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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마녀 Dec 03. 2020

창의적인 B2B 콘텐츠 사례와 개선 방법

#2 콘텐츠가 지루하다고요?

지난 글에 이어 창의적인 B2B 콘텐츠 사례와 개선 방법에 대해 더 알아볼게요.


크리에이티브 근육을 키워라

 

B2B 마케터는 B2B 기업이라는 명칭과 개념에 대응하는 게 아니라, 기업을 구성하며 업무를 책임지는 구성원 즉, 사람과 거래하고 대응하는 것이란 걸 상기하면 좋겠어요.  특정 기업 문화와 맡은 업무, 그리고 책임에 따라 고객 담당자가 냉정한 판단을 하겠지만, 기준에 부합한다면 유용하면서도 재미있는 콘텐츠에 더 흥미를 보이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 아닐까요.


이메일 마케팅 기업 메일침프의 광고 콘텐츠는 아주 유쾌합니다. 고객들이 회사명을 잘못 부르는 여러 부정적 상황들을 이용해 재미있는 영상과 이미지로 표현했는데, ‘메일쉬림프(MailShrimp)'라는 노래까지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화를 내기보다 유머로 승화시킨 메일침프의 통 큰 역발상이 돋보이는 캠페인이 아닐 수 없는데요.  실수를 했던 고객들에게 메일침프를 제대로 각인시키며 긍정적 효과를 불러일으켰으리란 것은 쉬이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ㅣ메일침프의 ‘메일쉬림프 노래’ 유튜브 영상 갈무리(출처=메일침프 유튜브)


글로벌 클라우드 CRM 솔루션 기업 세일즈포스는 고객 사례를 스토리텔링과 함께 세련된 광고 영상처럼 제공하기도 하고, 데모 자료는 시각적 이미지, 영상, 그리고 인터랙티브 한 커뮤니케이션이 즉시 가능하도록 대화창과 함께 제공하고 있어요. 제품에는 ‘아인슈타인’이라는 캐릭터를 형상화하여 친근감과 재미를 더하고 있지요. 2019년 세일즈포스의 연례행사 ‘드림포스 ‘에서는 다양한 이벤트, 자유분방한 연사들의 움직임과 함께 인공지능 스피커 아인슈타인 보이스를 선보이기도 했지요.


참석자들은 행사의 재미를 트위터에 고스란히 전하며 세일즈포스의 콘텐츠를 계속 재생산해 냈습니다.  역대 드림포스 행사를 보면 메탈리카 같은 유명 가수나 마술사 등을 초대해 공연을 해온 것으로 유명해요. 뿐만 아니라 제품 행사에서도 B2C에서 많이 활용하는 홍보 방식을 종종 취하기도 하는데, ‘S3’라는 신규 서비스를 발표할 당시에는 영화 ‘터미네이터 3(T3)’ 시사회 티켓을 사서 ‘S3·T3’로 홍보를 하며 비슷한 영어 약자 효과를 누리기도 했지요.


글로벌 대표 B2B 기업으로 손꼽히는 세일즈포스가 자사의 콘텐츠를 캐릭터나 대중문화와 다양하게 결합해 흥미와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게 기존 편견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이런 방식은 세일즈포스가 B2B 기업으로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잠재 고객을 만드는 노하우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마녀도 새로운 B2B 솔루션을 론칭하는 세미나에서 ‘즐기는 솔루션, 즐기는 세미나’라는 콘셉트를 적용한 적이 있어요.  개발자들에게 일의 재미와 휴식을 줄 수 있는 솔루션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였죠.


그래서 그 메시지와 콘셉트가 세미나와 콘텐츠 곳곳에 표현되도록 노력했죠.  팽이 의자에 앉아 놀이도 하고 퀴즈도 맞추고, 솔루션에 대해 토크 형식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물리적 장치까지 곁들여 참석한 고객들에게 지루하지 않아 좋았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더랬습니다.


ㅣ세일즈포스의 연례행사 ‘드림포스 2019’와 음성 AI 서비스 '아인슈타인 보이스' 영상 갈무리 (출처=세일즈포스 홈페이지)


“크리에이티브, 묻고 더블로 가”


한때 식품업계뿐만 아니라 서비스, 화장품 업계 등에서는 자율 감각 쾌락 반응(ASMR)을 이용한 콘텐츠 마케팅이 유행이었지요.  ASMR은 주로 청각을 중심으로 뇌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것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활용하는 콘텐츠였는데요. 기업들도 요리하는 소리, 먹는 소리, 구두 닦는 소리, 시계 초침 소리, 화장품 바르는 소리 등… 소리를 담은 콘텐츠로 소비자들의 감각을 일깨우는데 적극적으로 가세했던 겁니다. 당시라면  B2B 기업도 ASMR 마케팅 캠페인을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았을까요?  


