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장루와 함께하는 등굣길, 나는 고등학생입니다
단 한 달에 두 번.
그 짧은 등교일을 기다리는 내가
참 이상하단 생각을 합니다.
학교는 익숙한 공간도, 편한 장소도 아닙니다.
평일엔 카페에서 일하고,
일상 속에서 장루 관리에 집중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지칠 때가 많죠.
그런데도 등교 날이 다가오면
여전히 마음이 설레고,
괜히 가방을 먼저 꺼내어 챙기게 됩니다.
가방 안엔 필기도구보다 더 먼저,
다시 배우고 싶은 마음이 담깁니다.
사람들은 묻습니다.
“그 나이에 왜?”
“공부해서 뭐 하려고?”
쉽게 말하지요.
하지만 저에겐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암 치료와 장루 장애를 겪으면서
제 안에 가장 깊게 남은 후회,
그건 바로 학업을 마치지 못한 제 자신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공부를 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어집니다.
방송통신고등학교에는
저보다 나이가 더 많은 분들도 많습니다.
이번 중간고사 날엔
걷는 것도 힘겨워 보이시던 한 언니가
시험을 보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오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저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우리 모두는, 지금
가장 진지하게, 간절하게
다시 꿈을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이 하루를
진짜 ‘고등학생처럼’ 살아내기 위해
저는 조용히 내 안의 또 하나와도 싸웁니다.
학교에 가는 날,
나는 또 화장실 걱정에 긴장합니다.
많지 않은 화장실, 좁고 부족한 공간.
혹시나 누군가와 마주칠까,
혹시 장루가 새거나 탈이 날까,
내 몸이 조용히 있어주길 바라며
속으로 몇 번씩이나 속삭입니다.
“오늘은… 제발, 집에 갈 때까지만… 가만히 있어줘.”
학교에서 보내는 7시간,
나는 마음도 몸도 ‘괜찮은 척’을 하며 버팁니다.
완벽한 하루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나는, 지금
‘고등학생’이라는 사실이 참 행복합니다.
늦게 도착한 교실이지만,
이곳에서 나는
내가 놓쳤던 계절을 다시 살아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