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 전반기 전술 review.
아마 브런치에서 처음으로 발행하는 글이 되겠죠.
해당 글은 18년 2월 즈음에 블로그에 작성했던 글입니다. 부족하지만 잘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재와는 사뭇 다른 글입니다. 당시 산체스의 이적을 전제로 썼고, 실제 산체스의 활약은 반영되지 않은 17-18 전반기 맨유의 전술적 리뷰입니다. 그점을 참고하셔서 보면 좋을듯 하네요.
평소 유나이티드 네이버 팬 카페에서 글을 쓰면서, 전술적 접근보단 친근함으로 다가가는 글쟁입니다.
그런 제가 오랜만에 작성했던 전술적 접근 칼럼을 브런치에 처음 공개합니다.
그럼 시작하죠.
1) 비대칭 풀백
비대칭 풀백에 관한 내용은 이전 칼럼에서도 꾸준히 언급했습니다.
무리뉴는 보통 4백을 주로 사용하는데 , 양 풀백의 가진 성향이 서로 달라 비대칭 풀백이라 표현합니다.
한 쪽 풀백이 좀 더 공격적인 롤을 소화한다면, 반대편은 그를 보완하는 수비적인 롤을 소화하죠.
대표적으로 첼시 2기 시절에 막강한 공격력의 이바노비치가 우측 풀백으로 위치하고.
반대편인 탄코 (아스필리쿠에트)는 좀 더 수비적으로 뛰며 수비 숫자 유지에 힘썼습니다.
레알 감독 당시에도 왼쪽에 윙어처럼 뛰는 마르셀로&코엔트랑이 위치하고, 오른쪽에는 아르벨로아가 위치했죠. 인테르 시절 왼쪽에 키부 혹은 사네티가 위치하고 우측엔 당시 우측의 지배자라고 불리었던 마이콘이 있었습니다. 이렇듯 무리뉴는 풀백의 비대칭을 통해 전반적인 팀의 밸런스 유지를 하는 전술을 주로 구사했습니다.
맨유 부임후에 양 쪽 풀백에 선수들이 많았죠. 우측 풀백에는 부동의 주전이자 극강의 공격력을 지닌 발렌시아가 위치하고, 왼쪽은 확고한 주전 없이 무한 경쟁체제였습니다. 여기서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애슐리 영이죠.
지난 시즌 애슐리영은 양쪽 풀백이 모두 가능한 자원임에도, 좀 더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왼쪽이 아닌 오른쪽에서 주로 뛰었습니다. 다르미안-애슐리영이 양쪽에 기용될 때, 두 선순 양쪽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죠. 그렇다면 왼쪽이 좀 더 편한 애슐리영이 왼쪽으로 올 수 있는데, 무리뉴는 끝까지 영을 오른쪽, 좀 더 수비적인 다르미안을 왼쪽으로 배치했습니다.
이번 시즌이 되어서는 발렌시아와 같이 기용될 땐 왼쪽에서 뛰고 있지만, 발렌시아가 로테이션일 땐 여전히 영이 오른쪽을 뛰며 무리뉴는 맨유에서 오른쪽 풀백이 공격적으로, 왼쪽이 수비적인 비대칭을 여전히 구사하는 상황입니다.
2) 아이솔레이션 (Isolation-to-Overload)
- 아이솔레이션은 우리나라말로 ‘고립’이란 뜻입니다.
아이솔레이션은 축구가 아니라 사실 농구에서 사용되는 전술입니다.
경기장을 횡으로 잘라 나눴을 때 한 사이드에 선수들을 집중시키고 반대편에는 1명 혹은 소수의 선수를 배치하는 전술입니다. 농구는 플레이어가 5명이다보니 보통 1명의 선수를 고립시키는 아이솔레이션을 사용하죠.
이런 아이솔레이션을 가장 잘 활용하는 감독은 사실 펩입니다.
