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여사는 공평해
그 안에는 반듯하게 펴진 오만 원권이 들어있다.
엄마의 반듯한 마음과 함께.
매년 설날이면 강여사는 은행으로 향한다.
자식들과 손주들에게 줄 세뱃돈을 신권으로
준비하시러 가신다.
문구점에도 들른다.
마음에 드는 꽃봉투를 고르느라
한참을 서성이며 들었다 놨다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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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여사는 한 번도 세뱃돈을 돈만 주신 적이 없다.
중년의 자식이든 초등학생 손주든 다 똑같이
꽃봉투에 신권 5만 원을 넣어 주신다.
우리를 다 똑같이 사랑한다는 공평한 마음의 표시리라.
매년 강여사가 어떤 꽃봉투를 준비할지 기대에 차오른다.
이번 설에도 어김없이 고운 꽃봉투에 담긴 세뱃돈을 받았다.
낭랑 80세, 강여사, 울 엄마.
해가 갈수록 욕심이 커져만 간다.
오래오래 엄마의 꽃봉투를 받고 싶다.
꽃봉투에 담긴 사랑을 더 오래 느끼고 싶다.
고이 담긴 엄마의 애틋한 마음이 무르익을수록
나의 욕심은 조급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