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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마녀 Nov 29. 2021

[더 토크뷰_개발자 편] #개발자에 진심인 편

라인 에반젤리스트 박민우 님

[더 토크뷰]는 마케터가 협업하는 대내외 여러 직군의 사람들을 만나 슬기롭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친절한 마녀의 B2B 마케팅] 매거진 속 코너입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시각과 통찰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기업에서 일하는 마케터, 개발자, 디자이너, 기자, 그리고 CEO 등의 이야기를 통해 ‘나만 겪는 문제가 아니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도 있겠구나’하는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섯 번째.  마법은 없다


사람이 참 한결같다는 말이 있잖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꼭 같을 때 우리는 '한결같다'는 말을 하는데요.  짧은 인터뷰 시간이었는데도 그에게서 한결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한결같은 생각, 한결같은 진중함, 한결같은 배려. 유머가 살짝 아쉽긴 했지만 시종일관 배움이 있는 시간이었습니다.(웃음)  그러고 보니 다음에 만나면 유머까지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긴 만남이기도 했네요.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개발자를 좋아하고 개발자와 관계를 만들어 가면서 소통하는 일이 즐겁다고 했는데요.  적성에도 맞다니 천상 개발자 에반젤리스트구나 싶었어요.  그냥 하는 말이라 아니라, 그를 만나보면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은데, 직접 만나보지 못한 분들은 알 수가 없으니 그 느낌을 마녀가 다 전달할 수 있을까 살짝 고민이 앞서기도 하네요.  


소통에는 매직, 그러니까 마법은 없다는 그의 말처럼, 한 글자 한 글자를 꾹꾹 눌러 그의 말을 담아내려는 노력을 하면서 개발자에 그가 얼마나 진심인지 전해지길 바라보겠습니다. 게다가 마케팅 경험에 비즈니스를 좋아하기까지 하는 그인지라 담아낼 얘기가 솔찬히 많으니 더 주의 깊게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전해지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그가 궁금하신가요? 그는 라인의 DR(Developer Relations) 에반젤리스트 박민우 님입니다.  





에반젤리스트로서 박민우 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비즈니스를 좋아하는 엔지니어라고 소개하고 싶네요.  8년간 개발을 하고 이후 8년은 솔루션 엔지니어와 에반젤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에반젤리스트로 소개하는 게 아직도 어색합니다. 영어인 데다가 많이 알려진 단어도 아니고요. 요즘은 테크 애드버킷(Advocate. 기술 대변자)이라는 표현도 쓰긴 하는데 이것도 잘 알려진 타이틀은 아니거든요.  지금은 코딩할 시간적 여유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코딩과 비즈니스 공부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DR(Developer Relations, DevRel) 팀 소속인데, DR에 대해 소개한다면?

- PR은 미디어와 관계를, IR은 투자자들과의 관계를 담당하듯이 DR은 회사가 외부 개발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채널을 담당하고,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개발자와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필요성 등은 회사마다 꽤 큰 차이가 있다고 보는데요. 일단 데브릴(DevRel) 콘퍼런스의 프로그램을 보면 이해가 좀 더 쉬우실 텐데, 개발자 행사(스폰쉽, 밋업, 해커톤, 핸즈온, 튜토리얼 등)를 열고, 외부 행사에서 발표도 하고, 회사의 기술 플랫폼과 API를 외부 개발자가 썼을 때 문서화나 도구의 사용자 경험을 개발자로서 피드백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개발자들에게 기술과 회사를 알리기 위해서 소셜 채널이나 블로그, 유튜브 등 마케팅 채널과 전략을 담당하기도 합니다.


라인 한국 데브릴 경우에는 한국에 커다란 개발 조직이 있기 때문에 그 개발자들의 기술을 공유하고 개발자 커뮤니티와 직접 소통하거나 기여하고 오픈소스 관련 업무와 기술 조직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필요 업무를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DR이 생소한 조직이나 사람들이 아직 많습니다. 글로벌 기업이나 대형 플랫폼 기업 중심으로 생기고 있는 것 같은데요. 조직 내 DR 부서가 존재 혹은 필요한 이유가 있다고 보나요?

-  생태계가 달라졌습니다.  당장 10년 전과 비교하더라도 서버, 클라우드 등 시장 규모가 커졌고 그에 따라 개발자 직무도 세분화가 되며 전문 영역으로 인정받고 자리 잡았죠.  기업들은 실리콘밸리의 성공 케이스를 보면서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서는 플랫폼을 장악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졌습니다. 플랫폼 중심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걸 안거죠.   


