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가 지키는 12가지 원칙
수많은 기획서를 검토하고 강의를 하며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잘 쓴 기획서와 '통과되는' 기획서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한 끗'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오늘은 그 한 끗을 만드는, 기획의 고수들만이 본능적으로 지키는 [기획의 12사도] 원칙을 공개합니다.
[The Void] 결핍을 기획하라
단순히 "A 기능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하지 마세요. "현재 우리 프로세스에서 B라는 구멍 때문에 매달 전담 인력 2명의 시간이 허공으로 날아가고 있습니다"라고 그 '비어있는 공간(Void)'의 크기를 숫자로 보여주세요. Tip: '필요(Need)'를 말하기 전에 '상실(Loss)'을 먼저 증명하십시오.
[Why Now] 골든 윈도우를 잡아라
"좋은 아이디어네요, 나중에 합시다"라는 말을 듣는 이유는 '지금' 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경쟁사의 움직임이나 시장의 규제 변화 등 지금 이 문이 닫히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데드라인'을 설계하십시오.
[Anti-Goal] 버림의 미학
이것저것 다 잘하는 기획은 특징이 없습니다. "우리는 이번 기획에서 '속도'를 위해 '비용 절감'을 과감히 포기합니다"라고 선언하세요. 포기한 것을 명확히 할 때 선택한 가치가 날카로워집니다.
[Cost of Inaction] 방치의 비용
"이 사업을 하면 10억을 법니다"보다 더 무서운 말은 "이 사업을 안 하면 앉은 자리에서 경쟁사에게 점유율 5%를 뺏깁니다"입니다. 의사결정자의 발등에 떨어진 불꽃을 시각화하십시오.
[Emotional Roadmap] 감정의 서사
도입부에서는 위기감으로 '긴장'하게 만들고, 대안 제시에서는 '안도'하게 하며, 마지막 성과 보고에서는 '설렘'을 느끼게 배치하십시오. 논리는 거절을 막지만, 감정은 서명을 부릅니다.
[The Anchor] 비교군을 장악하라
단일안은 '할까 말까'를 고민하게 하지만, 3가지 안은 '어느 것이 좋을까'를 고민하게 합니다. 내가 밀고 싶은 안을 중심에 두고, 양옆에 비합리적인 극단적 대안들을 배치하여 내 안을 돋보이게 만드십시오.
[Open Loop] 참여의 공간
기획서의 마지막 세부 실행안 중 한두 곳을 '의사결정자의 가이드에 따라 변경 가능'하게 비워두세요. 상사가 자기 의견을 한마디 보태는 순간, 그 기획서는 '남의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것'이 됩니다.
[Strategic Vulnerability] 전략적 취약성
"이 기획은 완벽합니다"라고 우기지 마세요. 오히려 "인력 충원이 안 될 경우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습니다"라고 약점을 선제적으로 노출하세요. 그 정직함이 기획 전체의 신뢰도를 대폭 높여줍니다.
[Final Question] 질문으로 끝내라
발표 마지막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묻지 마세요. "우리가 시장의 퍼스트 무버가 될 기회를 잡으시겠습니까, 아니면 안전한 추격자로 남으시겠습니까?"처럼 가치관을 건드리는 질문을 던지십시오.
[Contextual Intelligence] 맥락의 지능
회사의 현재 상황이 '생존'인지 '도약'인지 파악하십시오. 생존이 시급한 회사에 도약을 위한 거대 담론을 가져가는 것은 눈치 없는 정답일 뿐입니다. 조직의 온도에 맞는 해답을 내놓으십시오.
[After-Effect] 문화적 파동
기획서가 통과된 후의 KPI 수치만 적지 마세요. "이 프로젝트 이후 우리 팀원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데이터 기반의 협업 문화를 갖게 될 것입니다"처럼 보이지 않는 가치까지 기획하십시오.
기획은 정답을 찾는 과정이 아닙니다
기획은 상대방이 거절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지는 설계도입니다.
여러분의 기획서에 오늘 말씀드린 12사도 중 단 세 가지만이라도 녹여내 보십시오.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