펩은 뮌헨시절 원톱 레반도프스키를 제외한 가장 날카로운 득점 옵션인 로벤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이런 전술을 사용했습니다. 뮌헨시절 펩은 풀백들을 윙어와 같은 전진적 움직임 보다는 중앙으로 들어와서 패스 공급을 하는 미드필더와 같이 활용했습니다. 이 때 펩은 왼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왼쪽 하프스페이스에서 페네트레이션을 하며 볼 소유를 유지하다가, 상대 수비가 자신들의 왼쪽으로 쏠리면 그 때 오른쪽에 홀로 있는 로벤에게 빠르게 전달하여 로벤에게 1대1 찬스를 만들어줬습니다.
무리뉴는 맨유에 입성 후 이러한 아이솔레이션을 적극 기용했는데,
이는 펩과는 약간 차이가 있었습니다. 무리뉴는 아이솔레이션을 우측 풀백, 즉 발렌시아를 활용했죠.
지난 시즌 주로 4231 전술에서 주로 기용된 선수들입니다.
약간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거의 이 선수들이 주전으로 나섰죠.
마타는 반 할 감독 체제에서 새로운 옷, False Winger로 활약하며 주로 우측 윙어로 기용되었습니다.
이는 무리뉴 체제에서도 유지되었죠. 마타가 우측 윙어로 파괴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포지션만 우측일 뿐 활동은 중앙에서 하고 있죠. 단 마타는 영리한 위치 선정과 리흐벗플레이를 통해 상대 측면 수비를 안쪽으로 끌어들이거나 중앙 혹은 반대편인 왼쪽까지 달려가 수적 우위를 가져오는데 크게 기여합니다.
이러면서 자연스레 오른쪽의 공격적인 풀백 발렌시아는 아이솔레이션이 되죠.
이런 환경이 발렌시아가 좋아하는 환경입니다.
발렌시아가 패스가 안되는 선수는 아니지만, 다른팀의 윙어-풀백의 연계와 같은 패스 플레이보단 상대 수비와의 1대1 상황을 더 좋아하죠. 특히 수비 뒤쪽의 공간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면 주저 없이 특유의 ‘툭툭탁’을 시전합니다. 이 환경은 마타의 움직임을 통해 맨유의 왼쪽이 Overload가 되고 오른쪽이 Isolation되며 나옵니다. 이는 더 나아가 오른쪽 윙어로 미키보다 마타가 선호되는 이유로도 설명이 될 수 있죠.
미키는 마타에 비해 상당히 직선적인 선수입니다. 특유의 드리블로 대각선방향으로 뛰는 멋진 모습도 보여줬지만, 이는 마타가 보여주는 전술적 움직임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미키보다 마타가 발렌시아와의 시너지가 더 좋았기에 무리뉴가 끝까지 마타를 우측, 미키를 중앙으로 배치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다만 아이솔레이션에 관한 의견에는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 이름은 생각이 안나는데 ‘후바고’ 였나... 축구 칼럼을 상당히 전문적으로 쓰시는 분이 계십니다. 이 분께서는 아이솔레이션은 득점을 목표로 하는 플레이를 아이솔레이션으로 정의하시고, 발렌시아처럼 반대편에 홀로 있다가 공을 받고 패스나 크로스 플레이를 하는 것은 단순한 방향전환으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무리뉴의 전술을 아이솔레이션으로 말하는 것은, 발렌시아가 직접 슛팅을 할 생각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열렸다면 발렌시아도 직접 득점을 위한 움직임을 보였을 수 있고, 상황이 다른 플레이가 더 적합하다면 다른 플레이를 하겠죠. 그렇기에 전 이러한 무리뉴의 ‘방향전환’ 또한 아이솔레이션으로 발전할 수 있기에 이를 무리뉴의 전술 중 하나로 언급합니다)
- 16-17 / 17-18 무엇을 원했고 무엇이 변했는가?
