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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혁렬 Jul 12. 2018

Reverse, 산체스 영입의 목적.

- 17/18 후반기 전술 review 

안녕하세요, 현재 Naver 공식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서포터 카페에서 활동중인 이혁렬입니다.

카페에서는 '클라기' 라는 아이디로 활동하고 있죠. 

첫 글로 지난 겨울이적시장에 영입된 산체즈를 통한 전술적 변화 그리고 진행중인 여름이적시장을 다뤄봅니다.


*해당글의 통계자료는 지난 맨유 경기를 모두 보며 제가 직접 카운트한 자료입니다. 사람의 손으로 하다보니 수치상의 작은 실수가 있을 수 있는 점 미리 양해구하며, 엑셀을 생활화하겠습니다.

** 추가로 어시스트의 경우에는 조금 관대한 카운트를 했습니다. 가령 사실상 0.9골인 패스이지만 도움 규정상 인정되지 않은 경우일 때, 해당 칼럼에선 도움으로 처리했습니다. 실제 통계사이트의 수치와 제가 카운트한 수치는 약간의 차이가 발생하는 점 알려드립니다.


# 'AS7' 우측인가 좌측인가


지난 겨울 이적시장, 가장 핫한 클럽은 역시 아스날이었죠. 아스날의 실질적 두 에이스인 산체즈와 외질이 모두 FA를 앞두고 재계약과 이적의 갈림길에 서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외질은 재계약을, 산체즈는 이적을했죠.

산체즈가 이적을하자 많은 팬들은 그가 '우측' 에서 활용 될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하죠, 맨유의 좌측은 절대 약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샬-래쉬포드 그리고 간간히 좌측에 기용되는 린가드는 산체즈 이적 전까지 많은 스탯을 쌓았고, 승리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직접적인 스코어러로서 말이죠. 그러나 우측의 마타는 경기 운영에는 많은 관여를 했지만 스탯상으론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만약 보강이 필요하다면 이는 좌측보단 우측이기에 산체즈가 우측에서 뛰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한 상황이었죠.


실제 산체즈가 이적하기 전, 주로 좌측 윙어로 뛰던 마샬과 래쉬포드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마샬은 10득점 10어시스트, 래쉬포드는 8득점 6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중이었습니다.

산체스 이적 전 35경기 중 맨유는 71득점을 기록했습니다.  그 중 최전방 공격수 루카쿠의 17득점으로 최고 득점자였습니다. 비율상 왼쪽 윙어들의 득점력이 절대 부족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죠.
(물론 래쉬포드의 득점에는 컵대회 최전방 공격수 득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무리뉴는 산체스의 영입을 강행합니다. 

왼쪽 윙어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무리뉴는 산체스를 영입하였고, 그를 왼쪽에 기용했습니다.

그 결과 왼쪽 윙어들은 출전기회를 잡을 수 없었고, 출전하더라도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 우측윙어로 기용되었습니다. 산체스와의 공존을 위해서죠. 그 결과 기존 좌측 윙어인 마샬과 래쉬포드는 전반기와 너무 비교되는 후반기를 보냅니다.


결과적으로 산체스의 영입은 실패로 판단됩니다. 주관이 개입된다면 좋은 영입이라 말하겠으나, 객관적 지표를 살폈을 때, 산체스의 영입이 실패임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주관이 개입되었을 떄 좋은 영입이라는 것은, 겨울 이적시장의 이적임을 고려하고 무리뉴가 다가오는 시즌에 산체스를 더 잘 사용할 거란 개인적인 판단 때문이죠.

<모든 지표에서 산체스 이적 후 하락세를 보인다>


# 글의 목적, 산체스의 평가가 아닌 '이유'.


이적 당시 상황을 생각하고, 결과를 살폈을 때 무리뉴가 산체스를 영입할 필요성을 바로 떠올리기 쉽지 않았습니다. 이미 흥하고 있는 좌측을 산체스에게 내주고 거둔 성적표는 초라하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결과론적인 통계적 수치를 통한 접근이 아닌, 문제인식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고려할 사항은 역시 '겨울 이적시장' 의 특징이죠. 겨울 이적시장은 여름이적시장에 비해 총 시장 규모는 작지만, 거래 하나하나는 굵직한 경우가 꽤 많습니다. 시즌 중간의 이적이기 때문에, 이적료가 크게 발생하며,  이적팀의 팀 컬러를 맞춰야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큽니다. 그럼에도 겨울이적시장에서 감독들이 선수를 영입하는 건, 이 선수를 놓쳐서는 안되거나, 본인이 계획한 시즌 플랜을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수정해야할 경우죠.


