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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오리 Sep 06. 2016

2015.09. 북유럽 여행 #4

#4. 스타방예르 & 프로이케스톨렌 & 베르겐

프로이케스톨렌

나름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을 프로이케스톨렌에 가는 날이다. 호텔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부두(Fiskepiren)까지 걸어갔다. 오전 8시 20분쯤 되었을까? 이미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서 배를 40분 정도 타고 간 다음, 바로 거기서 프레이케스톨렌 주차장까지 간다. 이미 표를 다 예약했기 때문에 가져간 바우쳐를 보여주면 되었다.

이날이 9/30일이었고, 여행상품도 안전상의 이유로 이날까지만 운영되었다. 운 좋게 2015년 마지막 관광객이 된 셈이다. 한국에서 준비할 때부터 꽤 걱정이 되었다. 엄청 추우면 어쩌나? 2시간 정도 산을 타야 하는데, 등산이 엄청 힘들면 어쩌나? 아이젠이라도 가져가야 하나? 등산화를 챙겨야 하나? 내가 좀 사서 걱정하는 스타일인데 반해 아내는 짐 무겁게 무슨 등산화냐고 해서 그냥 다 빼고 왔다. 다만 손 시릴까 봐 스톡홀름에서 장갑 정도만 사갔지. 다행히 이 날은 날씨가 포근해서 하이킹하기 너무 좋았다. 팔도 반팔로 걷어올리고 올라갔다.


올라가는 동안 굉장히 다채로운 풍경을 구경할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다. 다른 관광객들도 하하호호하면서 올라가서 덩달아 신이 났다. 그리고 꼭대기에 오르니 사진으로만 보던 아찔한 바위들이 나타났다. 북쪽에 배 타고 구경하는 피요르드를 가보진 않았지만, 직접 등산해서 올라가서 보는 피요르드와 이 멋진 바위들을 비교하자면 프로이케스톨렌을 선택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번 여행의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다.

돌아오고 나서 사진이 없는 걸로 봐선, 이 날 호텔로 돌아와선 바로 곯아떨어졌던 것 같다.


스타방예르

저녁엔 다시 베르겐으로 이동해야 해서 그때까지 스타방예르에서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다. 프로이케스톨렌으로 이동하는 관문으로만 생각해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의외로 구석구석 재밌는 동네였다. 깔끔한 쇼핑센터도 있고, 해물요리 식당과 아기자기한 상점가들도 볼 수 있었다. 여유 있게 여행을 갈 셈이라면 하루 더 지냈어도 좋을 정도로 느낌 좋은 동네였다.



해안 근처엔 정유 박물관이 있다. 산유국답게 이런 박물관도 있네. 각종 석유 시추 기구, 석유의 생성부터 정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석유시추선의 탈출 장비 체험 등등 정말 볼 게 많았다. 지금은 이렇게 석유로 돈을 많이 벌지만 결국 석유는 언젠가 보유분이 동날 것이고, 그 시점에도 나라가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석유로 얻는 돈을 꽤 많이 비축하고, 다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부분이 매우 인상 깊었다.

매우 정교한 시추 관련 시설 모형

점심은 조그만 새우가 가득 들어있는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아아 새우는 정말 맛있다. 나중에 이동하면서 먹을 셈으로 빵가게에서 또 다른 새우 샌드위치를 샀는데 그것도 정말 맛있었다.

오후 4시쯤에 다시 짐을 챙겨 들고 스타방예르 공항으로 간 다음, 30분 정도 비행기를 타고 베르겐 공항에 도착했다.



베르겐

베르겐 시내로 가는 공항버스는 미리 예매를 해 두었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싸게 타고 숙소 앞에 내렸다.


아아, 근데 비가 많이 온다. 이번 여행 처음 맞은 비였네. 멀리는 못가보고 살짝 숙소 근처 상점가들 구경을 하고, 바닷가 옆 해산물 시장에서 연어와 생선 튀김을 사서 호텔로 와서 컵라면과 먹었다. 연어는 북유럽 어딜 가도 기가 막히게 맛있네. 비도 오고 해서 슈퍼마켓만 살짝 다녀오고 바로 잤다.


베르겐의 두 번째 날이 밝았다. 저녁엔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날아가야 하기 때문에 낮시간에 열심히 베르겐을 놀러 다녔다. 여기도 스타방예르와 마찬가지로 아기자기한 도시에 볼거리가 많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플뢰예산을 올라 도시 전망도 보고, 살짝 하이킹도 했다. 숲이 너무 울창해서 잘못 들어갔다간 길을 잃어버릴지도 모르겠더라.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 기구들이 보였고, 이상한 장승같은 것들도 있었는데 북유럽이라 그런가 뭔가 막 오크나 오우거 같은 느낌이...

이 멋진 건물이 해산물 시장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선 브뤼겐 상점가에서 뜨끈한 수프를 먹으며 조금 쉬다가 베르겐 요새 쪽도 둘러보고, 무슨 군사 박물관 같은 조그마한 박물관도 둘러보고 왔다. 노르웨이엔 나치 협력자들이 있어서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었구만. 

날도 추워서 브뤼겐 박물관 로비에서 좀 쉬고, 화장실도 잠깐 다녀왔는데 되게 눈치를 주더라. 쉬라고 만든 로비 의자에 앉아있는데 왜 자꾸 째려보는지 모르겠네. 이렇게 시내 구경을 마치곤 코펜하겐으로 이동하기 위해 공항버스를 타고 베르겐 공항으로 이동, 1시간여 비행기를 타고 코펜하겐 공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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