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먹기 달렸다.
요즘 같은 불황에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좋은 선택은 아니다. 육아휴직 후 복직할 곳이 있는 워킹맘이라면 더욱 고민될 것이다. 복직이냐 퇴사냐 결정을 위한 머릿속 계산기는 빠르게 돌아간다. 무엇을 결정하든, 그 결정에 대해 수 없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여러 이해관계를 따져 본 후, 나는 회사에 복직하기로 결정했다. 엄마의 손을 필요로 하는 아이는 베이비시터를 고용해 맡기기로 하였다. 그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나는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에 성공했고, 아이 낳기 전까지 휴식을 가진 적이 없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달리는 방법만 알고, 쉼의 방법을 몰랐기에, 육아휴직은 나에게 우울감, 불안감 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했다. 호르몬 영향 때문인지 엄청난 우울감을 느꼈고, 오롯이 나를 위해 복직을 선택했다.
전업맘으로 아기를 잘 키울 수 있을까? 경력이 단절되는 것은 아닐까? 당시 육아휴직 후 경력단절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겁이 났다. 생각이 많아서였을까? 아이가 예뻐 보이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몸도 힘들고 호르몬 영향도 커서 그랬는지 그냥 있어도 눈물이 뚝뚝 흐를 정도로 감정조절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복직을 선택했다. 내가 한 선택이 후회하지 않도록 더 열심히 일했다. 회사 동료 워킹맘들 대부분 나와 같은 이유로 복직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이후 우울증세는 거의 사라졌다. 복직해 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만두면 되는데, 생각이 참 많았던 것 같다.
두 번째 육아휴직을 쓰고 있는 지금, 나의 생각은 180도 달라졌다. 길어진 휴식에 일을 다시 적응하지 못할까 무서웠고, 이를 아이를 사랑하는 내 마음으로 자기 합리화를 시키고 있었다. 나는 육아휴직 후 복직이 어려운 이유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첫 번째 육아휴직 때는 3개월이라 순식간이었지만, 두 번째 육아휴직은 9개월로 잡생각이 많아지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휴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잘 몰랐다. 회사에 소속되어 있다는 안정감과, 아직 많이 남았네 하는 기간적 여유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아침에 출근하지 않고 혼자 있는 생활이 계속되다 보니 깨닫게 되었다. 내가 과연 복직해서 일을 잘할 수 있을까? 벌써 많이 잊은 것 같은데 어쩌지?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
복직이 너무 떨리고 걱정되었다. 싱숭생숭 미칠 것 같고 잠도 안 온다. 아이를 직접 키우다 보니 생기는 모성애 또한 나의 발목을 잡았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커지는 모성애는 나의 복직을 가장 힘들게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다시 회사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이전처럼 시터에게 맡기고 떨어뜨리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아이와의 일상이 소중해진 지금 예전처럼 치열하게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나의 일상이 우선이 돼버렸기 때문에 복직하더라도 마음잡고 일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육아휴직을 겪어 보는 것은 좋지만, 그로 인해 결국에는 육아휴직 후 복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 보길 바란다.
초등학교 1학년 되면 엄마의 손이 많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냥 지금 퇴사해도 괜찮지 않을까? 두 번째 육아휴직 중인 나는 오늘도 고민을 한다. 나의 두 번째 육아휴직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너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