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다시 가본 튀르키예

물가가 왜 이래!

by 왕오리

25년 10월에 튀르키예로 떠났던 가족여행 기록을 아주 간단히 정리해 본다.


신혼여행을 터키로 갔었는데 추석 즈음에 결혼 10년 기념으로 (원래 이런 의미는 부여하기 나름..) 다시 한번 튀르키예로 가보기로 했다. 아마 유럽은 너무 멀고 비싸고, 동남아는 베트남에 몇 번 다녀와서 절충안으로 택했던 것 같기도 한데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


코스는 국민코스(?)인 이스탄불 - 카파도키아 - 파묵칼레 - 에페스 - 이스탄불이었다. 코스 자체는 신혼여행과 동일한데, 숙박 여부 등에 좀 차이가 있었다. 8살 아들을 데리고 간 터라 고려해야 할 것도 있었고.


11년 전과 달라진 점이 확 느껴졌는데, 달라린 점 포함해서 여행에서 느낀 점을 몇 가지 정리해 본다.


20251011_182947.jpg 이스탄불에서 그냥 걸어다니다보면 수시로 보이는 건물들...


0. 나라 이름이 바뀌었다. 터키에서 튀르키예로.


1. 물가가 너무 올랐고, 티켓값도 장난이 아니다. 뮤지엄 패스는 거의 필수.

길거리 음식은 6~7천 원 수준이긴 했는데, 음식점에서 자리에 앉아서 먹다 보면 8살 어린이와 부부가 먹는데 3~4만 원 정도는 훅 나간다. 10년 전엔 우리나라보다 좀 싼 맛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전혀 아니다. 식당 비싼 축에 속하는 동네에 사는데도, 부담스럽더라.


특히 관광지 티켓값은 엄청났다. 이스탄불의 유명한 아야 소피아나 예레바탄 사라이 등은 대부분 입장권이 5만 원에 육박한다. 튀르키예까지 갔으니 이런저런 박물관도 들어가 봐야 하는데, 그럼 20만 원 훅 나간다. 그래서 일정이 좀 되는 분들이라면 튀르키예 뮤지엄 패스 (165유로)는 거의 필수로 구매해야 할 거다. 좀 더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니 getyourguide 같은 곳에 쿠폰이 있는 것 같던데, 후기를 보면 제대로 활용을 못했다는 것도 보여 그냥 이건 현지에서 정가에 샀다.


뮤지엄 패스를 사도 커버가 되지 않는 곳들이 있는데, 아야 소피아와 예레바탄 사라이는 따로 사야 한다. 나와 아내는 가본 곳이지만 아드님도 기왕 이스탄불 왔는데 메두사 머리는 보고 가야지! 싶어 티켓 샀더니 어이쿠, 이것도 getyourguide에서 콤보 티켓으로 인당 $75 정도 들었다.


2. 티켓비 아끼려면 자녀가 있다면 만 7세 전에 오자

티켓값이 너무 비싼데, 다행히 만 6세까지는 대부분 무료다. 이건 다른 나라도 비슷할 것 같긴 한데. 아들의 7살 생일을 10일 정도 남겨두고 갔다 왔는데 10일 더 지났으면 티켓 비로 20만 원은 더 들었을 듯.


3. 이스탄불 숙소는 탁심 쪽이 나을 듯하다.

탁심 쪽이 가격도 저렴하고, 공항 접근성도 훨씬 나아 탁심 쪽 숙소를 잡는 게 나을 듯하다. 이스탄불로 입국해서 며칠 있다가 마지막에 다시 이스탄불로 들어와서 며칠 있었다. 앞 며칠은 아야 소피아 근처인 구도심에 있었고, 뒤쪽은 탁심 쪽 숙소에 있었다. 구도심은 공항에서 택시로 이동하기도 애매하고, 공항버스를 타기도 쉽지 않았다. 마침 우리가 공항으로 이동하는 날에는 이스탄불에서 팔레스타인 관련 시위가 있어 교통도 혼잡스러웠는데 결정적으로 택시에게 몇 만 원 눈퉁이를 맞은 듯하다. 차라리 탁심에 숙소를 잡고, 구도심 - 탁심을 이동하는 게 더 속이 덜 쓰렸을 듯. 이스탄불 택시는 참 거시기해서, 피하고 싶다.


4. 이스탄불 카르트 좋다.

contactless 신용카드 결제로 탑승이 되면 제일 좋겠지만, 이스탄불 카르트도 꽤 좋았다. 가족 3명인데 카드는 하나만 만들어서 충전하고, 한 명이 탈 때마다 한 번씩 찍으면서 사용했다. 마지막에 잔액이 남는 게 좀 아깝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판에 공항버스를 탈 때 직원분이 이스탄불 카트르 잔액을 우선 결제하고, 남은 돈만 현금으로 내도록 해서 남는 돈도 거의 없이 탈탈 잘 쓸 수 있었다.


5. 현금은 넉넉히.

이스탄불 카르트 충전도 은근히 좀 해야 하고, 현금 쓸 일이 꽤 있었다. ATM 기기들은 대부분 수수료가 있는데 수수료가 꽤 센 기기도 있었다. 여러 회사의 ATM 기기들이 모여있는 곳들이 있어, 여기서 현금을 뽑아가면서 썼다. 나는 솔트래블 카드를 썼다. 입국하자마자 공항에서 ATM으로 돈을 뽑으려는데 특정 ATM 기기에서 비번이 이상하게 전송되는지 입국하자마자 카드가 정지되어서 꽤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고객센터에 전화 걸어서 정지를 풀고, 다른 기기에서 무사히 출금할 수 있었다. 으...


