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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마녀 Jun 14. 2022

[B2B외전] 비싸도 산다

[아하! 마케팅] 시사저널 연재 시즌 3 ③ 프리미엄 마케팅 편

존 레전드는 세계적인 뮤지션이다.  미국 그래미상을 12회나 수상한 그는 ‘LG 시그니처’의 브랜드 엠버서더로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와인 행사를 열며 LG전자와 함께 LG 시그니처 와인셀러만의 독특한 가치를 소개했다.  LG 시그니처는 초 프리미엄 가전을 표방하는 브랜드다.  ‘가전, 작품이 되다’라는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이, 기술과 예술의 가치를 내세우며 오페라, 발레, 그림 등 다양한 문화 예술과 협업하여 프리미엄 마케팅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LG 시그니처는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만큼 고가의 가전이다.  지난해 LG 전자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글로벌 가전 1위에 올랐다.  북미, 유럽 등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 집중했던 것이 실적 달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초 프리미엄 주방 빌트인 가전 브랜드의 성장에 맞춰 체험관을 운영하며 고객이 공감각적으로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고가의 가격을 내세운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은 가격을 기반으로 고객에게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것과 관련이 있다.  고객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느낄 때, 가격을 지불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저렴한 브랜드, 대안이 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보다 품질이 우수하고 더 바람직한 가치가 있도록 만들어 고객의 호의를 얻어 구매를 이끄는 전략이다.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프리미엄 제품이 다른 대안보다 여러모로 더 좋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고객의 호의적인 인식이 쌓이면 브랜드에 명성도 쌓인다.  견고하게 쌓인 명성은 다시 프리미엄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우수한 품질과 독창적인 가치, 이를 바탕으로 축적된 명성은 다른 경쟁 제품이나 대체재보다 높은 가격을 설정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고품질이나 기술혁신, 가치 창출 등의 뒷받침 없이 단순히 브랜드의 가격을 고가로 책정할 경우 고객의 외면을 받는 건 순식간이다.  오늘날 고객은 똑똑하다. 브랜드의 눈속임에 호락호락하게 속지 않는다.   


그 어느 때보다 정보가 넘치고 공유가 활성화된 시대다.  브랜드가 프리미엄이라 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증명하지 못하면 고객의 외면에 멈추지 않고 비판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반면, 브랜드가 고품질을 보장하고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면, 기업은 브랜드에 프리미엄을 부과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을 갖출 수 있게 된다.  브랜드의 품질은 생산 라인, 기술,  브랜드 자체의 구성에 투입되는 요소 등에 영향을 받는다.  


비싼 데는 다 이유가 있어야 


품질을 높이는 데 필요한 첨단 시설과 전문 기술, 숙련된 인력과 좋은 원자재 등은 생산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높은 품질에 힘입어 찾는 고객이 많아지면 즉, 수요가 많아지면 브랜드의 프리미엄 가격은 그럴만하다 여겨진다.  고품질 프리미엄 브랜드로 고객의 인식에 안착하면 기업의 수익 향상은 물론 경쟁사와의 차별화에도 효과적이게 된다.  브랜드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고객을 유치하고 충성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필터 및 마스크 제조 기업 씨앤투스성진의 ‘아에르’는 프리미엄 보건용 마스크 브랜드로 유명하다. 다소 비싼 가격대임에도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고성능 멜트브로운(MB) 원단을 앞세운 기술력과 품질로 국내 고객에게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2분기에는 4,800만 장이 팔려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던 2020년 2분기 판매량보다도 20% 이상 증가한 판매 실적을 보였다.  최근에는 제품 라인을 확장하고 유명 배우를 광고 모델로 발탁해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롤렉스는 우수한 품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가격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브랜드다.  많은 사람들이 한눈에 알아보고 사고 싶어 하는 명품으로 인식된다.  정확하고 견고한 시계란 명성에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능력을 상징하는 인식이 더해져 천만 원이 넘는 가격일지라도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려는 고객들이 있다.  고품질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갖는 명성은 때때로 고객의 위상을 드러내는 표현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특정 브랜드는 특정 고객 계층을 겨냥해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  수요 증가로 고가의 프리미엄이 될 수 있는 브랜드와 달리 처음부터 고가 전략으로 수요를 창출한다.  전략적으로 브랜드의 가격을 책정해 일반적인 고객층을 차단하고 특정 고객층을 유입하려는 목적이다. 단순히 비싸기 때문에 고객층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런 브랜드를 구매하려는 고객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사용 또는 쓸모 자체보다 소유함으로써 누릴 수 있는 지위 효과를 위해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하기도 한다.


