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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마녀 Dec 17. 2024

현대 사회 생존법

알랭 드 보통 & 인생학교 ㅣ 최민우 옮김 ㅣ 오렌지D

#시작  겉과 속이 아주 다르군


지금은 ‘뷰카(VUCA)’ 시대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이

난무하는 현대 사회


난 어떻게 이 사회를 살고 있나?


불확실하고 복잡하게 얽혀 모호한

이 시대에 나도 따라 극심한 변동을

겪으며 불안정하고 불안하게 산다.

마음을 단디 챙기려 노력하며.


이 노력 또한 스트레스다.

나만 그런가?

주변만 봐도 미래를 불안해하며

현재를 안달복달하는 이가 많다.


그러니 난 정상이다.


뷰카 시대를 사는 나는

불안에 떨며 지금을 안달복달하는

지극히 정상인 보통의 존재이다.

다만 그 사실이 몹시도 싫을 뿐이다.


어떻게 이 시대를 살아내야 할까?


알랭 드 보통은 역시 보통이 아니다.

이런 보통의 나를 어찌 이리도

잘 꿰뚫어 보았단 말인가

<현대사회 생존법> 이라니


허허, 부제는 '불안정한 시대를

이해하고 평온함을 찾는 법'이란다.

아주 과감하고 겁이 없군.

'못 찾기만 해 봐라'


새초롬하게 두 눈을 뜨고

비판의 시선을 그득 담아

대학 교재 느낌의 두툼한

양장본의 표지를 넘겼다.


보통과 인생학교 소개,

다시 교과서 같은 정곡법의 제목,

표지 이미지가 다시 내지에서 보인다.

몰랐지만, 유명한 순수미술 사진가의 작품이다.


줄리아 풀러튼 배튼 (Julia Fullerton-Batten)의

‘Bathing by Tower Bridge'(2018)는

'2023 부산국제사진제'를 통해 국내에도

소개된 바 있다.


그녀는 영국 템스강을 중심으로

역사, 문화적인 장면을 시리즈를 통해

선보였는데, 그중 한 작품이었기도 하다.

#oldfatherthames



예사롭지 않은 기운,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며

'들어가며'를 들어가는 순간 떨렸다.  

겉모습과 달리 뼈 때리는 속이다.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요즘 초등학생들도 안다는

대중가요의 가사처럼 '들어가며'부터

도발적이라 계획에서 빗나갔다.


제목의 절박함에서 오는

무게를 내려놓고

가볍게 책장을 넘겨볼 요량이었는데

이거 참, 야단 났다.


'들어가며' 중에서

이 모든 것이 의식의 변화, 즉 우리의 사고와 감정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현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삶의 많은 부분이 변화를 겪었다.

1- 세속화 - 신은 죽었고, 현대가 그를 살해했다.
4- 과학 -  우리는 신을 방정식으로 대체했다.
.
.
2- 신경쇠약 - 우리는 정말 많이 알면서도 참으로 적게 이해한다.
4- 시기심 - 평범한 삶을 산다는 정신적 부담감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과중해지고 있다.
7- 감성 - 행복이 표준 상태여야 한다는 주장이야말로 현대가 우리에게 저지른 핵심적인 부당 행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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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우리를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만들었을지는 몰라도, 막대한 정서적
통행료도 함께 부과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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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일종의 질병이며, 현대를 이해하는 것이 그에 대한 치료법이라는 사실 또한
받아들이게 된다.



2장 '광고' 중에서

현대 광고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바로 늘 긍정적인 메시지만 전달하려고 하고,
슬프거나 우울한 느낌을 주는 광고를 거부하는 것이다.
삶이라는 상태는 본질적으로 비극적이다.
커다란 슬픔이나 상실을 겪지 않고 보내는 날이 거의 없다.



왠지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 떨림이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까지

계속 유지될까? 감당할 수 있어야 할 텐데.



#읽는 중에


"대규모로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독신으로 사는 것이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이 질문은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졌고,
종종 대답은 '그렇다'였다.  많은 직업이 가정을 꾸리는 삶과는 양립할 수 없다고 여겨졌다."

- 현대 사회 생존법, P123 중에서



자녀들 학업 문제, 진로 문제 등으로

고민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늘 꿀 먹은

벙어리였던 나에게 요즘에는 친구들이

"결혼 안 한 네가 부럽다"고들 한다.


 친구들의 상황에 따라 그들의 시선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을 느낀다.

 이제는 나를 부러워하는 친구들에게

 "너희는 남편도, 아이들도 있잖아."


  난 나이 들어도 같이 늙어갈 남편도

  나를 돌봐줄 자녀도 없지 않냐고, 하면

  남편은 남의 편이고, 자식은 제 짝 만나

  떠나면 끝인데, 그런 기대는 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어느 쪽이 더 나은가?


  양쪽 길을 다 가본 것도 아닌데 어찌 알랴.

  다만, 일에 심취했던 시절에 내게는

  부모님을 떠나 다른 원가정을 꾸리는 일이

  아득하게 느껴졌었다.


