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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마녀 Nov 25. 2021

[B2B외전] 마법 같은 진실의 순간을 창조하라

[아하! 마케팅] 시사저널 연재 시리즈 ⑨ 고객감동 마케팅 편 

2016년 1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하나가 인터넷상에 빠르게 퍼지며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진짬뽕을 산 고객이 액상 수프가 터졌다고 오뚜기 고객센터에 전화해 상황 설명을 했더니, 고객센터에서 관련 사진과 주소를 보내달라고 했다고 한다. 사진을 확인한 고객센터에서는 바로 사과 문자를 보낸 것은 물론, 며칠 후 사과 편지와 함께 20 봉지의 라면을 해당 고객에게 택배로 보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감동을 받은 고객이 해당 사연을 커뮤니티에 올렸고, 해당 내용을 접한 누리꾼들은 오뚜기로부터 비슷한 배상을 받았다는 경험담을 쏟아냈다.  이후 고객들은 오뚜기의 다른 미담까지 찾아 공유하기 시작했다.  선대 회장 때부터 진행해 온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 마트 시식 사원도 정규직으로 고용한다는 정규직 채용 정책, 성실한 상속세 납부, 상생 협력 활동 등 오뚜기는 ‘갓뚜기’란 별칭을 얻으며 착한 기업, 착한 경영의 상징적 아이콘이 되었다.


고객의 뜨거운 관심은 기업의 신뢰와 매출로 이어졌다.  오뚜기는 2017년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Top 50’에 선정되었고, 문재인 대통령이 초청한 국내 기업인 간담회에 중견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되면서 화제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2020년에는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실시한 62개 식품 상장기업 브랜드 빅데이터 분석에서 브랜드 평판 1-3위 순위에 꾸준히 자리했다.  그야말로 고객 감동이 불러온 나비효과였다. 


 뜻밖의 달콤한 순간은 고객의 돈쭐을 불러일으켜


 
고객이 회사, 브랜드, 제품 또는 서비스와 접촉 또는 상호작용하는 전 과정에서 결정적인 인상을 형성하거나 변경하는 특정한 순간이 있다. 스웨덴 경제학자 리처드 노먼은 고객이 회사나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결정하게 되는 15초 내외의 짧은 순간을 ‘진실의 순간(moments of truth, MOT)’이라고 칭했다. 스칸디나비아 항공의 사장 얀 칼슨이 MOT 개념을 기업 경영에 처음 도입하고, 1987년 ‘진실의 순간’이란 책을 펴내며 널리 알려졌다.


진실의 순간은 고객이 만나는 기업의 직원, 물리적 시설이나 환경, 제품 또는 서비스 브랜드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접점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일어날 수 있다.  기업과 마케터는 고객의 전 구매 여정에서 고객 중심적인 사고와 뜻밖의 달콤한 경험을 제공하여 진실의 순간을 창조해야 한다.  마법 같은 진실의 순간을 접한 고객은 기업과 브랜드에 긍정적인 인상을 형성하고 기업의 비즈니스 성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본에는 친절 수준이 세계 최고라는 MK택시가 있다.  한국인 유봉식 회장이 창업한 MK택시는 일본의 제로 성장기에도 꾸준한 성장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MK택시의 성장 동력이 고객 만족을 위한 친절한 서비스란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비가 내리는 날 우산과 손전등을 빌려주고 어두운 길을 지나 집으로 향하는 여성을 위해서 헤드라이트를 계속 비춰주었다는 MK택시의 이야기는 고객 서비스의 교과서이자 전설로 오래 회자되고 있다. 


올 초 돈이 없던 형제에게 치킨을 무료로 제공했던 한 치킨집 사장님의 미담은 시민들의 응원과 돈쭐(돈+혼쭐) 폭주를 일으켰다.  이 치킨집 사장님은 주문 폭주로 치킨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며 잠시 영업을 중단하기도 해 또 한 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10월에는 장례식장에서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을 두 곳에 배달 주문했더니 음식값을 받지 않겠다는 쪽지를 보낸 식당과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글과 함께 조의금을 보낸 식당 사연이 널리 퍼지며 고객의 뜨거운 관심을 얻었다.


