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 사이 사랑의 간격

우리 사이의 오래된 문장

by 자유연

큰딸과 나는 오래된 애증의 관계다.

서로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늘 풀리지 않는 매듭이 남아 있다.


스물여섯 해 전, 나는 아이를 낳고 한 달 만에 직장으로 돌아갔다. 딸은 시어머니 손에서 자랐다. 같은 집에 살았고, 어머님은 아이를 정성으로 돌봐 주셨다. 나는 늘 감사한 며느리였고, 갈등을 만들지 않으려는 엄마였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방식도, 아이가 보는 세상도, 내 생각과는 달랐다.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 나는 일을 그만두었다.

큰딸 여덟 살, 작은딸 네 살.

너무 늦기 전에 엄마로 살고 싶었다. 놓쳐 버린 시간을 되찾고 싶었다.


집에는 좋다는 전집이 끝없이 들어왔고, 나는 아이들 옆에 붙어 앉아 책을 읽어 주었다. 그것은 교육이라기보다 만회에 가까웠다. 아이를 위한 시간이라 믿었지만, 어쩌면 나 자신을 안심시키기 위한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믿었다.

이렇게 애쓰면, 아이는 분명 내 사랑을 알 거라고.


하지만 며칠 전에도 스물여섯 살 큰딸은 말했다.

“엄마가 날 정말 사랑하는지 모르겠어.”

“엄마, 나 어릴 때 엄마가 나 질투했다고 했잖아.”


'내가 왜 널 사랑하지 않겠니?'


하지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아이가 누리던 평온이, 그 또래의 나는 가져 보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일렁였던 적이 있다. 아이가 미웠던 것은 아니다. 다만,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라 서글펐던 순간이었다. 그 감정이 이해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어린아이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말이었다는 걸 이제는 안다.


어린아이는 그 말을 어떻게 들었을까.

자기의 행복이 엄마를 아프게 한다고 느끼지는 않았을까.

나는 사랑을 주었다고 믿었지만, 아이는 사랑을 의심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따뜻한 사랑을 충분히 받아 보지 못한 채 자랐다. 그 결핍이 아이에게 되풀이될까 두려워 더 애썼다. 더 쏟아부었고, 더 솔직해지려 했다. 그러나 솔직함이 언제나 위로가 되는 것은 아닌가 보다.


진실은 중요하지만, 아이는 부모의 진실까지 짊어질 존재는 아니었다.

나는 사랑했다고 믿는데, 딸은 사랑을 확신하지 못한다.


이 간극 앞에서 나는 자주 멈춘다.


사랑은 주는 사람의 마음으로 완성되는 걸까,

아니면 받는 사람이 사랑이라 느낄 때 완성되는 걸까.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사랑은 많이 주는 일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에 의심 없이 사랑이라 머무는 일이라는 것을.


이제 스물여섯이 된 딸의 마음에, 사랑이 오래 머물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작가의 이전글위대한 유산, 내면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