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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마녀 Jul 28. 2021

[기고]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법

by 투비소프트 테크니컬 롸이터 이준하 수석

본 글은 [더 토크뷰]의 첫 번째 주인공인 투비소프트 이준하 수석이 [친절한 마녀의 B2B 마케팅] 매거진에 기고한 글입니다.  개발자와 소통할 일이 많은 마케터를 위한 개발자 관점의 글입니다.  
이준하 수석님께 감사드립니다.

작년에 출판된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이라는 책은 1년이 넘었지만 IT 분야 베스트셀러 10위권 안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책의 저자는 기획자로서 자신의 경험했던 어려움을 나누기 위해 책과 강의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서문에 소개된 에피소드를 보면 IT 지식을 얻기 위해 교육 기관을 통해 프로그래밍을 익히기까지 했는데 자신에게 필요했던 지식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IT 지식이었지 내가 직접 개발을 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지요.


개발 조직에서 일하는 이들마다 IT 지식이 필요한 목적이 모두 다릅니다(그런 관점에서 보면 저 책 역시 모두에게 적절한 책은 아닐 수 있습니다). 마케터 입장에서도 마케팅의 목적과 범위에 따라 필요한 IT 지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집”이라는 큰 목표는 같지만,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집을 설계하고 짓기 위해 집주인에게 요구되는 지식과 커뮤니케이션의 수준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론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이런 이런 집을 가지고 싶어요라고 이야기하면 내 머릿속에 상상하던 집을 딱 만들어주는 전문가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극히 이상적인 일이고 그런 전문가를 찾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영화 건축학개론에서도 건축가의 첫사랑이었던 건축주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마케터가 제품에 대한 좀 더 깊은 지식을 얻기 위해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제품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먼저 마케터는 제품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면접에 필요한 제품 정보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딱 면접에 필요한 수준의 정보일 뿐입니다. 마케터 면접 시 개발팀에서 참여하는 조직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네요. 여기서 이야기하는 제품에 대한 이해는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입니다.  제품에 대한 기본 개념을 개발자에게 물어본다면 개발자도 잘 설명을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마치 전교 1등 하는 친구에게 수포자 친구가 질문을 했을 때 반응과 비슷할 겁니다.


이게 당연히 이것인데, 왜 이걸 이것이냐고 묻느냐는 식이죠. 개발자의 일이라는 것은 수많은 기본 개념들이 얽혀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시험에서 “킬러 문항”이라고 하는 것을 해결하는 것이 주된 업무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본 개념은 무의식의 영역 내에 존재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걸 설명해달라고 하면 쉽지가 않은 것이지요.  그래서 개발자와 제품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미 출시된 제품이 있는 기업에 합류했다면 제품 매뉴얼이나 영업 자료를 통해 제품에 대한 기본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제품 자체보다는 해당 제품이 속한 카테고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필요합니다. 카테고리가 명확하다면 해당 기술에 대한 개념을 찾아보고 그렇지 않다면 경쟁 제품이라고 할 만한 제품들을 조사해봅니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 시장도 같이 확인해야 할 겁니다. 글로벌 기업에서 발행한 문서는 일반적으로 전문 테크니컬 라이터의 손을 거치면서 좀 더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제품을 설명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기본 개념에 대해 공부하면서 생기는 질문에 대한 답은 검색을 통해 대부분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공개된 글이라고 다 정확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매체의 문서를 우선적으로 참고하세요.  혹 사내에 고객사 교육이나 지원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다면 해당 부서에 문의해보세요. 온갖 유형의 고객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기본 개념에 대해서는 좀 더 쉽게 설명해줄 수 있을 겁니다.  제품에 대한 기본 개념을 어느 정도 몸에 익혔다고 생각되면 응용문제를 풀 준비가 되었습니다. 개발자와 제품에 대해 이야기해보세요. 이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낯선 용어

기본 개념을 몸에 익혔다면 용어에 대한 부담은 많이 줄어들 겁니다. 다만 개발자가 사용하는 용어가 내가 배운 용어와 다를 수 있습니다. 개발 조직 내에서 은어처럼 사용하는 용어가 그대로 사용되는 경우입니다. 이런 용어는 외부에 다른 개발자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고 검색해봐도 결과를 찾을 수 없거나 전혀 다른 의미의 결과만 보일 겁니다. 기본 개념을 잘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모르는 용어가 나온다면 이런 경우가 많을 겁니다. 이럴 때는 너무 기죽지 말고 개발자에게 물어보세요. 설명을 듣고 떠오르는 개념이나 용어가 있다면 기본 개념을 잘 공부한 것입니다.


