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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오리 Sep 06. 2016

2015.09. 북유럽 여행 #2

#2. 헬싱키 & 탈린 & 크루즈

헬싱키

오전 10시 비행기라 새벽같이 일어나 인천공항에 가서 비행기를 탔다. 오전 10시부터 9시간을 탔는데도 오후 2시에 도착했다. 공항 편의점에서 데이터 통신 usim을 어디서 사냐, 너도 파냐고 물어보니 자기도 판다. 하지만 자기네걸 사면 비싸니 딴데서 사라고 친절히 알려줬다. 여행 첫인상부터 아주 멋졌다. 


공항에서 전철스러운 기차를 타고 시내로 이동했다. 기차는 5유로인데, 아무리 찾아도 티켓 파는 곳을 못 찾겠더라. 어차피 검표원이 차 안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그냥 검표원에게 사면된다.

호텔은 다음날 아침 일찍 크루즈를 타야 하기 때문에 역 바로 앞의 호텔로 잡았다. 위치 아주 좋았고, 일찍 떠나느라 다음날 조식을 못 먹었지만, 간단한 샌드위치도 제공하기 때문에 그거라도 집어먹을 수 있다. 지하 1층에 대형마트가 있는 것도 매우 좋았다.

온도는 생각보단 춥지 않았지만, 오래 걸으면 스믈스믈 추워졌다. 날씨는 너무 좋았다. 처음 왔으니 살살 걸어 다니며 시내 여려 곳을 구경했다.


우선 역 기준으로 북쪽으로 조금 올라갔다. Temppeliaukio Church는 반지하스러운 교회인데, 바위에 박힌 듯한 모습이 멋졌다. 내부 벽채도 멋지고. 뭔가 북유럽 디자인스러운 그런 느낌?


마켓 광장엔 여러 볼거리가 몰려있다. 마켓 광장은 여러 가지 먹거리를 판다고 하는데, 오후 4시 정도였는데도 이미 다 파장 분위기였다. 궁금해서 순록 핫도그를 먹어봤는데 뭔가 양고기스러운 누린내가 났다. 딱히 추천하고 싶지는 않네.

주변의 우스펜스키 대성당은 공사 중이라서 들어가지 못할 듯한 느낌적인 필링이었지만 문은 열려있어서 내부 살짝 구경만 하고 나왔다. 포르투갈이나 스페인보다 훨씬 심심하고 투박한 느낌이었다.

헬싱키 대성당 앞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활기찬 느낌이다. 행사가 있었는지 단체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여럿 보였다.

아내 일 때문에 이 동네 서점이 궁금하다 하여 유명하다는 아카데믹 서점에도 들러봤다. 서점 역시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고, 내부도 멋져 디자인 선진국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 지하 1층엔 꽤 큰 마트가 있어서 시내 구경을 마친 후 마트에서 저녁거리를 사다가 방에서 먹고 여행 첫날을 보냈다. 성당 구경보다 마트의 식품코너 구경이 훨씬 재밌는 건 비밀!

신선한진 모르겠지만 마트 식품코너에서도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판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도 헬싱키여서 수오멘린나 등의 관광지까지 열심히 찾아보진 않았다. 지금 되짚어보면 시차 때문에 엄청나게 오랫동안 깨어있는 상태여서 굉장히 피곤했을 거라 상상이 되지만 이미 1년 전 일이라 전혀 기억나지 않네.


탈린

탈린 행 크루즈를 타기 위해 호텔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트램을 타고 west harbor로 이동했다. 조식을 포기하고 이동해야 하다니 으으!!  트램을 너무 일찍 내려 캐리어 한참 끌고 걸어서 아내한테 야단맞았다. 정거장을 잘 확인하자ㅠㅠ 


내가 탄 배는 Eckerö Line의 M/s Finlandia다. 비싸지 않은 배였는데도 엄청 크고, 공연/ 면세점 등등 구경할 곳이 많았다. 2시간이 전혀 심심하지 않았다.

탈린 터미널에 도착한 후,  다시 스톡홀름행 배를 타야 하니 캐리어를 락커에 맡기고 터미널 맞은편 상점가로 구경을 갔다. 이 동네는 술이 싼 지, 엄청나게 큰 술 마트도 많고, 사람들이 궤짝으로 술을 사서 크루즈에 타더라.  우린 kochi aidad라는 가게에서 맥주 샘플러와 닭 샐러드로 점심을 먹었다.

본격적인 관광지는 구시가지인데, 터미널과 거리가 좀 있기 때문에 버스를 타던지 해야 한다. 여기서도 city sightseeing을 샀는데 시간도 제대로 맞추질 못해 버스도 놓쳐서 결과적으로 돈만 낭비했다. 택시비도 그리 비싸지 않기 때문에 버스 타기 귀찮으면 스트레스받지 말고 그냥 택시 타자. 물론 city sightseeing으로 멀리까지 돌아볼 순 있는데 딱히 그럴 가치도 없어서 돈만 좀 날렸네.


구시가지는 롯데월드 실제판의 느낌이다. 아기자기 볼 것도 많고, 다 이쁘다. 러시아 풍 건물들도 볼 수 있어서 종합 관광 선물세트 같은 곳이니, 북유럽 놀러 왔다면 탈린은 빼놓지 말고 가 보시길!

시가지 구경을 하는데 이가 달달 떨릴 정도로 점점 추워졌다. 크루즈가 오후 5시 반 출발이라 탈린은 한나절만 구경할 수 있어 다시 이동을 위해 city sightseeing를 타려다 놓쳤다. 슬슬 지치고 짜증 나고, 아내는 옷이 너무 얇기도 해서 그냥 택시를 타고 여러 쇼핑몰이 있는 신시가지로 이동했다. 아우 그냥 처음부터 택시 탈걸 T_T 

신시가지쪽엔 아주 현대적인 쇼핑몰들이 있다

신시가지엔 어김없이 zara와 h&m이 있다. 아내는 나라마다 다르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다 똑같은데 말이지. 다시 택시를 타고 도착 터미널로 이동한 다음, 캐리어를 찾고 마지막으로 city sightseeing 버스를 악착같이 타고선 스톡홀름행 출발 터미널로 이동했다.


오전에 탔던 2시간짜리 탈린행 크루즈가 맛보기라면 스톡홀름행 크루즈는 본 게임이라 할 수 있겠다. 이번 크루즈 선은 실야 라인의 M/S Victoria I 호였다. 오전에 탔던 배 보다 훨씬 컸고, 선실은 생각보다 비좁은 느낌도 적고 좋았다. 배 안에서 잔다는 재미도 있었다. 밥도 주고, 호텔비도 안 들고, 이동까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이기까지 하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북유럽 여행에서 한 번은 시도해보시길.


저녁은 티켓에 포함된 뷔페식당에서 해결했는데, 여러 생선 요리가 있지만 내 입맛엔 차이도 잘 모르겠고 비렸다. 약간 삭힌 스타일의 차가운 청어류 요리가 많았는데, 난 그냥 연어가 제일 맛있더라. 연어는 아주 그냥 맛있다. 연어만 집어먹어도 돈이 안 아까워.


공연도 기웃거려보고, 선내 면세점도 기웃거리면서 여기저기 재밌게 쏘다니다 다시 선실로 돌아와서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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