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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갓기획 Aug 04. 2021

'일잘러'라면What이 아닌 Why사고로 전환하자

Why가 그토록 중요한 Why

옛날 중국의 한 상단*에 '쩐쮸안예' 와 '쩐예위' 라는 두 상인이 있었다. '쩐쮸안예' 와 '쩐예위'는 입사동기로서 상단에서 촉망받는 신입사원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둘 간에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쩐쮸안예'는 승승장구하며 고속 승진을 하는데 반해, 쩐예위는 점점 C 플레이어로 전락하며 승진에서도 밀기기 시작했다. 불만에 불만이 쌓인 쩐예위는 어느 날 사장을 찾아가 하소연을 한다. 


*상단은 지금의 ‘상사’ 와 유사한 형태의 회사로서, 쉽게 말해 물건을 매입해서 이를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회사이다. 

 

사장님제가 쩐쮸안예 보다 열심히  하는데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합니까?”

 

사장은 답변 대신이런 업무 지시를 내렸다

 

가까운 장터에 가서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고 오너라!”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지만쩐예위는 기쁜 마음으로 장터에 다녀와서 이렇게 보고했다

비가 와서 그런지 사람들이 거의 없고감자 파는 노인   밖에 없었습니다.”

사장은 다시 말했다.

 

그래감자 하나 가격이 얼마나 되더냐

 

말문이 막힌 쩐예위는   없이 다시 장터에 가서 감자 가격을 알아보고 왔다

 

감자 하나에 4푼씩 한다고 합니다.”

 

사장은 다시 이렇게 되물었다

 

그래 감자 상태가 어떻더냐?”

 

쩐예위는 살짝 화가 나기도 했지만사장의 인정을 받을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걸음에 장터로 달려갔다.  

 

사장님감자가 아주 크고 실했습니다.” 

 

여기까지 들은 사장은  이상 말이 없었다잠시 망설이던 사장은 쩐쮸안예를 불러 똑같은 업무 지시를 내리는 것으로  말을 대신했다얼마 쩐쮸안예는 혼자가 아닌 노인과 함께 돌아와서 이렇게 보고했다

사장님비가 와서 그런지감자를 파는 노인 1명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감자 상태는 크고 실한데 가격이 4푼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4푼에 매입하여 10푼에 팔면 이익이 남을  같아 재고를 확인해 보니 100 가마 정도는 된다 하여 일단 노인을 모시고 왔습니다

 


 이야기는 중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서‘프로’와 ‘아마추어’가 일하는 방식에 대한 차이를 잘 보여준다. 아마 중국어를 잘하는 사람이라면 이야기 초반에 눈치챘겠지만, ‘쩐예위’는 ‘진짜 아마추어’ , 쩐쮸안예는 ‘진짜 프로’라는 뜻한다. 이 둘은 업무 방식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데, 핵심은 업무를 지시한 상대방의 의도를 알고 일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Why 사고]와 [What 사고]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먼저, 쩐예위(아마추어)는 상사의 업무 지시에 지시한 내용만 곧이곧대로 수행하는 [What 사고]의 전형을 보여준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지시사항에 초점을 맞춰서 시키는 일만 한다. 반면 쩐쮸안예(프로)는 일을 처리하기 전에 질문을 던져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는 [Why 사고]의 전형을 보여준다. 지시사항 What 이면에 숨겨진 상대의 의도를 파악한 후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쩐쮸안예(프로)는 이런 [Why 사고]를 바탕으로 보다 주도적으로 일을 하며 상사가 지시한 것 이상을 수행할 수 있었고, 사장의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상사의 업무 지시에 표면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일을 해야 하지?”, “상사가 이 일을 왜 시켰을까?’’, “이 일을 하는 목적이 뭘까?” 등을 묻고 생각하는 [Why 사고]는 소위 직장 내 일잘러들에게 발견되는 업무 방식이자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방법이다. ‘이번 영업팀 워크숍 좀 준비해봐’라는 상사의 지시에 ‘워크숍 왜 해야 하는 걸까? 단합이 목적인가 힐링인가?’를 먼저 물어야 하고, ‘매출 목표 정리해서 보고해줘요.’라는 지시에도 단순 현황 파악인지, 사장님 보고 용인지, 인센티브 산출용인지, 거래처 공유용인지 등으로 업무를 지시한 이유를 알아야 보다 정확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우리 부서 전원 작년 교육 이수 현황 좀 정리해서 알려줘요”