하지만 브랜드의 효용 가치나 차별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소유의 지위 효과만으로 브랜드가 지속되기는 어렵다.  독창적이거나 고유한 가치를 지닌 브랜드일수록 고객에게 다른 대안을 상기시키지 않는다.  바람직한 가치가 더해져 유일한 대안으로 고객의 인식에 자리 잡을 때 기업은 프리미엄 가격을 책정하거나 그 가격을 정당화할 수 있다.  고객은 그럴만하다고 판단하면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불하지만, 다른 대안이 더 매력적이라면 브랜드를 떠난다.


가수 박재범 소주로 알려지며 품절 대란을 빚은 ‘원소주’는 박재범이 설립한 소주 회사 ‘원스피리츠’의 브랜드다.  감압식 증류법으로 제조하여 프리미엄 소주 시장에 론칭했다.  맛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함께 한국적 디자인, 독특한 패키지로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팝업스토어를 통해 먼저 선보인 원소주는 구매 수량 제한으로 소셜 네트워크에서 인싸들의 인기템으로 등극했다.  오픈 첫날부터 완판 행렬, 오픈런에 대기 상황까지 벌어지며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의 가전 브랜드 ‘발뮤다’는 가전 업계의 애플로 통한다.  발뮤다의 유명 제품 라인인 토스터기와 선풍기는 수십만 원의 고가임에도 인기가 많고 마니아층이 있다.  편리함을 넘어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제품 개발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한다.  한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데라오 겐 사장은 ‘발뮤다의 차별점은 물건을 팔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수단으로 가전을 택한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기업은 고객이 더 높은 품질과 효용 가치를 기대하고, 지불하는 돈이 정당하다고 확신할 수 있도록 브랜드를 가치 있게 만드는 가치 창출에 노력을 기울여야 진짜 프리미엄이 될 수 있다.


위 글은 '시사저널' <아하! 마케팅>에 연재한 '비싼 제품들은 다 계획이 있구나'의 원문입니다.  B2B를 잠시 벗어나 마케팅 전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주제에 따라 B2B 내용도 포함합니다. 원문과 발행된 글을 비교해 보는 재미를 위해 원문을 공유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을 다시 소환하고 있으니 가지고 계신 인사이트도 다시 소환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봅니다.


* 이 글은 어때요?

- 시사저널 <아하! 마케팅> 시리즈 시즌3

3회.


2회.  브랜드, 세상을 향해 외치다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1회.  게임과 마케팅의 찰떡 콜라보로 고객에 손짓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 시사저널 <아하! 마케팅> 시리즈 시즌2

10회. 게임과 마케팅의 찰떡 콜라보로 고객에 손짓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9회.  아련한 추억에 감성 한 스푼을 더하다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8회.  짧지만 강한 한 줄의 힘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7회.  슬쩍 ‘쿡’ 찌르니 알아서 ‘콕’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6회.  고객은 ‘재미’를 싣고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5회.  ‘인플루언서’ 넘어 ‘임플로이언서’로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4회.  가격은 스토리가 중요하다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3회.  소셜 미디어를 넘어 소셜 셀링으로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2회.  크리에이티브 전성시대, ‘나를’ 브랜딩하라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1회.  2022년 마케팅의 핵심 키워드는 '고객 가치'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 시사저널 <아하! 마케팅> 시리즈 시즌1

10회. 하이테크 시대, 하이터치가 필요하다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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