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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훈 Mar 15. 2019

7년만에 받게 된 평가의 자리

[운영일지 #2] 부산문화재단 청년문화활성화사업 발표심의를 받게 되다.

지난 2월, 부산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청년문화활성화사업>에 신청을 했습니다. 작년에 해당 사업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되었는데요, 당시에는 시기상조로 여겨 신청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올 해도 해당 사업은 진행되었고, 때마침 추진하려고 하는 프로젝트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 사업과 연결을 할 수 있다는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 생각을 했습니다.  


지원금액이 최대 4천만원인 기획형과, 1천만원인 커뮤니티형 2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우리는 "커뮤니티형"에 신청을 했습니다. 기획형은 향 후 제대로 된 공간을 운영하게 된다면 그 때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올 해 독서모임 운영과 별개로 추진하고 있는 3개의 프로젝트 <부산독서모임네트워크>, <월간 서른즈음에>, <00쏘싸이어티>를 해당 사업에 반영 해보았습니다.


다행히도 서류심사에 합격을 했고, 2차 발표심의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5분 발표에 질의응답이 2분이라 어떤 식으로 발표를 준비해야 할지 고민했는데요, 아무래도 시간적인 제약이 크기 때문에 세부적인 실행 방식을 보여주기 보다는, 이 프로젝트를 왜 하려 하는지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했고, 그렇게 발표를 준비했습니다.


1차 발표자료를 만들고 나서 진행자들에게 해당 내용을 공유 했었고, 동네책방 술술 대표님께서 과거의 경험을 살려서 큰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대표님,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1. 지금까지 우리가 이만큼 잘해왔다.

2. 올해에는 이런 사업을 하려고 준비중이고 진행하고 있다.

3. 지원을 받으면 여기서 더 나은 이런 모습으로 하겠다.


이 3가지에 맞춰서 조금 더 내용을 가다듬어 아래와 같은 발표자료를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오랫만에 이런 자리에 참여를 하게 되는지라, '정장을 입어야 하는 것인가, 모자를 쓰면 안 되겠지, 따로 참고 자료를 준비해서 전해드려야 하는 것일까' 등 세세한 것들이 신경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럴때는 언제나 '중간만 가자'라는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평상시에 입던대로 청바지에 티셔츠 하나 입고 갔습니다. (역시나 풀 정장을 입고 참여하신 분들도 있었다는,,,,,)


저의 발표순서는 뒤에서 두 번째였습니다. 심사위원들의 피로도가 가장 극에 달해있을 시점이기 때문에, 자칫해서 발표가 꼬이게 되면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차례였습니다. 


다행히도(?) 앞선 심의가 예정시간보다 오래 걸리게 되면서 30분 정도 늦게 발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발표 연습 시간을 의도치 않게 충분히 확보하게 되어 맘 편히 심의에 참여 하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제가 실제 발표 시 사용했던 프리젠테이션 자료입니다.



연습을 충분히 했던 탓인지, 크게 긴장하지 않고 5분이라는 제한 된 시간 내에 준비했던 내용을 90% 정도는 전달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큰 문제없이 발표는 마쳤고 심사위원들의 질의응답 시간이었습니다. (6분 정도의 심사위원이 자리하셨습니다.) 


다들 준비 된 자료집을 뒤적뒤적 거리시더니 서로 눈치를 조금씩 보시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심상치 않은 기분을 감지하여 잠시 긴장을 했었습니다. 한 10여초 정도 지난 후 한 분께서 얘기를 하셨습니다.


어떻게 진행해왔는지 잘 나타나있고,
앞으로 뭘 할지 명확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딱히 물어 볼 내용이 없습니다.


이런 젠장, '모 아니면 도'인 가장 애매모호한 평가의 한 마디가 나왔습니다. 이 후 다른 심사위원들도 그 의견에 동의를 하시는 끄덕임을 보여주셨습니다. 


어쩔수없죠. 이럴때 취해야 하는 행동은 단 한 가지 입니다. 제가 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상냥한 미소와 함께 '그럼 이만 나가봐도 괜찮겠습니까?'라는 애교 섞인 한 마디를 남기고 심의장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왜 그런 말을 하셨을까요. 특별할게 없기 때문일까요.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기존에 해왔던 것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실현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따로 하실 필요가 없었기 때문일까요. 


'심사위원의 한 마디는 어떤 뜻이었을까, 앞으로 이런 기회를 계속해서 만들어가야 할 것인데 잘 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해왔던 내용들은 충분히 '동아리' 수준에서 감당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실전 수준으로 들어서야 하는데 자신이 있는지' 등 이런 자리가 너무 오랫만이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고, 이제는 담담히 결과를 기다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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