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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마녀책빵

처서(處暑)

더위가 멈추길

by 친절한 마녀

8월의 여름,

태양이 그리는 긴 문장이

느릿느릿 마지막 구절을 향해 다가선다.


소란스러운 매미 합창이 스러지고 나면

뜨거운 태양이 쉬지 않고 써 내려가던

긴 문장 위에 땅거미가 살며시 내려앉는다.


땅거미진 문장들은 이어달리기를 멈추고

어스름 속에서 숨을 고르며 반복되는

말들을 천천히 뱉어낸다.


계절의 무게가 대지에 닿으면 8월의

긴 문장은 마침표를 찍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다른 색연필이 채색할 세상의 이야기를 조용히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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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책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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