회사의 경쟁력, 즉 생존이 플랫폼 장악에 달려 있다 보니 전문 영역의 개발자가 필요하게 되었고, 좋은 개발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자연히 일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조직에서는 그런 개발자들과 관계를 만들어 가면서 생태계를 키워 나갈 DR 전문가 역시 필요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또한 DR 전문가는 좋은 개발자 유치 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도록 개발자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담당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DR에서는 텐서플로(Tensorflow)냐 파이토치(PyTorch)냐 두 딥러닝 프레임워크에서 해당 프레임워크를 더 쓰도록 개발자를 대상으로 특화된 마케팅을 합니다.  많은 좋은 개발자들이 기업 비즈니스에 유리한 솔루션을 쓰게 하고 그들을 채용하기 위해서는 개발자를 잘 알고 이해하는 DR이 존재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된 거라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중소벤처 기업이나 스타트업 기업에서 전문 DR조직을 만든 다는 것이 여러 면에서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원도 그렇고 무엇보다 인식면에서 그렇지 않을까요?

- 중소벤처나 스타트업에서 DR만을 하는 풀타임 조직을 가지는 게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제품을 가지고 플랫폼 사업을 하는 곳이라면 마케터나 개발자, 엔지니어들이 결국 그 업무를 나누어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좋은 개발자를 육성하고 채용하는 일이 앞서 말했듯이 비즈니스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아는 기업이 점차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작은 기업이라고 해서 돈이 꼭 없는 것도 아니고, 제가 만나본 중소벤처 기업이나 스타트업의 C레벨들도 이미 그런 인식을 장착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나중에 조금 여유가 생긴다면 다양한 기업의 데브릴 활동에 참여하면서 전문성을 가진 멤버를 찾아보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DR 에반젤리스트로서 만족도는 어떤지?

- 제 적성과 커리어에 맞는 일이라 만족하고 있습니다. 에반젤리스트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7-80% 이상이 발표를 하고 커뮤니티 활동을 합니다.  대부분 소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죠. 저는 또 깊은 엔지니어링보다는 코딩 자체나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지가 항상 궁금한지라, 비 IT 환경의 레거시를 성공적으로 디지털로 전환할 수 있는지, 돈은 벌 수 있는지 예전부터 이런 부분에 관심이 많아 개발만 할 때보다는 지금 하는 일이 즐겁습니다.


요즘 애들, 요즘 OOO이란 말이 있잖아요.  요즘 개발자의 특성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요즘 개발자란 정의가 있을까요?(웃음) 혹시, 연령층을 말하는 거라면 라인의 경우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개발자가 있습니다.  코딩을 주로 하는 40대 개발자도 많아서 '어떤 특성이 있냐?' 그러면 저는 딱히 '그런 건 없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하하하.


아 그런가요? 반가운 얘기인데요.  더 젊은 개발자가 대부분일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과거에는 높은 연령층의 개발자 수요가 없었습니다.  소프트웨어 분야나 시스템 자체가 크지 않았던 터라 많은 경력이 없어도 개발과 운영이 가능했고, 또 돈을 많이 버는 기업이 별로 없었던 시절이었기도 했기 때문이죠. 경험 많은 노련한 개발자에게 제대로 돈을 줄 수 없었고, 또 시스템이 멈춰도 비즈니스에 임팩트가 크지 않았으니까요. 한때 개발자의 은퇴 후 모습은 치킨집 사장이란 말이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큰 흐름을 이해하는 경륜과 실력을 갖춘 분들이 필요한 비즈니스 분야가 계속 늘고 있고, 그만큼 대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기업은 돈을 많이 벌었고, 또 계속 벌고 있거든요.  시니어는 시니어대로 주니어는 주니어대로 모두 필요하고, 기업에서 고루 투자를 안 할 이유가 없고, 이제는 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봅니다.