뜻밖의 감동을 경험한 고객은 단순한 반응에 그치지 않고 행동한다. 기꺼이 그 감동을 공유하고 다른 사람의 반응을 유도하며 서로 연대하여 돈쭐 사건(?)을 벌이고 뉴스 매체를 장식하기도 한다. 시장에는 유사한 수많은 브랜드로 가득 차 있다.  경쟁 브랜드와 초격차를 만들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고객 여정 전반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고객이 감동하는 달콤한 순간은 브랜드의 품질에만 있지 않다.  진정성이 있다면 고객과 접하는 매 순간이 마법 같은 진실의 순간이 될 수 있다.  


마이크로 모먼츠를 연결해야


우리나라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률은 전 세계적으로 상위권에 속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발간한 '글로벌 이커머스 HOT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전 세계 5위다.  비대면 디지털 환경이 자리 잡은 오늘날 고객이 브랜드를 알기 전부터 브랜드와 관계를 맺은 이후까지 고객이 있는 곳은 어디든 언제나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모든 고객과의 상호 작용이 언제 어디서나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다면 비즈니스 성공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2015년 구글은 고객이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한 연구 조사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발견하고, 시청하고, 검색하고, 구매할 때 스마트폰을 통해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며 이런 현상을 마이크로 모먼츠(Micro-moments)라 명명했다. 또 기업은 디지털 시대의 고객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고객의 욕구를 즉각적으로 해결하고 만족시킬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도록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고객이 필요한 순간에 모바일에서 정보를 제공하고(Be There), 정보는 필요한 순간에 유용한 것이어야 하며(Be Useful), 매우 빠르게 제공되어야 한다(Be Quick)는 세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은 빛의 속도로 이탈하여 다른 브랜드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이 일고 있는 디지털 환경에서 고객의 마이크로 모먼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은 브랜드를 옹호하는 충성고객을 만들고 이를 비즈니스 성공으로 연결하는 기반이 된다.


물론 기업은 마이크로 모먼츠를 진정성 있게 연결할 때 고객에게 기대 수준과 만족을 넘는 감동적인 진실의 순간을 선사할 수 있다. 고객은 진실의 순간에 정확하면서도 빠른 상호작용을 기대한다.  기업은 고객 여정 전반의 고객 경험을 긍정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엇을 하든 고객의 상상 그 이상이 되도록 말이다.  또 고객을 수익 창출의 대상이 아닌 소통하고 함께 가야 할 파트너로 바라봐야 한다.  공감, 더 나아가 감동을 일으킬 수 있는 상호작용을 할 때, 기업은 단단한 성장의 매듭을 지어 풀리지 않는 마법처럼 비즈니스를 영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위 글은 '시사저널' <아하! 마케팅>에 연재한 '진정성 있어야 고객에게 ‘돈쭐’ 난다'의 원문입니다.  
총 10회를 연재하며 B2B를 잠시 벗어나 마케팅 전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주제에 따라 B2B 내용도 포함합니다. 원문과 발행된 글을 비교해 보는 재미를 위해 원문을 공유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을 다시 소환하고 있으니 가지고 계신 인사이트도 다시 소환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봅니다.


* 이 글은 어때요?

시사저널 <아하! 마케팅> 시리즈

9회.


8회. 팬덤의 어깨에 올라타라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7회. 잘 키운 브랜드 하나 열 상품 안 부럽다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6회. 콜라보 달고 '묻고 더블로 가!' [김정희아하마케팅]

5회. 고객 몰려드는 콘텐츠 돼야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4회. 게임체인저, MZ세대를 톺아보다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3회. 뷰카VUCA 시대 생존 전략은 ‘상생’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2회. ESG 춘추전국시대, 마케팅 어떻게 하나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1회.  마케팅, 기술을 입고 날다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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