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바닷가에서 돌아보는 모든 사랑의 흔적
제 7 장 시간 속의 방 하나
Chapter 16 – 마음 속의 방 하나
“우리는 때로, 닫지 못한 마음의 문을 안고서 오늘을 살아간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그는 동해의 바다가 보이는 작은 마당을 정리하며 고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아침이면 흙길을 따라 걸으며 맑은 바람을 들이마시고, 해질 무렵이면 투박하고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본다.
그런 시간 속에서도 문득문득 지난날의 이야기들이 마음을 스친다.
그 시절의 이름들은 여전히 그의 기억 속에서 반짝인다.
짝사랑이든, 풋사랑이든, 깊이든 얕음이든, 사랑은 언제나 그에게 가장 훌륭한 스승이었다.
그는 참 서툴렀다.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기 바빴고, 오해를 사랑이라 믿었으며, 때로는 용기 내지 못해 순간을 놓쳤다.
혹은 지나치게 다가가 상대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실수와 망설임이 결국 그를 자라게 했다.
설렘과 슬픔, 실망과 기대, 후회와 감사가 뒤섞였던 그 시간들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이제는 이전처럼 격렬하게 설레지 않는다.
그러나 꿈속에서는 여전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가끔 그는 낡은 공중전화 부스 앞에 수화기를 들어 보면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그 전화가 연결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그 순간마다 나오지 못한 말들이 가슴 안쪽에서 작은 떨림으로 남는다.
어떤 인연은 손 한 번 잡지 않아도 평생 잊히지 않는다.
어떤 순간은 이름조차 부르지 못한 채 지나갔지만, 그 기억이 오히려 더 오래 마음에 남기도 한다.
그에게도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그는 그들을 향해 거짓 없이 진심이었다.
이제 그는 지나간 사랑을 미련으로 붙들지 않는다.
다만, 때때로 궁금할 뿐이다.
그 시절의 그대들도 지금 어디선가 평범한 행복을 누리며,
가끔은 그를 떠올리며 미소 짓고 있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만으로도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진다.
아마 그는 아직도 그들을 마음 속의 ‘방 하나’에 조용히 모셔두고,
가끔 그 문을 열어보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굳이 문을 열지 않아도, 오래된 기억의 공기들이 가끔 스스로 흘러나와
그 시절의 온기를 조금식 전해주곤 한다.
그럴 때면 그는 안다.
이야기는 완전히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 머물고 있는 순간을 보게 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