개발자의 프로그래밍 소리를 담고, 하나의 솔루션이 탄생할 때까지 스토리텔링을 해보는 거예요. 특정 기능을 만드는 데 개발자의 키보드 소리는 어떻게 나고 들리는지, 오류가 났을 때는 어떤 소리가 나는지 담아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았을까 해요.  또 B2C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해 보는 거예요. 요즘 많은 조직이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구성원으로 맞으며 새로운 조직 체계와 문화를 만들고자 애쓰고 있어요.  이 말은 고객의 담당자들도 점점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마케팅 리서치 업체 모닝 컨설트(Morning Cousult)가 13-38세의 미국인 2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밀레니얼과 Z세대 중 72%가 인플루언서를 팔로우하고 있으며, 인플루언서의 진정성과 사실성(58%)에 이어 재미(53%)를 매우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고 해요.  역시 재미가 빠지지 않죠.  밀레니얼과 Z세대의 기업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진정성과 재미를 갖춘 인플루언서와 기업 환경에서 제품이나 솔루션을 설치하는 인스톨 라이브 방송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쇼핑 분야에서 핫한 언박싱(Unboxing) 콘텐츠처럼요.



콘텐츠는 계속 시도하고 시행착오도 겪어야 더 좋은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어요.  먹어보고 단지 짠지 알아보는 거죠. 그러다 보면 고객에게 먹히는(?) 콘텐츠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되고 콘텐츠를 창의적으로 기획하고 만드는 역량도 키울 수 있어요. 그러니 할 수 있는 상상의 나래를 마구 펼쳐 보자고요. 누가 뭐라든 ‘묻고, 더블로 가’면서 크리에이티브 근육을 조금씩 키워 나가는 거예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요?(어디선가 당장 헛소리 집어치우라는 말이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몰라서 하는 소리는 아닙니다.  


특히 우리 중소기업의 마케터들에겐 그럴 여유가 많지 않죠.  거대 자본과 인력이 투입된다면 조금 더 빠른 피드백을 얻을 순 있을 거예요. 하지만 성공의 필수 조건은 아니죠.(늘 얘기하지만) 우리가 돈이 없지, 창의력이 없는 건 아니잖아요? 우리에겐 동료가 있습니다. 동료는 창의력의 보고(寶庫)에요.  주위를 살펴보세요.  숨어 있는 재주를 가지고 있는 동료들이 생각보다 엄청 많다는 것에 깜짝 놀랄 거예요. 영상을 잘 만드는 사람,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 글을 잘 쓰는 사람,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 유머를 잘하는 사람, 기발한 생각을 가진 사람 등.  


어벤저스가 부럽지 않을 동료들과 TF팀이나 프로젝트 팀을 만든다면 인피니티 건틀렛 하나 뚝딱 완성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 될 거라 생각해요. 이때 콘텐츠 하나 만들고 당장 대박이냐 아니냐로 성공의 척도를 가름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게 중요해요. 당장은 아니더라도 고객의 피드백을 반영해 콘텐츠의 질을 향상해 나가다 보면 고객의 반응도  함께 향상될 겁니다.  


2021 B2B 마케터를 위하여


콘텐츠는 쓰고 읽는 것만이 다가 아닙니다.  보고 듣고, 입고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모두 콘텐츠가 될 수 있어요.  B2B 마케팅을 하면서 창의력에 제한을 두지 마세요.  B2C에 적용되는 방식도 과감히 활용해 보세요..  와이 낫(Why not)? 왜 안 되겠어요?  B2B는 그러면 안 된다는 법은 어디에도 없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성과를 내라는 압박이 물밀 듯할지 모르겠지만, 콘텐츠는 기다림의 미학이에요.  단시간에 쏟아부을 자원이 없을 경우에는 특히 시간이 필요한 일이란 것을 마케터와 조직 전체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힘들고 어렵지만 미리 뛰어 놀 운동장을 만들고, 피곤한 일이라 생각되겠지만 누울 자리를 미리 만들어 다리를 충분히 뻗을 수 있도록 폭을 넓혀 보세요.  터를 닦고 그 위에서 뛰어 놀 근육을 튼튼하게 키워 나가면서요.


이상 친절한 마녀였습니다!


※ 본 글은 디지털 뉴스 블로터 [친절한 마녀의 B2B 마케팅] 콘텐츠가 지루하다고요? 에 기고한 글의 2편으로 업데이트하여 게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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