무리뉴의 첫 시즌, 무리뉴는 초창기 플랜으로 4231을 꺼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루니가 생각보다 부진했고 무리뉴는 미키를 중앙, 마타를 우측으로 기용하죠. 무리뉴는 당시 포그바를 왼쪽 세콘다 피보테로 기용하고,
시즌 초반엔 펠라이니, 이후에는 에레라를 그의 파트너로 수비적인 롤을 맡깁니다.
풀백의 비대칭은 그대로 유지하며, 왼쪽 윙어는 인사이드 포워드 롤을 소화할 수 있는 래쉬포드와 마샬을 주로 기용했습니다. 두 선수가 미묘한 차이는 있지만, 무리뉴가 그들에게 요구한 것은 또 다른 주요 득점원이죠. 이 때나 지금이나 변치않는 사실은 포그바가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무리뉴는 첫 시즌에 포그바를 왼쪽으로 기용하며 이 부분에서 주로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격을 풀어나가려고 했죠. 왼쪽 하프스페이스에 다수의 선수들이 위치하고, 반대편인 오른쪽엔 발렌시아를 홀로 두면서 말이죠. 시즌 중반 이후 433을 많이 쓰기도 했지만 이 때도 왼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우측 윙어도 우측에 머무르지 않으며 안쪽에서 플레이했습니다. 여전히 발렌시아는 아이솔레이션을 통해 자신이 잘 하는 것을 하였구요.
그렇게 첫 시즌을 끝내고 무리뉴는 다음 이적시장을 맞이합니다.
지난 이적시장에서 아시다시피 무리뉴는 4명의 선수를 원했고, 3명을 영입했습니다.
빌드업을 할 수 있는 센터백, 포백을 보호하며 포그바의 파트너로 뛸 홀딩, 즐라탄을 대신할 새로운 스트라이커. 그리고 진실은 알 수 없지만 수비적인 기여가 크고 직선적인 왼쪽 자원.
왼쪽 자원이라 표현하는 건 여전히 무리뉴가 원한게 왼쪽 윙어인지 풀백인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오른쪽 윙어였을 수 있죠. 오른쪽에서 직선적으로 뛰는 발 빠른 윙어일 수 있습니다.
어찌 되었건 무리뉴의 영입으로 인해 팀은 방향이 완전히 바뀌어버립니다. 좌-우가 바뀌게 되죠.
위에 언급했듯, 무리뉴는 비대칭 풀백과 더불어 아이솔레이션으로 우측 풀백인 발렌시아를 활용했습니다. 그러나 마티치의 영입으로 무리뉴의 아이솔레이션은 좌-우가 바뀌게 됩니다.
<선수 포지션에 써있는 WL, WR AC 이런거 신경 안쓰셔도 됩니다.>
마티치의 영입으로 포그바는 왼쪽이 아닌 오른쪽에 위치하게 됩니다. 그리고 포그바의 위에는 미키와 마타가 근접하게 위치하게되죠. 무리뉴는 플레이메이커 기질을 가진 이 3명의 선수를 밀집시키면서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에서 공격 기회를 창출하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우측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는 걸 좀 더 선호하는 왼발잡이 스트라이커 루카쿠의 존재로 맨유는 이전시즌과 달리 우측에 선수가 밀집하게 되죠.
이로 인해 반대편 왼쪽 윙어가 아이솔레이션 되고 이 곳에서 더 많은 마무리를 짓고자 했습니다.
실제로 맨유는 피니셔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고 인사이드 포워드를 능히 소화할 수 있는 두 명의 윙어가 있었죠. 마샬과 래쉬포드입니다. 팬들 사이에서 최근엔 마샬과 래쉬포드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더 많긴 합니다.