산체스의 경우에는 2가지 모두 해당된다고 봅니다. 먼저 산체스는 '월드클래스' 에 손색이 없는 선수입니다. 개인마다 평가의 잣대가 다르겠으나, 바르셀로나, 아스날 그리고 칠레 대표팀까지 그가 보여준 퀄리티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또한 산체스는 위닝 멘탈리티와 승부욕, 투지가 넘치는 선수입니다. 간혹 마샬과 래쉬포드가 필드에서 보여주는 열정 없는 모습과는 상반된 선수이죠. 팀 전체에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는 투지를 갖춘 선수이기에 무리뉴는 그의 영입을 추진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플랜 A를 수정해야 하는 경우. 이를 위해선 무리뉴의 17-18 시즌 plan A를 살펴야겠죠.

https://brunch.co.kr/@king978/2

최초로 발행한 브런치 글, 17-18 시즌 전반기 전술 리뷰입니다. 

해당글을 참고하시면 이 글을 읽는데 도움이 되실 거 같네요.

해당 글에서 다룬 그림입니다. 무리뉴의 전술 핵심 2가지는 비대칭 풀백과 Isolation-to-overload 입니다.

비대칭 풀백을 간략히 언급하면, 4백의 양 풀백 중 한 선수는 공격적 성향을 가지고, 반대편 선수는 수비적 성향으로 밸런스를 잡아주는 무리뉴의 풀백 전술입니다.

위 왼쪽 사진에서 보실 수 있듯, 무리뉴는 자신의 첫 시즌에는 주로 발렌시아를 위한 아이솔레이션과 비대칭 풀백을 선택했습니다. 우측 풀백인 발렌시아는 사실상 윙어처럼 활동하고, 왼쪽 풀백인 다르미안은 수비적인 플레이로 밸런스를 맞춰주었죠.


Isolation- to - overload는 우리말로 고립-과포화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네요. 보통 아이솔레이션이라 표현하며 주로 농구에서 사용되는 전술입니다. 경기장을 횡으로 잘랐을 때, 한 쪽 측면으로 선수들을 집중시켜 상대의 수비 또한 집중시키고, 반대편에 한 선수를 배치하여 선수에게 자유도를 부여하며 키패스를 제공하는 전술입니다. 이 전술은 주로 현 맨시티의 감독인 펩 과르디올라가 사용하였죠.

뮌헨 감독 당시 로벤을 이용한 아이솔레이션 전술 사진입니다. 

무리뉴 또한 이번 시즌 전반기에는 마티치의 영입으로 포그바를 왼쪽이 아닌 우측으로 보내고, 우측으로 이동한 포그바-마타-미키타리안. 플레이메이커 성향을 가진 3명의 선수가 우측으로 밀집되어 페네트레이션을 가져가는 Overload를 구사했으며, 반대편에는 스코어러의 기질을 갖춘 반대발 윙포워드 마샬-래쉬포드를 배치하여 득점을 노렸습니다. 

좌측 사진은 17-18 시즌 유나이티드의 개막전 경기의 패스맵입니다. 보시다시피 우측 하프스페이스에 미키-마타-포그바가 삼각편대를 형성하고, 그 앞에는 스트라이커 루카쿠가 있습니다. 그리고 2선 윙어인 래쉬포드가 루카쿠보다 더 전진한 위치에 있죠. 아이솔레이션을 통한 좌측 윙어의 1 대 1 상황 조성.


왼쪽 윙어인 마샬-래쉬포드의 개인 기량을 극대화시키며 효율적인 페네트레이션을 가져갈 수 있는 전술을 위해 무리뉴는 아이솔레이션을 선택했으며,  이런 전술적 선택에 보답하듯 시즌 초반 마샬과 래쉬포드는 좋은 스탯, 좋은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그럼에도 무리뉴가 산체스를 선택한 것은, 위의 plan A를 변경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에는 한 선수의 부상, 한 선수의 부진 그리고 한 선수의 각성이 관여합니다. 

무리뉴 체제에서 가장 확실한 센터백인 바이의 부상과, 미키의 부진 그리고 영의 각성이죠.

바이의 부상으로 무리뉴는 센터백 라인의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고, 이는 발렌시아의 비대칭 풀백에 변화를 주게 됩니다. 물론 발렌시아가 직접 골을 기록한 장면은 예전에 비해 많이 나왔지만, 발렌시아의 공격적 기여는 결국 그의 뒤를 바쳐줄 센터백의 커버를 필요로 합니다. 바이는 빠른 발과 뛰어난 커버능력으로 수비 전 지역을 커버하며 무리뉴의 센터백 1순위로 자리매김합니다. 그러나 바이의 부상으로 발렌시아는 뒷공간의 부담감을 느꼈고, 예전만큼 전진할 수 없게 되었죠. (위 링크의 글에 나온 내용입니다. )


또한 시즌 초 10번으로 활약하던 미키가 경기력을 이어가지 못했고, 포그바가 잠시 부상으로 이탈로 자신과는 상반되는 펠라이니가 기용되며 시너지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https://blog.naver.com/king978/221167500776

제 개인 블로그에 작성한 글입니다.  펠라이니는 박스로 직접 침투하여 피지컬로 상대를 압박하는 선수입니다. 이 경우 상대 수비진은 뒤로 물러나게되고, 미키타리안이 활동할 뒷공간이 사라지게 됩니다.

