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포동 하면? 오래된 노포!
명월집, 일미정, 경인면옥
노포란 대대로 물려내려 오는 아주 오래된 상점이라는 뜻이에요.
늙을 노, 老
펼 포, 鋪
노포의 한자 뜻을 그대로 풀면 '늙은 가게'가 되는데, '노련한 가게'라는 뜻으로도 적용된다고 해요. 오늘은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치는 곳 중에서 오랜 시간 맛을 유지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노포 3곳을 소개해드릴게요.
명월집
신포동에 위치한 이곳은 1966년부터 3대째 이어가고 있는, 인천의 노포 명월집이에요. 메뉴는 단 하나, 김치찌개백반 딱 하나지만 김치찌개가 일당백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에요.
가게 내부는 넓고 길었고, 통로 양쪽으로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어요. 테이블은 4인 테이블석으로만 구성되어 있었는데, 인원 상관없이 혼자 와도 4인 테이블에 앉으면 된답니다.
명월집은 독특하게 김치찌개가 셀프예요. 석유곤로 위에서 김치찌개가 끓고 있는데, 돼지고기를 넣고 끓여서 그런지 고소한 냄새가 안을 가득 채우고 있어요.
반찬은 총 8개입니다.
두부조림, 꽁치조림, 제육볶음, 호박볶음, 무생채, 깻잎조림, 가지무침, 계란말이
야채, 고기, 생선이 빠짐 없이 있어요.
김치찌개는 오래 끓인 만큼 깊은 맛이 그대로 느껴져요. 단맛이나, 인공 조미료 맛이 아니라 담백하고 고소한 맛의 김치찌개 맛이에요. 김치찌개 안에 있는 고기 또한 질기지도, 잡내가 나지도 않고 맛있답니다. 테이블이 많아서 혼밥을 하기에도 좋고, 푸근하고 든든한 한 끼를 원한다면 명월집을 추천합니다.
일미정
신포동에 위치한 일미정은, 신포국제시장 근처에 있는 30여 년 노포 한식 맛집이에요. 건물 외관부터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노포의 분위기가 풍겨요.
일미정 메뉴판입니다. 일미정의 대표 메뉴는 불고기 백반인데, 불고기 백반은 2인 이상 주문 가능하니 방문하시기 전에 참고하세요.
외관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느껴지는 예스러움. 오후 시간에 가서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평일 점심에는 직장인 분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해요.
일미정의 육개장은 매콤함 보단 구수한 짭조름함이 있어요. 자극적이지 않아서 속도 편안해지는 느낌이에요.
당면이랑 파가 가득했는데 푹 끓여 나와서 그런지 정말 부드러워요. 특히 달걀이 많이 들어가서 달걀의 고소한 맛도 많이 느껴지고, 중간중간 씹히는 고기 식감도 훌륭해요. 전체적으로 할머니가 해주신 집밥 느낌이 나서 시골에 놀러 온 듯한 느낌이 든답니다.
반찬은 큼지막하지 않고 잘게 잘려 나와서 먹기 좋아요. 김치는 평범하지만, 들기름을 잔뜩 두른듯한 시금치와 짭짤한 오이소박이가 정말 맛있답니다.
저렴하게 맛있게 불고기와 육개장을 먹을 수 있는 곳, 일미정. 신포동 노포를 찾는다면 꼭 들러보시길 바랍니다.
경인면옥
인천 신포동에서 70년 이상을 지킨 평양식 냉면 맛집, 경인면옥은 무려 3대째 전통을 이어온 집이라고 해요.
경인면옥은 1944년에 종로에서 오픈했다가, 1946년에 이전해서 이쪽 신포동 거리로 왔어요. 경인면옥의 메뉴판에는 신포동거리의 옛날 모습과 경인면옥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적혀있어요.
경인면옥 내부는 크고 깔끔하고 쾌적해요. 각 테이블마다 식초, 겨자, 소금, 설탕, 후추가 있어요. 음식을 주문하면 무채와 따뜻한 육수를 주는데 이 따뜻하고 묵직한 육수가 정말 맛있어요. 차가운 것을 먹기 전에 속을 달래주는 느낌이에요.
70년 전통의 경인면옥의 평양냉면입니다. 메밀면을 풀으니 메밀 특유의 향기가 살짝씩 올라와요. 면이 질기고 찰지다는 느낌보다는 오돌오돌한 식감에, 먹을 때마다 면이 끊어지는 느낌이 있어요. 평양냉면에는 가위가 필요 없단 소리가 괜히 나온 게 아니에요. 고명으로 있는 오이는 소금에 절인 건지 짭짤했고, 얇게 썰려 나온 고기는 파슬파슬한 식감이었어요. 식초를 살짝 두르고 동치미 무랑 같이 먹으면 더욱 맛있습니다.
인위적이고 강한 맛이 없어 다소 심심하게 느낄 수 있으나 담백한 맛이 매력적인 경인면옥. 평소 평양냉면을 좋아하거나, 70년 전통의 맛이 궁금한 분들께 경인면옥을 추천드립니다.
ⓒ 로컬스트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