조금 안일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있죠. 그러나 그 선수들의 포텐은 높게 평가되고 현재 기량도 무리뉴의 왼쪽 인사이드 포워드로 뛰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이 선수들 보다 뛰어난 선수는 분명 많지만, 현재 맨유에서 그래도 든든한 포지션을 고르라면 이 두 선수가 있는 왼쪽 윙어겠죠. 분명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반영되었지만 다른 포지션에 비해 왼쪽 윙어를 굳이 영입할 필요성은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심지어 이제 산체스까지 합류하였죠. 더 바랄 수 있지만 보강이 가장 ‘덜’ 필요한 포지션을 고르라면 이 왼쪽 윙어 포지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무리뉴는 세 명의 플레이 메이커 성향의 선수들을 우측 하프스페이스에 밀집시키고, 그 위에 주 득점원인 루카쿠 그리고 반대편 왼쪽에 아이솔레이션된 왼쪽 윙어를 배치하여 루카쿠의 득점 부담을 줄여주는 전술을 채택했습니다.
지난 시즌과 현재를 비교할 때 눈에 띄는 변화가 한 번 더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산체스의 영입과 별개로 말이죠. 위에 언급했듯 무리뉴는 비대칭 풀백과 아이솔레이션을 통해 우측 풀백을 공격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이번 시즌 무리뉴가 포그바를 우측으로 돌리면서 아이솔레이션은 왼쪽윙어로 바뀌었지만 발렌시아가 여전히 우측에서 더욱 공격적인 건 사실이죠.
그러나 이런 전술에 약간의 변화의 조짐이 보입니다. 사실 지난 시즌부터 발렌시아에 대한 상대 팀의 대처가 조금씩 보이고 있습니다. 아이솔레이션과 밀집을 통해 상대 수비진의 무게중심을 한 쪽으로 몰았지만, 어느샌가 상대 좌측 윙어 혹은 풀백이 발렌시아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 모습이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후반으로 갈수록 집중력 저하로 공간이 생기고 있으나, 적어도 경기 초반엔 발렌시아 카드를 최대한 봉쇄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가장 대표적인 경기가 지난 시즌 스토크시티와의 리그경기입니다. 이 날 왼쪽 윙어로 출전한 아르나우토비치는 발렌시아를 상대로 상당히 수비적인 윙어 역할을 소화합니다. 아르나우토비치는 효과적으로 발렌시아에 대한 압박을 완급조절하며 그가 순간 가속을 하지 못하도록 공간과 타이밍을 주지 않았습니다.
지난 시즌 그 많고 많은 경기 중 제가 이 경기를 기억하는 건 오직 발렌시아가 아르나우토비치에게 애먹었기 때문이죠. 이 경기에서 발렌시아는 정말 보기 드문 왼발 크로스를 2차례 보여줍니다. 그만큼 아르나우토비치 뒤 쪽으로 쇄도한 후 컷백이 어려웠다는 의미죠.
이런식으로 상대 팀이 발렌시아의 영향을 조금씩 줄이고 있습니다. 분명 이번 시즌 발렌시아는 풀백치곤 많은 득점을 보여주며 풀백 전향 후 최다 득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득점이란 요소를 제외한 공격적인 부분의 스탯. 돌파, 키패스 등의 스탯은 확실히 떨어졌습니다. 지난 시즌 PL 최고의 우측 풀백들과 비교했을 때 뿐만 아니라 과거의 자신과 비교했을 때도 떨어진 수치가 보입니다.
개인 기량 저하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여전히 발렌시아는 후반전에 돌입하면 특유의 탄력과 컷백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상대방이 그만큼 발렌시아를 의식하며 대응하기 때문에 보여진 스탯 수치의 하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이 한 선수의 부상과 겹치며 의도치 않은 해결책까지 제시되었습니다. 애슐리 영의 기용이죠.
혹시 그거 아시나요? 애슐리 영이 언제부터 선발이었는지.
지난 시즌 첼시전에서 꺼내든 깜짝 변형 3백에서 왼쪽 윙백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던 애슐리영. 그 이후 조금씩 수비로 기용되었지만, 주로 우측에 기용되었습니다. 그런 애슐리영이 이번시즌부터 왼쪽 풀백으로 주로 기용되었는데, 그 시작은 공교롭게도 한 선수의 부상 시기와 겹칩니다.