이런 전술적인 문제와 폼의 저하가 맞물려 미키는 맨유에서 자리를 잃게되죠.


그런 상황에 맞물려 애슐리 영이 왼쪽 풀백으로 대활약을 보입니다. 실제 시즌이 끝난 후 BBC에서 선정한 최고의 왼쪽 풀백으로 선정되었고, 삼사자군단의 월드컵 주전 왼쪽 윙백으로 출전하게 되죠. 애슐리 영은 원래 반대발 윙어로 감아차기가 장기였던 선수였습니다. 그러나 무리뉴 체제에서 윙어로서 경쟁력을 잃었고, 풀백 서브로 뛰고 있었죠. 그랬던 영이 수비적 능력의 향상과, 양발의 밸런스 그리고 드리블 패턴을 통해 좌측 풀백 1순위로 거듭납니다. 영의 플레이 스타일은 기존의 풀백들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기존의 풀백들이 조금 직선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반해, 영은 윙어처럼 안쪽으로 접는 플레이를 많이 보여줬죠. 

왼쪽 윙어들도 영과 동일한 스타일이기 때문에 동선이 많이 겹치기 시작했고,  득점력은 떨어져도 더 양질의 크로스를 제공하는 영이 결국 윙어들의 공격적 역할까지 수행하며 홀로 왼쪽을 책임집니다. 

이런 전술적인 요소가 기존 윙어들의 입지를 축소시켰고, 산체스 영입의 필요성을 제공합니다.


산체스는 마샬 래쉬처럼 드리블과 속도로 상대 측면을 허물고 직접적인 득점 찬스를 창출하는 선수로 영입된 선수가 아닙니다. 산체스는 측면에 위치한 플레이메이커로 영입된 선수입니다. 산체스는 미키처럼 플레이메이킹에 관여하며 경기를 컨트롤하는 자원입니다. 산체스의 영입 후 유나이티드의 전반적인 지표는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활약을 이어간 선수도 있죠. 최전방의 루카쿠입니다. 루카쿠는 산체스 이적 전- 후 경기당 0.5골 정도의 득점력을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포그바는 결국 433 혹은 4231에서 우측이 아닌 좌측으로 돌아왔습니다. 반대편인 우측 윙어는 린가드나 마타가 기용되었죠. 

(간혹 마샬-래쉬와 산체스의 공존을 추구한 경기를 제외하고)


이를 통해 맨유는 Plan A를 수정하게 됩니다. Reverse, 반대로 뒤집게 되죠.

<좌 : 스타팅 라인업 / 우 : 실제 활동 영역, 반전된 Isolation>

우측 윙어인 마타 혹은 린가드가 10번자리까지 접근하고, 산체스와 포그바는 왼쪽 하프스페이스를 공유하는 Overload, 페네트레이션을 통해 경기를 풀어나갑니다. 영은 하프스페이스에 있는 산체스를 대신해 실질적으로 반대발 윙어 역할을 수행해주고, 최전방 스트라이커인 루카쿠를 중앙-우측으로 포진시키는 아이솔레이션을 택한 것이 이번 시즌 후반기 무리뉴의 전술이라 생각합니다. 


위의 미키타리안 관련 글의 링크에서 언급한 내용입니다.

'포그바는 미끼가 되어줄 10번을 필요로 한다.' 마샬과 래쉬포드는 그런 10번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전형적인 윙포워드로 뛰는 선수일 뿐 10번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죠. 산체스는 다릅니다. 산체스는 이제 좌측에 치우친 10번 선수로 평가해야합니다. 무리뉴는 전반기에 미키와 포그바의 시너지를 우측 하프스페이스에서 발휘하고자 했었고, 후반기에는 산체스와 포그바의 시너지를 좌측 하프스페이스에서 발휘하고자 했습니다. 비대칭 풀백의 변화와 맞물려 경기를 주도하는 스페이스의 방향을 다시금 설정한 것이죠.


이런 노림수로 접근했으나, 사실 결과가 좋진 않았습니다. 산체스와 포그바는 동선의 겹침을 자주 연출했고, 효율적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포그바가 우측으로 빠지자 서로간의 시너지가 발휘되었죠. 다시금 포그바와 산체스를 같은 하프스페이스에 위치시킬 것인지, 아니면 반대로 위치시킬 것인지.

이 결정이 다가오는 시즌의 가장 중요한 요소겠군요.


# 글을 마치며, 다음 글에 관하여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카페에서 작성할 땐 그래도 제 이전 글들을 읽어주셨을 거란 전제를 어느정도 깔고 쓰다보니 생략하던 것도 이번엔 다 써야하니 양이 상당하군요. 조금 내용을 컴팩트하게 작성하도록 분발하겠습니다. 다음 글은 어떤 것이 먼저일지는 모르겠지만, 프리시즌 콜업된 유스선수들의 소개 혹은 이적시장 탑 타겟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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