한 때 대형 기업에서 개발자를 모두 흡수하는 바람에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는 개발자를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지금도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에 대한 우려가 있고요.  물론 대우를 잘해주는 곳으로 가는 걸 막을 수야 없고 당연지사라 생각합니다만, 전체 산업이나 개발자 생태계로 봤을 때 바람직하냐는 좀 다른 얘기가 아닐까 하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 공감이 갑니다. 하지만, 한 단면으로 얘기하는 건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개발자는 항상 부족합니다. 시니어는 부족하고 주니어는 아직 경험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좋은 개발자는 좋은 개발자 문화가 있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기술이나 분야의 기업을 선택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 전반적인 개발자 문화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죠.  제가 지금 하고 있는 DR 일처럼요.  


자신이 재미있어하는 일을 따라가는 개발자가 늘고 있습니다.  좋은 개발자가 되면 연봉보다는 다른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경향이 있고요.  기업은 규모에 상관없이 구조나 시스템이 선진화가 되고 있고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개발자들이 기업규모나 연봉 순위만 보고 기업을 선택하는 단순한 구조는 아니라고 봅니다.  요즘 같은 환경에서 기업은 좋은 개발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선택지를 많이 가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어떤 개발자가 좋은 개발자인지?

- <해커와 화가>란 책이 있습니다.  개발자 출신으로 미국의 시드 액셀러레이터인 와이 콤비네이터의 공동 창업자 폴 그레이엄이 쓴 책인데요.  그는 개발자와 화가는 창조하는 사람들이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봤습니다.  단순히 직업인이 아닌 전문가로서 뭐랄까… 장인 정신처럼 기술과 개발을 좋아하고 탐구하는 사람으로 개발자를 보고 있는데, 저도 그런 개발자가 좋은 개발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제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면, 개발이 적성이 아니더라도 직업인으로서도 충분히 좋은 개발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개발자가 필요한 환경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으니, 각자 할 수 있는 몫이 다 있다는 게 제 생각이거든요.

 

바람직한 개발자 문화라고 한다면?

- 모든 개발자가 공유를 해야 하는 게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소프트웨어 분야가 커지고 있는 만큼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서로 존중하고 보안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노하우를 공유하는 문화가 좀 더 정착되길 바라죠.  그런 면에서 오픈 소스 커뮤니티 활동에서 참고할 부분이 많다고 보는데, 공유 문화는 개인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에도 결국 도움이 될 거라 봅니다.


그러고 보니 파이콘, 렛츠스위프트 등 오픈 소스 커뮤니티 활동도 오래 하셨던데, 그 매력이 뭘까요?

- 오픈 소스 생태계의 중요성은 제 설명이 아니더라도 많이 나와 있어서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커뮤니티의 매력은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거예요.  다른 개발자, 다른 접근방식의 사람들과 만나 관점을 넓힐 수 있는 게 가장 좋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얘기할 수 있다는 것, 너무 좋죠.(웃음)


개발자 대상으로 영어 관련 강의도 하셨어요.  개발자에게 영어란?

- 개발자에게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는 기반’이라고 생각해요.  글로벌 시대에 글로벌 개발자와 소통할 수 있다면 경력 개발 측면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보거든요.


영어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글로벌 기업 사이트의 한국어 페이지를 본 적이 있나요? 한때 ‘보그 병신체’라는 말이 있었어요. IT 기술 기업의 한국어 페이지나 블로그가 그런 경우가 종종 있던데……

- 테크니컬 라이팅의 중요성이 드러나는 질문이라고 여겨지네요.  라인에서는 테크니컬 라이터가 기술 관련 설명 웹페이지들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맥락과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백그라운드를 알고 번역을 할 필요가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 ‘보그 병신체’ 같은 경우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제품 기술이나 엔지니어 설명 페이지라면 엔지니어가 번역하는 게 좋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테크 회사에서 보도자료 작성이라든지 소셜 미디어 마케팅 경험도 하셨던데요. 개발자가 마케팅을 할 때 좋은 점이 있다면?

- 커리어에서 두 가지를 합성하면 좋다고 보는 입장이에요.  IT기업에서 개발 지식은 마케팅에 유리하게 작용하죠.  예를 들어, 대외적으로 사용자와 소통하고 회사에서는 PR팀, 교육팀 등 비개발자랑 기술과 솔루션에 대해 소통할 때 보다 더 전문적이면서도 쉽게 풀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개발자는 개발을 손에서 놓는 걸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의 가치가 떨어질까 봐 그럴 수 있는데, 저는 오히려 두 가지 요소를 합성해 자신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DR 에반젤리스트도 비슷한 맥락인데, 아직은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실질적으로 필요한 일이고 적극적으로 더 많은 개발자가 지원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개발자가 마케팅을 알 필요가 있을까요?

