
그 이후 미팅은 없었다. 각자의 생활로 돌아갔고, 짧은 편지 몇 장으로 인연은 마무리되었다. 지금도 그날의 이불 속 ‘전기’를 떠올리면 현수는 조용히 미소 짓는다. 그 시절, 그들은 사랑이 뭔지 몰랐지만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