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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오광 Feb 16. 2020

비가 오는 날이면..

모두 한 번쯤 어린 날의 추억을 되새겨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나 비가 오던 날이면 개구쟁이 마냥 우산을 쓰지 않고 신나게 뛰어 놀 던 그날을 떠 올리고 있으면 그때의 기억을 추억하며 살며시 미소를 짓곤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면 시간이 흘러서인지 비가 오는 날이면 눈살을 찌푸리며 짜증남 늘어 놓고 있을 뿐이다. 예전의 감성은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점점 비가 오는 것도 싫어지고 있었고 비가 안왔으면 하는 바램이 더 커지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그래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잠시 동안이지만 감성에 젖을 수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를 맞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싫어하고 그냥 비를 바라보거나 듣는것을 좋아하고 있다. 모두 이러한 경험은 필자처럼 느껴 보았을 것이다. 대부분이 어릴때는 비를 맞는 것을 좋아했지만 이제는 많은 세월이 흘러 비를 맞는 것보다 비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거나 듣는것을 오히려 더욱더 선호하는 편이기도 하다.


비내리는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아주 적당히 내리는 소나기가 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너무 많은 비가 내려 버리면 장대비로 바뀌어 버리기 때문에 감성에 젖는것은 무리이며 또한 오랫동안 내리는 장맛비는 감성에 젖기에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장맛비 또한 소나기처럼 아주 적당히 감성에 젖을 만큼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특히나 장맛비 내리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자장가를 불러 주는 것처럼 잠이 오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소리가 바로 백색소음이라고 한다. 유튜버에서나 볼 수 있는 ASMR 콘텐츠에서도 많이 쓰이는 소재이기도 하고 특히나 자기전 이어폰을 귀에 꽂아 보슬 보슬 내리는 소나기를 듣고 있으면 불면증을 달아 날 만큼 정말 큰 효과를 볼 수 있어서 많이들 듣는 소재라고 할 수 있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미친 듯이 비내리는 거리를 뛰어 보고 싶거나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며 비를 맞고 싶은 날이 있을 것이다. 그러한 경우를 못 느껴 봤다면 필자의 경우를 얘기해 보겠다. 정말 희한하게도 장대비나 장맛비가 아닌 소나기가 내릴 때는 아주 잠시라도 비를 맞고 있으면 스트레스도 날아갈 뿐만 아니라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감성이 충만 해지는 경우가 있었다. 시원하게 내리는 비를 맞는것보다 촉촉하게 내리는 비는 지쳐있던 마음을 잠시 잠식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마음의 치유가 되기도 한다. 


각자 느끼는 부분이 다르겠지만 대체적으로 비가 내려줌으로써 얻는 효과는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비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감성에 젖게 하는 마법 같은 소재이기도 하면서 비가 내릴 때면 처마에 앉아 촉촉하게 비내리는 모습을 바라보거나 음악을 듣고 있으면 환상적인 궁합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을 가다 듬고 비내리는 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정말 마법처럼 마음의 스트레스가 조금은 감소 되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요란하게 내리는 비는 오히려 독이 되었고  장맛비나 장대비는 추천하지 않는 편이다. 그리고 비라는 요소는 젊은 사람들에게만 해당되진 않는다. 이미 부모세대들에게도 비라는 존재는 마을의 보조제 같은 역할이 되기도 한다. (EX. 농사 짓는 부모님들) 

누구에게나 감성적인 마음은 갖고 있다. 하지만 일상에 지쳐, 삶의 지쳐, 인간 관계에 지쳐, 모든 것에 너무 쏟아 붓다 보니 감성에 젖을 시간도 없이 하루 종일 정신 없이 바쁘게 보내다보니 결국에는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점점 표정은 일그러지고 초췌한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비는 참 이상하게도 신기한 경우가 많다.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왠지 모를 이상한 느낌을 받곤 한다. 매번 그렇진 않지만 만약 비가 내릴 때는 한번에 그냥 많이 내렸으면 한다. 중간에 그쳐 버리고 나니 비가 내린 것 같지 않은 느낌과 함께 감성에 젖어 들려는 찰나에 아쉬움을 남기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비라는 존재는 남녀노소 상관없이 좋아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어른들에게는 잠시동안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해주며 청년들에게는 옛추억에 잠시나마 젖을 수  있는 요소가 되고 어린아이들에게는 신나게 뛰어 놀 수 있는 놀이터 같은 존재를 만들어 주곤 한다.

오랜 세월이 흐르고 흘러도 변함 없는 것이 바로 감성이다. 그 감성에 젖고 싶다면 비가 내릴 때 아주 잠시라도 나홀로 비를 맞아 보거나 빗소리를 들어본다면 나이와 상관 없이 감성 충만 해지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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