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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이슈보고 잘하는 방법 A to Z, Ch.1

by 갓기획


Ch.1 문제가 문제가 아니라, 문제만 말하는 것이 문제


가끔 드라마를 보다 보면, 드라마속 주인공 못지 않게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순간이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면 중에 하나인데요. 본부장이나 실장님 정도되는 주인공에게 부하 직원이 다급하게 뛰어 들어오면서 이렇게 말하는 장면입니다.


“실장님. 큰일났습니다.”

“본부장님. 문제가 좀 생겼습니다.”

“일에 차질이 좀 생겼습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주인공은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대안을 고민해서 업무를 지시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결코 드라마가 아닙니다. 우선, 회사에서 드라마 속 비쥬얼을 가진 본부장님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또한, 위와 같이 보고하는 상황 앞에 친절히 들어주고 냉철하게 판단해서 대안을 제시해 주는 상사도 없습니다.


그림2.jpg

현실 직장에서는 세상 걱정을 혼자 짊어진 듯 한 얼굴 표정을 하고, 온갖 짜증을 내는 본부장님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

“자네 생각은 없는거야?”


글로 써 놓고 보니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평소 무섭고 어려운 상사가 인상을 찌뿌리며 짜증내는 말투로 이렇게 말한다고 상상해 보면 상황의 심각성을 가늠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상사들은 문제만 보고하는 상황 앞에 왜 역정을 내고, 짜증을 앞세우는 걸까요? 선생님이나 부모님처럼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는 것일까요?


1) 문제만 보고하면 부정적 감정이 증폭되기 때문


문제 상황만 강조되면 상사는 본능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게 됩니다. 해결책이 함께 제시되면 ‘어떻게 해결하면 될지’ 방법에 집중할 수 있지만, 문제만 보고하면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나’ 문제에 집중하게 되어 불필요한 감정 소모가 커집니다. 자연스레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할 대상을 찾게되고, 마침 바로 앞에 서 있는 보고자에게 비난의 화살을 쏘게되는 것입니다.


2)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로 보이기 때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 단순히 상황만 보고만 하면, 상사는 ‘이 직원은 자기 일에 대한 주인 의식이 없구나’라고 판단합니다. 결국 문제 해결의 부담이 상사에게 전가되는 것처럼 느껴져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보고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문제를 공유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상사 입장에서는 ‘책임을 미룬다’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3)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

문제만 보고하면 상사는 직접 해결책을 고민해야 합니다. 하지만 상사도 여러 업무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고, 빠른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상황이 많습니다. 직원이 해결책까지 고민해서 보고하면 의사결정 부담이 줄어드는데, 문제만 던져 놓으면 상사가 직접 해결해야 하므로 짜증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문제 상황을 빨리 공유하고 상사와 의논하려는 습관은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업무로 고민이 많고 머리 속이 복잡한 상사는 늘 평온한 상태를 원하기 마련입니다. 상사의 머리속을 더 복잡하게 만들 심산이 아니라면, 문제에는 해결책을 함께 묶어서 보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만 → 문제 + 해결책



이때, 상사가 원하는 것은 완벽한 정답이 아니라 실무자로서의 책임감입니다. 최소한 한 번 쯤은 스스로 생각한 실무자의 의견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문제 상황 앞에 잠시라도 고민해 보고, 해결책과 함께 보고하는 것은 어떨까요?


“팀장님. 공장 가동 일정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다만 생산 관리팀에 업무 협조를 얻어 2일 정도 추가 인원을 투입하면 해결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비용 추가 이슈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이 방법이 최선입니다.”


"팀장님, A 고객사가 납품된 제품의 품질 문제로 컴플레인을 제기했습니다. 우선 동일 제품을 받은 다른 고객사에도 유사한 문제가 있는지 확인했는데, 추가 불만은 없었습니다. 품질 관리팀과 논의한 결과, 초기 생산분에서만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A 고객사에는 즉시 교체 조치를 하고, 혹시 모르니까 동일 제품을 납품 받은 고객사에도 샘플 조사를 진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드라마로 시작했으니, 마무리는 영화 속 한 장면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오래된 영화이기는 하지만 수 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를 남긴 ‘타짜’ 라는 영화인데요. ‘손은 눈보다 빠르다’, ‘묻고 따블로가’ 등의 대사와 함께 명대사로 꼽히는 장면이 있습니다.


회장님과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운전기사가 회장님께 이렇게 묻습니다.


“회장님 올림픽대로가 막히는 것 같습니다.”

“마포대교는 무너졌냐? 이쒜끼야!”


만약, 이 책을 본 운전 기사였다면 이렇게 보고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영화의 내용을 조금 각색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장님 올릭핌대로가 막히는 것 같습니다. 네비게이션상 마포대교로 우회하는 것이 5분 정도 일찍 도착할 것 같습니다. 마포대교로 돌아가겠습니다.”


▼ 참고도서


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55448384985?cat_id=50005626&frm=PBOKPRO&query=%EC%9D%BC%EC%9D%B4+%EB%90%98%EA%B2%8C+%EB%A7%90%ED%95%98%EB%8A%94+%EB%B2%95&NaPm=ct%3Dmez4mawg%7Cci%3D2475952555adca0461ce72339bf9c04e931b2e9e%7Ctr%3Dboknx%7Csn%3D95694%7Chk%3D47af3188befb511f216103201bd2af32cc055f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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