용어만 따로 공부하겠다고 IT 상식 사전 같은 책을 보는 분들도 많은데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어디선가 들어본 용어라고 해서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은 되지 않습니다. 기본 개념과 함께 용어를 익혀야 합니다. 영어 문장 해석과 비슷하게 기본 개념을 잘 알고 있다면 모르는 용어가 나와도 앞뒤 맥락을 통해 대략 어떤 의미를 가진 용어인지 알 수 있습니다.


개발자들도 자신이 다루는 기술과 관련된 모든 용어를 다 아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일반적으로 다루지 않는 기술과 관련된 용어는 모두에게 낯선 용어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개발자도 검색을 통해 용어를 확인하고 해결 방법을 고민합니다.


새로운 기능 출시

자 이제 새로운 기능이 출시가 될 예정입니다.

개발자에게 가서 바로 이 기능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될까요?

시간과 여유가 없다면 그렇게 하셔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이해가 쉽지 않을 겁니다.  보통 새로운 기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요구사항 수집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어떤 이유로 이러이러한 기능이 필요하다는 요구사항이 접수되거나 내부에서 취합되고 이를 기반으로 기능을 디자인하고 만들게 됩니다.


소프트웨어에서 기능이라는 것은 사용자가 어떤 일을 달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집니다. 그 목적을 알면 기능에 대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조직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발자가 그 목적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개발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문에 개발자에게서 기능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다 얻을 수는 없습니다.  가장 좋은 방안은 개발할 대상 기능을 선정하고 협의하는 미팅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기술적인 논의지만 논의 과정에서는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어떤 식으로 기능을 구현할 것인지 의사 결정하는 절차가 포함됩니다. 정보를 얻기 위한 참여이긴 하지만 논의 과정에서 사용자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역할을 마케터가 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정도까지 왔다면 새로운 기능이 만들어진 배경과 목적을 이해했고 만들어질 기능이 어떤 것이 될지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실제 구현된 결과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궁금한 부분이나 그 사이 변경되거나 추가된 것에 대한 정보만 개발자에게 확인하면 됩니다.  이 과정에서 마케터에게 프로그래밍 지식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사용자 관점에서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 것을 지원해주는 기능을 만드는 것이니까요. 개발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조직이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기능은 충분히 말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기본 개념 이상의 전문 지식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전문 지식이라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일 뿐 마케팅 대상은 아닙니다. 다만, 다른 경쟁 업체와 차별화하기 위한 포인트가 전문 지식이라고 판단되면 그때 좀 더 학습을 하면 됩니다.


글을 시작할 때 소개한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에서 소개하고 있는 모든 지식을 개발자는 다 알고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개발자들도 필요하면 그때그때 정보를 찾아볼 뿐입니다. 마케터 역시 필요할 때 필요한 정보를 챙기면 됩니다. 그런 지식이 쌓이면서 좀 더 기민하게 일할 수 있을 뿐이죠.


* 참고 - 활용할 만한 정보들

https://developer.mozilla.org/ko/docs/Web/HTML
파이어폭스라는 웹 브라우저를 만드는 모질라 재단에서 운영하는 개발자 사이트입니다.
웹 관련 기술에 대해서는 대부분 다루고 있습니다.  한글 번역도 상당 부분 되어 있어서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습니다.
http://word.tta.or.kr/main.do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에서 관리하는 정보통신용어 사전입니다. 네이버 검색 시에도 노출되긴 하지만 좀 더 자세한 최신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관 키워드도 제공하기 때문에 특정 용어에 대해 공부할 때 연관된 정보도 같이 얻을 수 있습니다.
https://opentutorials.org/
생활 코딩이라는 사이트입니다. 프로그래밍에 대해 다루지만, 개념적인 주제도 같이 다루고 있습니다. 짧은 영상으로 구성되어 쉽게 원하는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마케터 관점의 개발자와 소통하는 법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친절한 마녀의 B2B 마케팅]

개발자와 기깔나게 소통하는 


* 이 글은 어때요?

* [더 토크뷰] 시리즈

첫 번째. 개발자가 마케터를 만났을 때_이준하 수석
두 번째. 어쩌다 마케팅_김은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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