- 각자 생각하는 바가 다르겠지만, 저는 마케팅이나 영업이 단순히 직군이 아니라 삶의 기본 기술이라고 봐요.  장기적으로 기술, 도구, 마인드 측면에서 삶의 관점 확대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마케팅뿐만 아니라 영업도 알아두면 좋다고 생각하죠.(웃음)  


 마케터와 개발자가 협업했을 때 시너지가 나는 일이 있을까요?

- 이제 거의 디지털 기반으로 옮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잖아요.  그로스 해킹이라든지 퍼포먼스 마케팅 등 마케터에게도 기술적인 이해가 많이 필요해졌습니다.  특히 데이터를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숫자를 어디서 봐야 하는지, 그 숫자의 허수는 뭔지, 가정과 현실에서 뽑은 숫자가 의미하는 게 뭔지 등 백그라운드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고 어떤 의미인지를 파악하는 능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때 엔지니어가 할 수 있고, 또 필요한 영역들이 있습니다.  


가령, 모바일 앱에서 인스톨(설치) 데이터는 트래킹이 되는데 삭제 데이터는 트래킹이 안 된다면, 왜 안되는지 마케터는 엔지니어와 함께 고민해 풀어 볼 수 있죠.  또 전체 숫자의 맥락 파악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어야 할 때 엔지니어는 시장 현황을 잘 알고 있는 마케터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통의 기본은 뭐라고 보세요? 특히 개발자와 마케터가 커뮤니케이션할 때 참고하면 좋을만한?

- 역지사지(易地思之). 다른 사람의 처지나 필요한 사항을 먼저 생각해 보고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처음이자 끝이죠.  개발자는 기술 용어를 쉽게 풀어서 쓰고 설명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겠죠.  자기 편한식이 아니라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추상적인 개념들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은 결국 자기 자신한테도 도움이 됩니다.  마케터도 마찬가지죠.  개발자에게 낯선 비즈니스나 마케팅 용어에 대한 설명을 개발자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는 노력을 해야 서로가 바라는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네요.  저도 회사에서 개발자의 언어가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았어요. ‘그 어려운 코드로 사람들에게 쉽고 이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람들이 말이야, 왜 이렇게 말은 어렵게 하는 거지. 모순 아냐?’하고 혼자 투덜대기도 했는데요. 하하하.  어떻게 쉽게 풀어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 여기서 비법 같은 걸 말해 드리면 참 좋을 텐데, 매직(Magic, 마법)은 없다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네요.(웃음)  서로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내용들을 찾아보고 또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좋은 정보가 참 많습니다.  전체를 다 알기에는 각자의 일에 바쁘니, 최소한 관심을 가지고 필요한 내용들을 부분 부분 학습하더라도 대화가 훨씬 더 원활해질 거라 봅니다.


민우님에게 개발자란?

-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좋은 직업이죠. 하하하.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뭐든 자기가 원하는 걸 만들 수 있잖아요. 컴퓨터 안에서 만큼은요. 그게 무엇이든 뭐가 될지 모를 가능성을 제공하니까 저는 고마운 존재? 일? 직업?(웃음)인 것 같습니다.  


개발자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할 때는?

- 가족이나 지인의 업무를 간단한 스크립트를 만들어서 자동화해 주었을 때요.(웃음) 그리고 요즘은 개발자 수요가 많기 때문에 직업의 안정성이 높은 편입니다. 어느 정도 이상 인정받는 개발자들은 회사가 잘못되거나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하는 걱정을 크게 안 해도 되죠. 개발자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으니까요.


민우님을 개발 코드나 프로그램 언어에 비유한다면?

- 파이썬! 파이썬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거든요. 요즘에는 AI, 서버 프로그램, 자동화 스크립트 등등 개발할 수 있는 영역이 참 많아졌거든요.


그러니까, 다양한 영역에서 시도 가능한 파이썬처럼 민우님도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사람이란 뜻이네요?

-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요. 하하하.


회사 얘기를 빼놓을 순 없으니 질문을 좀 드리겠습니다.  2019년에 <나는 LINE 개발자입니다> 책을 공동 저술하셨더라고요. 저자 소개란에 “라인 Developer Relations 팀에서 라인이 개발자가 일하기 가장 좋은 회사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는 문구가 있던데, 어떤 점에서 라인이 개발자가 일하기 가장 좋은 회사인가요?

