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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공간 Apr 01. 2022

신포동 거리에서 떠나는 시간여행

노포부터 인천맥주까지


 우리의 근대사가 살아 숨 쉬고 있는 신포동 거리. 그 골목에서 오랜 세월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노포부터, 인천만의 맥주를 만드는 새로 생겨난 맥주 양조장 인천맥주까지.

 신포동 거리의 낡고 빛바랜 근대건축물들은 더 이상 사람들의 발걸음을 꺼리게 만드는 요소가 아니다. 여기저기 둘러보며 걷다 보면 눈이 즐거워지는 곳, 신포동.


신포동으로 특별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신포동은 처음으로 서구 문물을 받아들인 개항장과 인접해있는 동네로, 인천시 중구에서 가장 번화했던 시절이 있던 곳이다. 과거, 바다로 통하는 내가 있어서 순우리말로 터진개, 한자로 탁포라고 불렸는데, 1946년 ‘새롭게 발전하는 포구’라는 뜻에서 신포동이 됐다.



 이 일대는 개항기 인천에서 가장 먼저 신문물이 유입된 곳으로 외국인 치외 법권 지역이 형성되기도 했다. 특히 제물포항을 통해 외국 문물이 가장 먼저 유입되고, 일본, 중국 등 조계지가 조성됐던 한국 근대사의 살아있는 역사라 할 수 있다. 또 홍예문, 성당, 우체국, 은행 등의 역사적인 건축물을 볼 수 있다.



 개항로 서쪽 끝인 신포공영주차장부터 경동사거리까지의 신포 문화의 거리는 1990년대 초반까지 명실상부 인천의 쇼핑 1번지였다. 국내에서 잘 알려진 유명 의류 브랜드의 직영점이나 대리점이 이 거리에 모두 입점해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신포시장과도 골목으로 연결돼 있어서 쇼핑을 위해 찾아온 유동인구가 상당한 편이었다. 다만 상권이 쇠락하면서 금강제화 등 일부 브랜드는 이 지역을 떠나 주안이나 구월동, 부평 등 다른 부도심으로 점포를 옮기기도 했다. 그래도 현재까지 중구, 동구 일대에서 각종 의류 브랜드의 직영 대리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은 이 거리가 유일하다.



 1980년대부터 침체에 빠지기도 했지만, 인천 중장년층에겐 여전히 사랑받는 동네이다. 오래된 노포와 새로 생겨난 소포가 공존하고 있는 거리 풍경도 재미있는 곳이기도 하다. 역사와 문화 또 추억과 향수가 서린 곳이 인천 신포동이라 할 수 있다.




신포국제시장과 노포



 신포동하면 신포국제시장을 빼놓을 수 없는데, 이미 시장 안의 신포닭강정은 동네의 명물이다.



 신포동의 골목골목 자리하고 있는 노포들은 오랜 시간 동안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다복집, 대전집, 명월집, 일미정 등이 대표적이다.



 신포동 하면 추억의 칼국수 골목도 빠질 수 없다. 1970년대에 신포동 일대에 형성된 칼국수 골목은 저렴한 가격에 뜨끈하게 배를 채우기에 좋아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곳 칼국수 골목에서 맛볼 수 있는 칼국수는 튀김가루를 고명으로 올려 독특한 맛을 자랑한다. 현재는 맷돌칼국수와 골목칼국수, 딱 두 곳이 남아있다.


 놀 거리, 볼거리, 먹을거리를 모두 갖추고 있는 곳, 신포동. 또 근대의 모습이 살아 숨 쉬는 곳, 그 의미를 알고 나면 우리의 아픈 역사도 또 한 번 자연스레 돌아보게 된다.




신포동 장소 Pick

1. 명월집



 1966년부터 자리 잡고 있는 김치찌개 백반집 명월집이다. 메뉴는 김치찌개백반 딱 하나지만, 일당백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오랫동안 어르신들이 찾는 맛집으로, 신포동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없어서는 안 될 노포이다.

 

 주문하면 인원에 맞게 밑반찬과 공깃밥, 숭늉을 주신다. 이곳은 독특하게 김치찌개가 셀프다. 김치찌개에 들어 있는 고기도 잡내 없이 부드럽고, 먹고 싶은 만큼 담아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밑반찬들도 손이 안 가는 것이 없을 만큼 밥도둑만 모여있다.


 내부는 안쪽까지 넓게 이어져 있고, 테이블이 많아서 혼밥을 해도 좋고, 한식이나 백반을 좋아하는 한식파 친구와의 방문도 추천한다. 실패 없는 한식집, 신포동 명월집이다.



2. 인천맥주



 동인천에 오면 친숙하게 볼 수 있는 개항로 라거 포스터. 인천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개항로 라거를 비롯한

다양한 IPA 등의 수제 맥주를 만들고 판매하는 인천맥주다. 이곳에서는 맥주를 판매하기도 하지만 가게 앞에서 길맥도 할 수 있다는 사실. 동인천 개항로의 힙한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포스터의 주인공은 이 일대 간판을 그리셨던 미술가 최명선 어르신이고, 개항로 글씨체는 50년 넘게 목간판을 만드는 공예사 전종원 어르신의 작품이라고 한다. 동네 어르신들과 함께 만들어낸 작품 그리고 맥주, 전부 멋스럽다.


 인천맥주에는 맥주뿐만 아니라 맥주 전용잔, 선물세트, 굿즈 등도 판매하고 있다. 인천맥주에서 시원하고 맛있는 인천 대표 수제 맥주도 마시고,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신포동 거리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




ⓒ로컬스트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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