바로 폴 포그바의 부상이죠. 폴 포그바의 부상은 한 선수의 기용으로 이어지는데 그 선수는 바로 펠라이니입니다. 펠라이니가 기용되는 타이밍에 애슐리영도 중용되기 시작합니다.
사실 이전까진 블린트가 무리뉴의 왼쪽 풀백 1옵션이었습니다. 블린트는 시즌 초반 맨유의 연승 행진의 왼쪽 풀백이었죠. 그런 블린트가 펠라이니의 기용과 동시에 사라지고 애슐리영이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팀의 무게 중심도 살짝 바뀌죠. 펠라이니는 아시다시피 발밑으로 공격을 전개해나가는 선수가 아닙니다.
박스로 들어가서 제공권으로 승부를 보는 선수죠. 이런 선수에게 최적화된 파트너라면 머리를 향해 크로스를 올려줄 수 있는 선수입니다. 그리고 그런 요소에서 가장 적합한 선수는 애슐리 영이죠.
실제 애슐리영은 반할감독 체제 ‘맨승사자’ 시절 새똥버프로 부활할 당시 펠라이니와 찰떡 궁합을 보여줬습니다. 그 당시엔 윙어였지만 무리뉴는 이번 시즌 애슐리영을 발렌시아보다 더 공격적인 풀백으로 활용합니다.
윙어처럼 홀로 왼쪽에 위치해 왼발-오른발을 자유롭게 쓰며 날카로운 크로스로 펠라이니와 루카쿠를 지원했죠.
이런 상황에서 발렌시아 또한 높은 위치까지 올라와서 방향 전환시 공격 작업에 개입했습니다.
사실상 무리뉴의 ‘비대칭 풀백’은 이 시점에서 의미가 없어지죠.
이미 무리뉴의 대표적인 전술인 ‘비대칭 풀백’은 깨졌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겐 또 다른 풀백 옵션이 생겼습니다. 정확히는 부활이죠.
드디어 루크 쇼가 복귀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기존 왼쪽 풀백들과 확실히 다른 자신의 장점을 보여줬습니다.
애슐리 영에게 유일한 아쉬움이라면 순간적인 폭발력과 골라인 활용 빈도입니다.
애슐리 영은 부드러운 양발 테크닉으로 상대 선수를 잘 녹이지만, 발렌시아나 루크 쇼처럼 폭발력이 장점인 선수는 아닙니다. 그리고 골라인을 향한 오버래핑보단 언더랲의 빈도가 월등히 높아 인사이드 포워드인 왼쪽 윙어들과 동선이 겹치는 모습을 보여주죠. 그 결과 왼쪽에서 짧게 들어오는 컷백은 사실상 전무합니다.
루크 쇼는 애슐리 영이 보여줄 수 없는 장면들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입니다.
왼쪽 윙어들과 시너지를 끌어 올리면 더 좋은 케미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죠.
순간적인 폭발력과 낮고 빠르게 깔아주는 컷백은 오른쪽에서 하프스페이스를 건너 박스로 진입하는 마타나 린가드와 같은 옵션들에게 상당히 유용한 키패스가 될 수 있습니다.
펠라이니가 없는 맨유는 피지컬 대비 제공권이 강력하진 않습니다. 루카쿠가 헤더로 많은 득점을 보여줬지만 확실한 옵션으로 보긴 어렵죠. 그런 의미에서 애슐리 영의 높은 크로스는 확실히 펠라이니가 있을 때 그 가치가 올라갑니다. 오히려 펠라이니가 없는 상황에선 루크 쇼의 컷백이 더 유용하죠.
위에 언급했듯 무리뉴의 비대칭 풀백은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루크 쇼- 발렌시아가 동시에 기용되면 양 풀백은 클래시컬한 윙어처럼 터치라인과 골라인을 향해 뛰는 장면을 양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풀백이 양쪽에 기용될 때 우리에게 떠오르는 전술 한가지가 있죠. ‘라 볼 피아나’입니다.
