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01. 가고시마 가족여행기

어린이와 함께 놀러 가기 좋은 일본 소도시

by 왕오리


2026년 1월 16~19일, 3박 4일로 일본 가고시마에 아내와 아들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 gemini의 도움을 받아 (도움이 아니라 gemini가 거의 다 적었...) 간단히 정리해 본다. 보통 내가 적던 글과 문체가 많이 다르다. ㅎㅎ


1월 16일 금요일: 가고시마 입성과 센간엔의 정취

가고시마 공항에 도착해 처음 배운 것은 국제선 터미널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옆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했다. 이곳 출국장 근처 세븐뱅크 ATM에서 쏠트래블 카드로 수수료 없이 현금을 만들었고, 터미널 바로 앞에서 공항 셔틀을 타고 가고시마 시내로 향했다.


가고시마 주오 빌딩에 내렸을 때 바로 건물 로커에 짐을 맡겼으면 좋았을 텐데, 호텔 셔틀 승강장이 그 건물인 줄 몰라 괜히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터미널까지 이동했다. 터미널 앞 안내소에서 대중교통을 무제한 탈 수 있는 큐트 패스 2일권(어른 1,900엔, 어린이 950엔)을 사고 코인로커 위치도 안내받았다.


점심은 아뮤플라자에 있는 자본 라멘에서 먹었다. 아들은 키즈 세트, 아내와 나는 라멘+ 차슈 덮밥+ 교자 세트를 시켰는데 많이 안 먹는 우리에겐 딱 좋은 조합이었다.


든든히 배를 채우고 터미널에서 시티 뷰 버스를 타고 센간엔으로 향했다. 역 광장을 살짝 벗어나면서 바로 커다란 사쿠라지마가 보이기 시작했다. 꽤 웅장하고, 뭔가 비현실적이어서 cg로 붙여놓은 듯한 느낌도 받았다. 게다가 활화산이라 계속 산에서 뭉게뭉게 화산 연기가 올라오는 것도 너무 신기했다.


센간엔은 정원도 훌륭했지만, 특히 건물 내부까지 관람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일본의 옛 부잣집 내부를 직접 본 건 처음이었는데 꽤 흥미로웠고, 왜 관람 시간이 2시간 가까이 걸리는지 이해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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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돈카츠 카와큐에서 가고시마의 명물 흑돼지 돈카츠를 먹었다. 히레, 로스, 믹스 정식을 먹었다. 맛있게 먹긴 했는데 엄청 맛있거나 그런 수준은 아니었다. 그리고 히레는 꽤 부드러워서 좋았는데 로스는 질겅질겅 씹히는 부분들이 있기도 해서, 기왕 먹을 거면 히레를 추천한다. 돈카츠가 적어 양이 너무 작은 게 아닐까 싶었는데 양배추나 밥이랑 먹다 보니 꽤 든든했다.


마지막으로 역 안내소에서 미리 예약해 둔 일요일 기차표를 찾고, 코인 락카에서 짐을 찾아 늦게 호텔 체크인을 했다. 호텔은 시로야마 호텔 가고시마였는데, 시내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다 보니 접근성은 좋지 않았지만 가족과 함께 묵기엔 좋은 곳이었다. 셔틀도 나름 30분마다 다니긴 해서 아주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다.


1월 17일 토요일: 사쿠라지마의 화산과 족욕

토요일은 페리를 타고 사쿠라지마로 들어갔다. 섬에 내려서 족욕탕까지 천천히 걸어갔는데 날씨가 도와준 덕분에 산책하기 참 좋았다. 사쿠라지마 요산공원 족욕탕은 생각보다 꽤 길어서 인상적이었고, 근처를 유유히 다니는 고양이들과 하늘을 나는 매 같은 큰 새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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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욕을 마치고 아일랜드 뷰 버스를 탔다. 중간 정류장에 내릴까 고민도 했지만 시간이 꽤 걸릴 것 같고 9살 아들도 피곤해해서 바로 유노히라 전망대로 갔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사쿠라지마 화산의 모습은 정말 웅장하고 멋졌다. 큐트 패스 덕분에 교통비 부담 없이 알차게 돌아다닌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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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페리를 타고 돌아오니 오후 2시 30분 정도 되었다. 원래 무 우동을 먹으려 했으나 브레이크 타임에 걸려 실패하고, 대신 페리 내 야부킨 우동에서 1,000엔짜리 우동을 먹었다. 맛있었다. 텐몬칸으로 트램을 타고 이동해 늦은 점심으로 야끼소바 등을 먹고 호텔로 돌아오니 시간이 꽤 늦었다. 결국 저녁은 호텔 1층 패밀리마트에서 컵라면을 사다 먹으며 하루를 정리했다.


