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를 더 잘하기 위한 영감을 주는 책
회사에서 준 책이다. 독서 모임에서 준 책이었는지, 조직장들에게 회의 잘하라고 준 책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240여 페이지인데 훨씬 더 얇은 느낌? 군더더기 없게 회의하라는 책의 주체처럼 책의 내용도 군더더기 없어 좋았다.
아마존에선 이렇게 회의하니, 참고하시라는 책이다. 나도 아마존에선 파워포인트가 아닌 출력물로, 그리고 개조식이 아닌 서술 형태로 회의 준비 문서를 작성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책에서도 그 내용이 나온다.
꼭 필요한 사람만 초대한다, 회의 들어왔으면 적극적으로 임해라, 본인이 안 들어갈 회의는 거부하라 등 이미 널리 알려진 내용을 빼고 나서도 재밌는 내용이 많았다. 회의 자료는 1 페이지 혹은 6 페이지로 만들고, 보도 자료 형태로 만들라는 부분이 재밌었다. 그런데 가장 나의 눈길을 끈 부분은 회의 시작하면 모두가 회의 자료를 5분 정도 자세히 읽고 시작한다는 대목이었다. 이 부분은 굉장히 실용적이면서도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었다.
많은 회의 지침들을 보면 회의 들어오기 전에 자료를 첨부파일 등으로 배포하고, 참여자는 이 첨부파일의 내용을 숙지하고 들어오라고 한다. 말이 쉽지, 안된다. 너무 어려운 조언이다. 반면 이 책에서 언급한 (실제 아마존에서 그렇게 하는진 모르겠지만) 방법은 일단 들어와서 읽으라는 것이다. 이건 쌉가능하지. 이렇게 읽고 시작해야 이미 다 고려한 내용에 대한 질문들을 사전에 막고, 효율적으로 회의 시간에 해야 할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다는 부분도 매우 공감한다. 내가 맨날 회의 들어가서 저러고 있거든. "어, 근데 여기서 이 부분은 고려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 "맞아요. 그거는 뒤쪽에 다시 설명해 놨습니다." 나만 이런 경험을 갖고 있진 않을 거다. 이런 측면에서 일단 읽고 시작하라는 부분은 나도 한번 적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참석자들에게 내용을 출력해서 나눠주긴 어려우니, 서술형으로 쭉~ 써서 화면에 띄워놓는 건 해봄직 하지 않을까? 특히나 회의에 지각하는 사람들을 기다리면서 모두가 멀뚱멀뚱 스몰톡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시간도 아주 알차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고.
저자는 뒷부분에서 아마존이 효과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핵심은 이런 회의의 기술적인 측면뿐 아니라 회사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원칙(아마존에선 OLP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진짜 핵심이라고 한다. 이 부분도 크게 공감이 갔다. 일단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상태에서 결론이 만들어질 테니까. 우리 회사엔 이런 게 무엇이 있으려나?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회의하면 늘 떠올리는, 개조식으로 준비한 PT를 한 장 한 장 넘겨가는 회의 형태가 효과적이지 않다고 느끼는 분들이 읽어보면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진행하는 회의가 거의 없지만, 앞으로 회의를 준비하게 된다면, 1장에 서술형으로 띄워두고 자, 읽고 시작합시다! 형태는 한번 경험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