는 상사의 업무 지시에 단순히 표면적으로 지시한 내용을 중심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은 이렇게 보고한다.  

1]  What 사고를 하는 사람

-    A 팀 교육 이수 현황 -
l  김기동 과장 25시간
l  홍길동 대리 20시간 
l  김교육 21시간


하지만, Why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접근 자체가 다르다. 질문을 던져 상사가 업무를 지시한 의도를 파악하는 것으로 일을 시작한다. 


“팀장님. 우선, 이 자료를 어디에 쓰려고 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그거 인사팀에서 승진 대상자 심사에 대한 사전 자료를 요청해서 이번 주 중에 전달해야 해요.”


이런 식으로 팀장의 의도를 파악했다면, 보고 내용이 조금 달라진다. 직급별 승진 교육 이수 시간을 확인 후 승진 대상 요건 충족과 미충족 등에 대한 내용을 포함할 수 있다.  


2] Why 사고를 하는 사람
-      A 팀 교육 이수 현황 및 조치사항 -
l  김기동 과장 25시간 (승진 교육 이수율 67%)->추가 교육 필요
l  홍길동 대리 20시간(승진 교육 이수율 95%)->온라인 교육 대체 가능
l  김교육 21시간 (승진 교육 이수율 120%) 



이렇게 업무를 처리하면 결과적으로 팀장은 인사팀에 넘길 자료를 다시 작성하는 수고 대신, 자료 검토 후 곧바로 인사팀에 넘길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자료를 보고 김기동 과장과 홍길동 대리에게 사전에 언질을 주어 추가 교육을 받게 한다거나 사전에 조치할 수 있는 방안까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단순히 팀장이 요청한 자료만 작성해서 넘긴 일의 결과보다 팀장의 수고를 덜고, 좀 더 효과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Why 사고는 비단 상사를 위한 업무 처리 방식만은 아니다. 이런 업무 처리 방식을 통해 개인은 일의 목적을 생각하며 일의 의미를 깨닫고 좀 더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또한 상사의 지시 사항 외에 다른 대안을 생각하거나 창의적인 일처리가 가능하게 된다. 오히려 역으로 새로운 방법을 제안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향후 스스로 어떤 일을 기획하거나 본인 주도로 일을 할 때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어 줄 것이다.  


가끔 일을 하다 보면, ‘내가 이 일을 잘하고 있는 것인가? 혼나지는 않을까 라는 걱정이 앞설 때가 있다. 이런 걱정은 불확실성에서 나온다. 상사가 원하는 게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불확실성에서 나오는 두려움이다. 그리고 이 두려움을 날려 버릴 수 있는 방법은 What 사고가 아닌 Why 사고를 통해 가능하다. 


상사에게 직접 물어보거나, 그게 어렵다면 선배에게 물어볼 것을 추천한다.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면 충분히 상사의 의도를 파악하는 능력이 생기겠지만, 그전까지는 두 번에고 세 번이고 충분히 묻고 물어서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쩐쭈안예가 그랬듯, 분명 남들과 차별화된 능력을 만들어 줄 것이고,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그리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 


Point : 

첫 단추가 잘 못 끼워지면 그렇게 입은 옷은 우수꽝스럽고 다시 단추를 풀고, 다시 끼워야 하는 수고를 수반한다. Why라는 첫 단추를 놓치지 말자. 상사 옷의 단추를 그리고 나라는 브랜드의 옷에 단추를 제대로 끼우고 일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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