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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완짹슨 Jul 04. 2021

해외에 거주하는 韓人은 조심해야 하는 존재일까?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사실들에 대해서.

원더걸스에서 배우로 변신한 안소희는 영화 '싱글 라이더'에서 호주 한인들에게 환전 사기를 당해 이병헌에게 도움을 청하는 워홀러로 등장을 한다. 결과적으로 죽음을 맞이한 안타까운 결말과 영화의 전개가 웬만해서는 눈물을 쏙 빼놓는 영화이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이 영화가 해외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는 한인들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만을 부각해 주는 영화로 남을까 봐 다소 우려스럽기도 했다. 


나는 많은 국가를 여행한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내가 방문했던 국가에서는 항상 한인이라는 존재들을 경험했다. 유럽 대부분 국가에는 한인 민박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숙소가 운영 중이고 동남아는 한인들이 운영하는 여행사를 통해서 편안한 휴가를 보내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는 한인이 없겠지?라고 생각했던 미얀마에도 생각보다 많은 한식당과 한인들이 거주 중이었다. 아참, 튀니지하고 모로코에서는 못 봤다. 



외국 나가면 한국 사람 조심해라!

'외국 나가면 같은 한국사람 조심해라'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제는 하나의 어록처럼 떠돌아다니는 이 말는 도대체 어디까지 진실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좀 더 주관적인 요소를 반영하자면 맞음에 20% 틀렸다에 80%가 아닐까? 다만 이는 통계적으로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점은 있을 수 있다. 


영화 속 배경이 된 호주부터 살펴보자. 호주는 한 때 매년 3만 명이 넘는 청춘들이 워킹 홀리데이행을 택하는 국가이면서 동시에 어학연수와 여행으로도 인기가 많은 국가였다. 게다가 영주권 취득이 비교적 수월한 국가여서일까?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 단기간 호주를 방문하는 청춘들과 호주를 터전 삼아 살아가는 교민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도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한인들이 없고 워킹 홀리데이가 불가능한 국가에서는 그런 문제가 자주 발생할 일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인이 거의 없는 국가에서는 조심할 일도 거의 없지만 한국인들이 많은 나라에서는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다. 다시 이야기 하자면 한국에서도 결국 조심하게 되는게 한국인 아니던가?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틀린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기업 주재원과 현지 교민의 차이점

우선 이것을 먼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데 바로 주재원과 교민의 차이점이다. 이 차이점을 구분하지 않고 그저 해외에 있는 한국인을 뭉뚱그려서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해외에서 살고 있는 사람으로 정립해서는 안 된다. 이 둘의 제일 큰 차이점은 '기업 주재원은 현재는 이곳에서 살고 있지만 언젠가는 떠날 사람'이고 한국으로 돌아갈 사람들이다. 반대로 '교민들은 쭉 남아서 살아갈 사람들'이다. 


이렇듯 그들은 한인이라는 이름 아래 이렇게 다른 카테고리로 분류가 된다. 기업 주재원의 경우는 한국 회사에서 해외 근무에 대한 보상과 이에 따른 복지를 제공된다. 이에 반해 현지 교민들은 현지 채용(대기업 주재원이 현지 국가에서 현지 사정이 밝은 한국인을 현지 조건으로 채용하는 경우)을 제외하면 대부분 현지에서 발생하는 수입만으로 생활을 해야만 한다.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바로 이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주재원과 다르게 사실상 현지 자영업자과 다를 바 없는 그들 중 일부는 새로운 국가에 막 발을 들인 청춘들이나 이곳에서 터를 잡고 새 출발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컨설팅을 핑계 삼아 접근해서 문제를 만들기도 한다. 


그러한 이유로 대기업 주재원이 전체 한인의 90% 이상을 이루는 인도에서도 역량이 부족한 현지 교민이 컨설팅을 이유로 문제를 일으킨 사례가 있었는데 반대로 교민의 비율이 훨씬 높은 호주 그리고 내가 거주했던 대만은 말할 것도 없다. (확률적으로 더 높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나 또한 대만에서 신입이던 시절에 알게 된 분은 나의 동의를 구하지도 않고 본인이 운영하는 한식당 점장으로 채용을 당하기도 했고(결국 가지는 않았지만) '너는 내 말만 듣고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 라는 말하는 소위 고인 물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이들은 한국에서도 있지 않나?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말이다. 다만 그런 부류의 사람이 사는 곳을 옮겼을 뿐이다. 그래서 기존에 착하게 열심히 살아가던 사람들까지 미꾸라지 한두 마리 때문에 욕을 먹는 현실을 지켜보는 것이 속상할 때도 있다. 


어느 나라든 단기간 어학연수 혹은 워킹 홀리데이로 오는 청춘들이나 간절한 마음으로 새 출발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그러한 그들의 이야기(일자리 구하는 것부터 숙소 문제, 초기 정착 시 주의 사항 등)가 처음엔 달콤한 초콜릿 같지만 주는 대로 먹기만 하다 보면 깊숙이 감춰진 치명적인 독약까지 먹게 될지도 모른다. 제일 좋은 것은 그런 사람들이 없어야겠지만 모르는 사람이 주는 것을 날름 먹기만 하는 것도 사회에서는 어리석은 행위인 것이다. 결국 달콤함 속에 숨어 있는 독약을 구분하는 것은 개인의 역량이기도 하고 때로는 사회가 내 준 숙제이기도 하다. 



내가 만난 한국 사람들

마지막으로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도 뭄바이에서 주재원 근무를 하던 시절에 나는 한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은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특히 기업 주재원들은 나보다 이전부터 이곳에 거주하며 겪었던 문화 차이에 대처하는 방법과 한식당이 거의 없는 곳에서 한국인 입맛에 맞는 현지 식당 소개(이 이야기가 좀 재미있는데 이건 다음에 따로 다루겠다) 부터 현지 비지니스 개척까지. 타지에서 혼자였다면 불가능에 가까웠던 이들이 해결이 되었고 아무리 낯선 환경에도 잘 적응하는 나에게도 쉽지 않았던 인도에서의 하루 하루를 버틸 수 있게 해 준 큰 버팀목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들과 의형제와 다를 바 없는 브로맨스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반대로 누군가는 같은 한국인에게 피해를 입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에게는 아무리 내가 경험한 좋은 사례들을 말해줘도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수의 좋은 사례보다 소수의 나쁜 사례들만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염이 되어 해외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한인들은 나쁜 사람으로 낙인이 찍히고 어떤 나라들은 이유도 모른 채 무시와 멸시를 받기도 한다. 이 또한 우리가 조금씩 해결해야 하는 숙제이기도 하다. 우선은 개인의 아픈 경험만으로 만들어진 선입견을 버리고 색안경부터 벗어 보자.


- 이 이야기는 개인의 경험과 해외에 거주하는 다양한 한인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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