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오래된 나를 다시 만나게 되는 계절.”
브런치북에 도전하기 위해 요즘 글을 쓰고 있다.
아직은 초보, 그야말로 아마추어 초짜지만, 그래도 글을 통해 나를 표현해보고 싶었다.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가장 잘 알고 있는 이야기—바로 나의 청춘 성장기를 꺼내 들었다.
그건 내가 살아온 이야기이고,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남아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글을 쓰기 시작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면서 나는 마치 연기자가 되어 그 시절의 배역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을 느꼈다.
어느새 나는 20년, 30년, 아니 40년 전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때의 거리, 향기, 목소리, 설렘이 모두 되살아났다.
글은 참 신기하다.
내가 상상하는 대로 세상이 펼쳐진다.
한 줄의 문장으로 인물의 운명이 바뀌고, 손끝의 움직임으로 날씨가 변한다.
비가 필요하면 비를 내릴 수도 있고, 햇살이 그리우면 언제든 떠오르게 할 수도 있다.
“아, 이것이 바로 글의 힘이구나.”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글은 강하다.
누구에게도 굴하지 않고, 오직 필자의 의지에만 복종한다.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한다.
한 줄의 글이 누군가를 울게도 하고, 웃게도 하며, 때로는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보는 댓글 하나에도 그런 힘이 숨어 있다.
그만큼 글은 무겁다. 그리고 진실해야 한다.
이번 브런치북을 쓰면서 나는 여러 인물이 되어 보았다.
기영이가 되어보기도 하고, 영이가 되어보기도 했다.
잊고 있었던 이름들을 다시 떠올리며, 때로는 그 시절로 돌아가 대화를 나누듯 썼다.
추억은 아름답지만, 동시에 아프다.
그래서 늘 갈등한다.
그리움을 꺼내야 할까, 아니면 그냥 묻어둬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일은 결국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잊었던 감정이 되살아나고, 오래된 나와 다시 마주하게 된다.
아마 그것이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가을이라 그런가.
괜히 생각이 많아지고, 마음이 왠지 쓸쓸하다.
내일은 남양성모성지를 다시 찾아가 보려 한다.
지난번에는 미사 시간을 놓쳐 대성당 안을 보지 못한 게 내내 마음에 남았다.
이번에는 좋은 날씨 속에서 그 시간을 온전히 느껴보고 싶다.
가을은 언제나 나를 감상적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 감상은, 글이 되어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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