 워킹맘으로 일하는 직장 동료나

 지인들을 볼 때면 안타깝기도 하고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힘든 거구나' '어렵다' '대단하다'



P121 중에서

출장에서 늦게 돌아온 부모는 그동안 놓친 아이의 저녁 목욕 시간과 잠자리에서
읽어주지 못한 동화책의 숫자 때문에 초조해졌다.  우리의 연약한 부분이 깨어났고,
이제는 그 부분이 쓰리다.


         

발을 동동 구르는 동료를 볼 때마다

죄책감이 든다는 친구를 볼 때마다

안타까움과 위로를 전하면서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어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일부러 굳이 선택한 길은 아니었지만

내겐 내 속을 몰라주는 남편도 애끓는

아이들도 없다.

속 시끄러울 이유 중에 이 두 가지는 제외되는 건가?



 P125 중에서

현대 사회는 자본주의와 가정생활이 직접적으로 충돌한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
현대 사회가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참으로 감상적이면서도
현실을  무시한 모욕적인 주장이다...... 싸워 얻을 가치가 있는 것들은 모두 삶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
 .
 .
일과 가정생활이 상충하는 것은 우리의 무능이나 의욕 부족 때문이 아니다.  가족을 돌보고
양육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마찬가지로 일, 효율, 이익 및 경쟁을 위해서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두 가지 모두 중요한 통찰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서로를 배척한다.  우리는 크나큰 동정을 받아 마땅하다.



요즘 한 TV 광고(스위첸)에 절로 미소가 난다.

"가족은 있지만, 식구는 없는 요즘!

점점 사라져 가는, 가족들과 함께 먹는

밥 한 끼와 집 밥, 식구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



내게는 엄마가 계시고, 형제자매들이 있고,

너무나 귀한 조카들이 있다.

'나는 왜 일하는가'를 생각해 보면

내 가족의 얼굴들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내가 사는 이유이자, 일하는 첫 번째 이유인

사랑하는 내 가족에게 나는 종종 시간도

노력도 들이지  못할 때가 많다.

너무 자주 불안이 엄습하는 이유다.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이 될까 봐

아이러니한 불안을 겪는다.

'나는 크나큰 동정을 받아 마땅하다.'

보통은 그렇게 나의 불안한 마음을 툭 건드린다.

            

        


#마치며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면 ‘성찰’이고, 애정 없이 바라보면 ‘검열’이다.


                                                   - <김창옥쇼 3> 중에서



그랬던 게 아닐까.

이 사회 속 나 자신을

계속해서 검열하고 있었던 게.


애정 없이 바라보는 일은

몹시도 아프고 두렵다.

하나하나가 다 불안이다.


#현대사회생존법 은

우리의 불안이 당연하다,

그리고 그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말한다.


더 나은 미래가 오기 전에 우리는 죽는다는 것을

현대 사회의 이중성을 꿰뚫는 데서 깨달으며

알고 또 알며 계속해서 지식을 추구함으로써 말이다.



 P164

현대 세계는 짝을 찾는 것이 의무일 뿐 아니라 친구들과 모임을 하고 정기적으로 파티에서 만나
즐기는 것이 필수적인 듯 여기게 했다.
.
.
특히 토요일 저녁이 다가올수록 이 즐거움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특별히 갈 곳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이상한 불안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아무 일정도 적혀 있지 않은 수첩은 인격적 결함의
상징이 되었다.


P170

사람들이 외로움을 덜 느끼게 하는 방법은 숲이나 식당, 도서관, 혹은 사막에서 사색에
잠겨있는 사람들을 억지로 끌어내 볼링을 치러 가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혼자
있는 것이 실패의 표시가 아니라고 안심시키는 것이다.

현대에 벌어진 외로움의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고독을 원위치로 되돌리고 독신 생활의 품격을
되찾아 주어야 한다.


 P184

우리가 재산과 연봉에 관심이 있기는 하지만, 이 관심의 기반은 ‘물질주의‘가 아니다.
그저 특정한 물질적 재화를 소유하는 것이 우리가 마음 깊은 곳에서 갈망하는 정서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되어버린 세상에 살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물건이나 직함이
아니다. 참으로 가슴 아프게도,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오로지 물질적 수단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주목받는’ 느낌과 ‘인기 있는 ‘ 느낌이다.


 P235

현대의 기세에 맞서기 위해서는 불완전함의 철학이 인생 전반에 적용되어야 한다.
인간관계에서는 포용과 유머가 근간이 될 수 있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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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취약함과 두려움을 인정할 수 있어야만 본질적인 이해와 연결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 사회를 사는 나의 불안과 불완전함을

찬찬히 들여다보자. 애정을 담아, 아주 그득.

검열의 위험에서 벗어나 성찰의 평온을 찾아서.


#현대사회생존법 은 숨 가쁘게 복잡한 우리 사회

일면 일면을 찬찬히 고찰하며ㅤ 우리 각자의 삶의

방향과 속도로 안정과 평온을 찾게 도와줄 것이다.


살다가 어느 날 선물 같은 행운이 찾아오면 좋고, 아니어도

불안하고 불완전한 나를 인정하고 아끼는 나와 당신이길.



***

나의 불안이 외롭고 별나게 느껴지는 분께 추천

지식의 향연과 뼈 때리는 통렬함을 즐기는 분께 추천



**

이 겨울 감수성에 빠지고 싶은 분께는 다소 건조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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