포그바가 결국 왼쪽으로 돌아왔습니다. 시즌 초반 마티치의 영입과 함께 우측에서 주로 플레이 했지만, 마티치와 함께 뛰어도 볼을 받는 위치는 왼쪽으로 돌아왔습니다. 수비적인 포지셔닝은 우측에서 형성하지만 공격작업은 왼쪽에 치우쳐서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3미들 체제의 433 전술에선 왼쪽 메짤라로 기용되고 있는 포그바입니다. 포그바가 기존에 못하진 않았습니다. 언제나 우리에게 신선함을 가져다 주었죠. 그런 포그바가 왼쪽 메짤라로 기용되자 많은이들이 감탄을 했습니다. 미드필더가 경기를 캐리하는 모습을 수차례 보여주었고, 3미들로 기용된 경기 다음날 언론들은 ‘포그바가 돌아왔다’ ‘포그바가 드디어 맞는 옷을 입었다’ 등 온갖 찬사를 쏟아냅니다. 포그바가 왼쪽 메짤라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인다는 건 의심할 필요가 없는 팩트입니다.
그런 메짤라로 안정감을 갖기 위해선 4231보단 433이 더 적합한 전술이고, 최근 요빌타운과의 경기에서 그의 우측을 책임질 에레라도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에레라는 왕성한 활동량과 스패니쉬 특유의 패스 & 런, 우측 윙어처럼 쇄도하여 올리는 크로스와 박스 침투까지 포그바가 왼쪽에서 보여준 모습을 에레라는 우측에서 좀 더 수비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는 이제 마티치가 커버하겠죠.
2선에 기용할 선수가 한명 줄어드는 건 아쉬운 부분이지만, 포그바의 퍼포먼스는 어쩌면 2선 한명의 기여도를 훨씬 능가할 수 있습니다. 그에게 더 많은 자유도를 부여할 수 있다면 맨유에겐 4231보다 433이 수비적이나 공격적으로 더 안정된 전술일 수 있겠네요.
완벽한 6번은 없습니다. 그러나 마티치가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마티치는 수비 지역에서 빌드업을 할 때 3선보다 내려서서 센터백들과 나란히 위치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쓰리백의 왼쪽 센터백처럼 내려와서 빌드업에 관여하고 왼쪽 풀백은 그것을 믿고 하프라인까지 전진하죠. 이는 전형적인 라 볼 피아나 형태입니다.
맨유에서 빌드업이 그나마 되는 로호도 돌아왔습니다. 마티치가 왼쪽으로 빠져서 빌드업을 하기 때문에 로호가 중앙에 위치할 것이며, 이는 우측 라인으로도 공을 전개하는 것이 수월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이까지 복귀한다면 좀 더 빠른 빌드업이 가능할 수 있죠. 좌-우로 쭉쭉 뻗어나가는 롱패스가 있어야만 라 볼 피아나는 아닙니다. 형태를 가져갈 수 있다면 이 또한 전술이죠. 라 볼 피아나는 공간을 점유하고 수적 우위를 취하기 좋은 전술입니다. 전술의 융통성을 가져가기 이상적인 형태의 전술이죠.
433에서 343이 될 수 있고 한 쪽 윙어가 중앙으로 들어와 페네트레이션을 함으로 부분적으로 352 형태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경기장의 흐름을 리딩할 수 있는 중심 선수가 있으면 팀의 무게중심을 유동적으로 이동하는 것 또한 유기적이며 선수들 사이에 수많은 삼각형을 형성하여 패스 루트 또한 많이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점유-수비-공격 오버래핑 컷인 리흐벗플레이까지 한 포메이션으로 다양한 카드를 꺼내드는데 가장 최적화 된 전술이죠. 이런 전술을 효과적으로 해낼 요소를 맨유가 점차 갖춰가고 있습니다.
