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도 웃음이 되던 신입의 첫해
제 4 장. 사회로의 첫걸음
Chapter 8 – 고졸 신입사원
현수는 매일같이 반복되는 야근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고등학교 친구들과의 연락은 끊긴 지 오래였다.
직장에서는 “고졸 신입”이라는 꼬리표가 보이지 않게 존재했고, 그 미묘한 차별과 거리감은 초반에 그를 많이 지치게 했다.
하지만 현수는 생각보다 빨리 적응했다. 타고난 성실함과 눈치, 그리고 특유의 순발력으로 선배들과의 관계를 원만히 이끌어갔다.
어느새 그 조직 안에서 “없으면 안 될 사람”이 되어 있었다.
하루의 끝은 늘 야근으로 끝났고, 퇴근 후엔 친구 대신 선배들과의 회식 자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때로는 이름조차 모르는 거래처 직원들과의 술자리에서 부족한 인원 대신 나가 앉아 있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수는 이상하게 그 생활이 싫지만은 않았다. 왁자지껄한 술자리 속에서 느껴지는 소속감, 어딘가에 속해 있다는 묘한 안도감이 있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일 년이 흘렀다. 연말이 되자, 대구지역 전 지점이 모이는 300여 명 규모의 송년회가 열렸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직원 노래자랑’. 각 부서마다 한 명씩 대표가 나가야 했고,
예상대로 모든 시선은 막내인 현수에게 쏠렸다.
노래를 좋아하긴 했지만, 막상 아는 노래가 많지 않았다. 분위기를 위해 신나는 곡을 찾던 현수는 그해 최고의 인기곡이던 김흥국의 **〈호랑나비〉**를 선택했다.
행사 당일, 대기실은 긴장과 웃음이 뒤섞여 있었다. 현수의 앞순서인 한 선배는 긴장을 이기지 못하고 막걸리를 두어 잔 들이키더니 “이제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무대로 올라가 열창을 했다.
그리고 드디어 현수의 차례가 되었다.
그는 미리 계산해둔 ‘넘어지는 동작’을 하이라이트로 준비했다.
관객들이 웃으며 즐길 장면을 상상하며 반주에 맞춰 무대에 올랐다. 음악이 흐르고, 리듬이 절정에 이르자 현수는 일부러 비틀거리며 앞으로 쓰러지는 연기를 했다.
그런데 그만, 진짜로 중심을 잃고 무대 아래로 굴러떨어지고 말았다. 잠시 정적이 흘렀지만, 이내 터져 나온 폭소와 박수갈채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그날, 현수는 예상치 못한 ‘최고 인기상’을 받았다.
이렇게 고졸 신입사원의 첫해는 넘어짐으로 웃음을 만들고, 실패 속에서도 사랑받는 법을 배워가며 조용히 마무리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