- 라인은 한국인이 만든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고(Top) 수준의 기술력, 개발 문화, 프로세스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글로벌 스케일의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고의 엔지니어들과 함께 잘 만들어진 개발 문화, 프로세스를 경험해 볼 수가 있죠. 또 하나, 라인 개발 조직은 한국과 일본에 있지만 글로벌 개발 트렌드를 잘 이해하고 필요한 기술을 빠르게 적용하는 편입니다.  여러모로 라인은 개발자들이 가장 재미있게 일할 수 있고 개인의 성장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알린 성과는?

- (웃음) 성과라계속하고 있는 일이니까 결론적인 량적 성과를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같고요. 좋은 사람들이 라인에 많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좋은 문화와 프로세스, 좋은 도구와 마인드가 있고, 그걸 DR에서  알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하하하. 개발자는 좋은 개발자가 많은 곳에서 일하고 싶다든지 특정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다든지, 이런 나름의 바람을 가지고 있는데요.  저희는 라인에 그런 좋은 개발자가 많다는 것을 알리고 기술을 공유하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그런 활동들이 커뮤니티에서 회자되고 있고  많이 알려지도록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개발자가 라인에 꾸준히 지원을 하고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라인 개발자가 되려면?

- 라인 개발자라고 특정하기보다는 제가 주로 주니어 분이 개발자 취업을 준비하실 때 일반적으로 조언드리는 게 있는데요, 채용공고에 있는 내용들을 열심히 여러 번 읽고 지원하라는 것입니다. 라인에서도 채용공고를 쓸 때 많은 고민을 하고 작성하는데요, 거기에 어떤 사람을 찾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정보가 많습니다.  

시니어 경우에는 엔지니어로서 실력이 당연히 주요 요건이 될 테지만, 주니어는 성장 가능성과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과제가 주어졌을 때,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찾아보는 경험을 많이 하고 몸에 배도록 하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개발자가 주목해야 할 요즘 핫 트렌드가 있을까요?

- 개인적으로 유행어를 좋아하지 않아서, 좀 다른 식으로 답변을 드리고 싶은데요. 메타버스, 블록체인, AI, 커머스 등 시기별로 주목받는 도메인이나 기술이 있고, 어느 정도는 트렌드를 알고 있어야 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자신이 쓰고 있는 언어와 기술에 대해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기술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고 다양한 경험이 있으면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도메인의 기술을 익히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2019년 공동 저술한  <나는 LINE 개발자입니다> 책에 쓰인 박민우 님의 저자 소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박민우

: 비즈니스를 좋아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개발자를 벗어나 솔루션 엔지니어링이나 개발자 마케팅 등 에반젤리스트 일을 하며 어떻게 일과 육아, 취미 코딩을 병행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라인 Developer Relations 팀에서 라인이 개발자가 일하기 가장 좋은 회사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떤 수식어로 꾸밀 필요가 없이 소개 내용 그대로 생각을 전해 주어 인상적이었어요.  관심법으로 마녀가 소개글을 읽은 걸 알기라도 했을까요? 2019년의 그의 글과 2021년 그의 생각과 말이 일관되고 한결같아 민우 님과의 토크뷰 소감을 달리 만들어 내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개발자, 관계, 소통 모두에 진심인 민우님들이 많은 조직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조금 더 신나고 스펙트럼 넓은 개발자 마케팅, 기술 마케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마케터에게는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얻는 것과 같은 효과도 있을 것 같고요.  물론, 그전에 민우님의 진심이 지치지 않고 유지되고 행동으로 계속 이어져야 하겠지요.  마법은 없지만, 마법처럼 그 진심은 늙지도 지치지도 않고 계속되길 바라겠습니다.  끝으로, 조직에 많은 민우님들이 존재하길 바라면서 감사 인사로 토크뷰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상 친절한 마녀였습니다!


* 이 글은 어때요?

[더 토크뷰]
첫 번째. 개발자가 마케터를 만났을 때 
L[기고]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법 _이준하 수석
두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어쩌다 마케팅
세 번째. [더 토크뷰_CEO 편]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네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4P 사용 종결자

* 상단 이미지 출처: Pixabay로부터 입수된 Gerd Altmann님의 이미지입니다.


[더 토크뷰_마케터 편]어쩌다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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