6. 경험했던 것

- 카파도키아 레드투어 / 그린투어 : 카파도키아에 이틀 동안 머물렀기 때문에 레드투어, 그린투어를 각각 했다. 아마 예전에 왔을 땐 레드&그린 섞인 투어를 했던가? 둘 중 하나만 해야 한다면 아무래도 지하도시 관람이 포함된 그린투어가 낫다. 예약은 getyourguide에서 진행했다. 뮤지엄 패스가 있다면 투어 가격이 약간 할인된다. 또, 회사에 따라 어린이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상품들을 비교해봐야 한다.

20251008_102249.jpg 봐도 봐도 신기한 카파도키아

- 카파도키아 벌룬 워칭 투어 (취소됨) : 카파도키아의 열기구 투어는 매우 유명하다. 그런데 아들이 키가 작아 열기구 탑승 조건에 미달한다. 또 비싸기도 하고.. 근데 한번 타 보면 뭐 그냥 그랬다. 열기구는 직접 타는 것보다 열기구가 올라가는 걸 보는 게 더 멋지다(ㅎㅎ) 그래서 벌룬 워칭 투어라고, 열기구 올라가는 걸 보는 투어가 또 따로 있다. 이걸 신청했는데, 기상 사정으로 열기구가 뜨지 못해 투어도 취소되었다. 10년 전에 왔을 땐 정말 운이 좋았었나? 호텔분에게 물어보니 기상 온난화영향으로 기구가 뜨는 날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거기에 내 추측으론 아마 열기구 가능한 기상 기준도 강화되지 않았을까 싶다. 몇 년 전에 열기구 추락 기사를 봤던 기억이 있어서.

- 이스탄불 아시아지구 투어 : 마이리얼트립에서 이스탄불 아시아지구의 쿠즈쿤죽 투어를 신청했다. 한국말을 잘하는 터키 현지인분이 진행하는 투어였는데, 매우 만족스러웠다. 투어가 아니면 가볼 생각을 못했을 아지아 지구에 가 볼 수 있었고, 맛집소개도 한가득 해 주었고. 이 분이 카톡으로 이런저런 안내도 많이 해 주셨기 때문에, 여행 초기에 투어를 참여한다면 이스탄불 여행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듯하다. 한국 드라마 보면서 한국어 익히셨다는데 어찌 저리 잘하지... 또 한 가지 투어를 통해 좋았던 점은 굉장히 많은 모스크 들을 보지만 아무래도 낯설다 보니 (과연 저기 들어가도 되나?부터 시작해서) 어려움이 있는데, 투어에 모스크 들어가 보기도 포함되어 있어 좋았다. 관광객들이 들어가서 이야기 듣고 있어도 다들 별로 신경 쓰지 않았고, 아들은 모스크 안의 할아버지들이 귀여워해 주시더라. 심지어 볼에 뽀뽀도 하셔서 좀 놀랐..

20251011_122146.jpg 모스크 내부. 멋지다.
20251011_133336.jpg 바닷가라 비둘기 대신 갈매기가..


- 야간버스 : 카파도키아에서 파묵칼레로 넘어갈 때 야간버스를 탔다. 예전에도 야간버스를 탔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했고, 아들도 있어서 괜찮을까 싶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간단히 과자도 나눠주고. 다만 데니즐리 버스 터미널에 너무 일찍 떨어지는데, 그 시간에 짐 보관소가 열지 않아서 버스 터미널에서 그냥 시간을 때워야 했던 게 좀 비효율적이었다.

- 파묵칼레 : 데니즐리에서 돌무쉬를 타고 (돌무쉬도 예전엔 안 타봤던 것 같은데) 파묵칼레에 갔는데 예상했던 입구가 아닌 다른 곳에 내렸다. 예상한 건 마을 쪽 석회붕 보이는 입구인데, 내린 건 저~ 위쪽 히에라폴리스 한쪽 끝이었다. 근데 더 좋았다. 석회붕 입구면 거길 올라갔다 다시 내려와야 하는데, 다른 입구로 오니 너무 멀어서 안 가봤을 법한 쪽도 쭉 둘러볼 수 있었다. 아쉬운 건 이번엔 꼭 히에라폴리스에 있는 비너스 온천장에 가보려고 했는데, 몇 달째 공사 중이라 들어가지 못했다. 으, 여기 가려고 한국에서 수영복까지 바리바리 싸 들고 왔는데..

20251009_085559.jpg 파묵칼레에도 열기구 투어가 한창이다


- 박물관들 : 뮤지엄패스 덕에 여러 박물관들을 슥슥 들어가 봤는데 인상 깊은 곳은 톱카피 궁전 근처의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에페스 방문을 위해 들렀던 셀축의 에페수스 박물관이었다.

20251010_133509.jpg 미술인지 사회인지, 학교에서 배운 아르테미스 여신

- 음식 : 튀르키예 음식이 세계 3대 음식이라는데 그건 잘 모르겠지만 전반적으로 꽤 맛있다. 피자스러운 피데는 아들도 맛있게 잘 먹었고, 고등어케밥, 이런저런 케밥등 모두 맛있게 잘 먹었다. 다만 미트볼은 예전에도 그랬지만 영 나에겐 별로였다. 너무 퍽퍽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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