1월 18일 일요일: 이부스키

일요일 오전엔 서둘러 움직였다. 9시 호텔 셔틀을 타고 주오 빌딩에 내려 터미널로 부랴부랴 이동해 이부스키행 열차에 올랐다. 일찍 예약했다고 생각했는데 타마테바코 열차의 유명한 2호칸이 아니라 평범한 1호칸이라 조금 아쉬웠다.


image.png 1호칸도 분위기는 좋다


이부스키역에 도착해서는 택시 투어를 선택했다. 2시간에 9,000엔으로 니시오야마역, 나가사키바나(용궁신사), 우나기 온천마을을 도는 코스였다. 온천마을에서 직접 계란을 찌는 손맛을 기대했는데, 쾌활한 할아버지 기사님이 미리 연락해 둔 가게에서 쪄진 계란을 받아 가마 앞에서 먹기만 했다. 직접 해보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기사님이 사진도 열정적으로 찍어주시고 친절하셔서 만족스러웠다.


image.png 용궁신사에서 등대로 내려가는 길
image.png 우나기 호수 마을의 찜 가마. 뜨거운 연기가 풀풀


마지막으로 사락쿠에 내려 모래찜질을 했다. 아들이 뜨거운 걸 잘 못 참는데도 15분 정도를 잘 견뎌주었다. 두텁게 쌓인 모래의 무게 때문인지 손끝에서 내 심장이 두근거리는 게 느껴지는 기분이 꽤 묘하고 재미있었다. 찜질 후 바로 옆 모래사장에서 놀았는데 바닷물이 뜨거워서 정말 놀랐다. 해변에서 놀다 보니 3시가 훌쩍 넘어 식당들이 모두 문을 닫았고, 점심은 과자 정도로 간단히 때울 수밖에 없었다.


저녁엔 아뮤플라자의 이치니이산에서 흑돼지 샤브샤브를 먹었다. 아들이 갑자기 체하는 바람에 급하게 약국에 가서 약을 사다 먹였다. 다행히 약을 먹고 안정을 찾았다. 샤브샤브와 찜을 주문했는데 둘 다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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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9일 월요일: 마지막 조식과 귀국

월요일은 귀국을 위해 6시에 일어났다. 조식은 매일 메뉴가 거의 비슷했지만 빵도 맛있고 즉석 흑돼지 샤브와 오차즈케가 훌륭해서 마지막까지 맛있게 먹었다. 9시에 호텔 셔틀을 타고 9시 30분에 역에 도착해 공항 셔틀버스를 탔다.



마무리

계속 화산 연기를 내뿜는 사쿠라지마가 늘 보이는 참 독특한 도시였다. 시간을 놓쳐 먹고 싶었던 몇 가지 음식들( 회전초밥, 장어덮밥)을 먹지 못하고 온 건 좀 아쉬웠지만, 난생처음 활화산도 보고 센간엔 가옥 구경도 재밌었다. 큐트 패스 덕분에 대중교통을 아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고, 트램, 배, 버스 등 각종 교통수단을 이용해 보는 재미도 있었다. 이부스키의 모래찜질 체험도 재밌었고.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여행으로 오기 좋은 도시였다.


이번엔 가고시마 시내와 남쪽 이부스키만 가봤는데, 다음에 또 온다면 북동쪽 기리시마 쪽도 한번 가보면 재밌을 것 같다. 이번에 못 먹어 본 음식들도 먹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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