플레이메이킹이 가능한 메짤라가 존재하고, 홀딩이 있으며, 직선적인 풀백이 양쪽에 있습니다.
투톱을 형성할 수 있는 윙어 마샬, 래쉬포드 산체스가 존재하고 하프스페이스를 넘어 중앙에 들어으며 풀백과 중앙 미드필더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리흐벗플레이어 마타와 린가드 또한 존재하고 이들은 이 위치에서 10번으로 뛸 수 있습니다. 중원 전 영역을 커버하고 빠른 소유권 탈환으로 숏 카운터를 전개할 수 있는 에레라도 존재하며 굳이 이 전술에 필요한 마지막 퍼즐을 꼽으라면 더 매끄러운 빌드업이 가능한 센터백이 필요하다 정도겠네요. 이 또한 바이의 복귀나 린델로프의 적응으로 시간이 있으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무리뉴는 여러 클럽에서 성공한 명장입니다. 그리고 그 클럽마다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자신의 컬러가 어느정도 유지되었죠. 지금 무리뉴의 맨유는 그 느낌이 또 다릅니다.
지금 언급한 라 볼 피아나가 실제로 이루어진다면 이는 기존의 라 볼 피아나와는 또 다르고 무리뉴의 기존 전술과도 약간의 차이가 생깁니다.
말 그대로 ‘무리뉴의 맨유’만의 시그니처한 전술이 되는 것이죠.
라 볼 피아나는 어느정도 대처법이 있습니다. 전방으로 강한 압박이라던지, ATM처럼 강력한 두 줄 그물 형성 후 유기적이며 빠른 역습 등, 찾아보면 그 대처가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그런 라 볼 피아나에 무리뉴의 아이솔레이션과 부분적인 비대칭 풀백을 활용하면 상대 감독 입장에선 빠른 변화를 가져가기 어렵습니다.
우린 이미 그런 경기를 한 차례 봤죠. 지난 시즌 첼시전이 그러한 경기 중 하나입니다.
지난 시즌 첼시전은 베이스를 뜯어보면 라 볼 피아나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런 형태의 전술에 에레라를 마킹맨으로 활용하고 홀딩 대신 왼쪽 풀백 다르미안을 더 안쪽으로 들어오게하여 변칙적인 쓰리백을 형성하였죠. 또한 영을 왼쪽 윙어와 윙백을 겸하게 하며 아이솔레이션을 우측이 아닌 왼쪽으로 가져갔습니다.
<좌측은 정상적인 라인업-포메이션/ 우측은 실제 경기에서 보여준 변형 라볼피아나 전술>
지난 시즌 최고의 경기로 손꼽히고 전술적인 분석글이 많았던 첼시전에 대한 제 분석은 이러합니다.
라 볼 피아나에 무리뉴를 덮은 맨유의 시그니처 전술.
우린 이런 전술을 앞으로 더 볼 수 있습니다. 우리 감독은 세계 최고의 명장이거든요.
생각보다 개인적인 일이 겹쳐 오랜 시간 끝에 올리게 되네요. 그 사이 많은 경기들이 있었고, 이미 산체스가 데뷔를 했기에 산체스의 유나이티드에 관한 글은 다음으로 미룰려고 합니다. 무리뉴는 자신만의 축구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른팀들이 모두 사용하는 두 줄 수비를 간격을 더 좁혀 거의 1선으로 수비를 하는 방식을 최근 보여주고 있죠. 중거리 슛에 대한 견제만 2선이 빠르게 앞으로 나아갈 뿐 사실상 한 줄로 수비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무리뉴의 유나이티드가 거듭 진화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우리에겐 월드클래스 선수 1명이 새로 합류했죠. 당연히 또다시 변화가 생길거라 생각하여 위와 같은 글을 써봤습니다.
이 글이 여러분과 축구를 얘기하는 또 다른 소통의 장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