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왕오리 Aug 21. 2016

2016.07. 홍콩/마카오 여행 #3

#3. 둘째/셋째 날

둘째 날

호텔 조식을 먹어봤다. 막상 홍콩 와서 아직 딤섬을 먹어보질 않아 조식 딤섬에 도전했으나, 그냥 베이컨 구이가 나았을 듯.


오늘도 여기저기 구경을 하는 스케줄이다. 트램과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만복사까지 슬렁슬렁 이동했다. 대만에서 들렀던 절도 그렇고, 한국의 절과는 굉장히 느낌이 달라서 재밌었다. 향 재가 여기저기 수북이 쌓여 있던 것도 인상적이었고. 절은 아담하고 쓱 둘러보면 끝이라서 바쁜 사람들이라면 굳이 들를 필요는 없을 듯하다. 

만복사에서 피크트램 승차장까진 택시로 이동했다. 빅버스로 이동할 순 있지만 언제 올지 기다리느니 그냥 택시를 탔다. 5천 원도 안되어서 지금 생각해보면 택시를 좀 더 탔어도 좋았겠는 생각이 든다.


피크트램은 티켓 구매 줄도 엄청 길고, 승차 줄도 엄청 길다. 빅버스에 피크트램 바우처가 이미 붙여져 있기 때문에 앞에 있는 빅버스 직원에게 바우처를 티켓으로 바꾸면 티켓 구매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 나 같으면 바보같이 계속 줄을 서 있었을 텐데, 아내가 물어보라고 해서 해결했다. 역시 아내 말을 잘 들어야 한다.

꼭대기에 오르면 홍콩 경치를 시원하게 구경할 수 있다. 물론 날씨는 엄청 덥기 때문에 마음만 시원하다.

점심은 완탕면이 맛있다는 maks noodle에서 먹었다. 오, 정말 싸고 맛있었어. 완탕면 2그릇, 데친 채소, 새우 완탕 세트를 시켰다. 근데 나중에 계산해보니 세트랑 개별 주문이랑 가격이 똑같은 건 함정! 그래도 기왕 왔으니 세트로 먹어봐도 좋겠다. 참고로 양이 작다. 나랑 아내는 0.7인분 정도 먹는 편인데, 세트를 싹싹 비우고 왔다. 아마 다른 분들이라면 이것저것 더 시켜야 배가 찰 듯하다.

다시 트램을 타고 내려와 리펄스베이에서 해수욕을 즐기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귀찮아서 잘 가지 않는 해수욕을 홍콩에서 해보기로 한 건 지금 생각해도 잘 한 선택이다. 언제 외국에서 해수욕을 해보겠어. 버스 시간이 남아서 트램 승차장 바로 건너편에 있는 홍콩 공원을 살짝 돌아보고, 리펄스베이로 이동했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데도 울창한 숲 같은 홍콩 공원

리펄스베이는 깨끗한 탈의실이 있어 시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코인 로커도 잘 갖추어져 있다. 다만 이런저런 물놀이 장비나 타월에 모두 보증금이 붙어있는데, 보증금은 현금만 받는다. 수영 못하는 아내 용으로 튜브라도 빌리려고 했는데 돈이 없어서 못 빌렸어 ㅠㅠ. 결국 락커만 빌려서 물놀이를 했다. 바닷물은 엄청 시원했고, 중간에 이상하게 더러운 것들이 모이는 구간이 있는데 거기만 피하면 나름 깨끗했다. 다만 수심은 금방 깊어지므로 수영을 할 줄 안다면 모르겠지만 아니라면 물놀이 기구 대여를 고민해봐얄 듯하다. 터번을 두르고 수영을 하는 시크교도로 추정되는 아저씨, 백인, 동양인 한데 뒤섞여 바다에서 노는 게 참 인상 깊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규모는 작아도 해수욕 즐기기 좋았던 리펄스베이

해수욕 잘 즐기고, 빅버스 막차를 놓쳐 (금방 끝난다. 5시였던가?) 그냥 시내버스를 타고 코즈웨이베이에서 탄탄멘을 먹어보기로 했다. 2층 버스라 시내버스를 타도 재밌다. 빅버스는 2층이 에어컨이 안 나와서 오히려 시내버스가 관광하기 더 좋을 수도 있겠어.


내리는 정거장이 애매해서 빅토리아 파크 앞에 내렸다. 빅토리아 여왕 동상이 있어서 그냥 사진 한 장 찍어보고 이동했다. 공원 화장실에 소변보러 들어갔는데 홀딱 벗은 사람이 돌아다녀서 깜짝 놀랐는데, 알고 보니 운동장이 옆에 있어서 화장실이 샤워장 겸용이었다. 아까 해수욕 마치고 버스 막차 쫓느라 제대로 갈아입지도 못하고 왔기 때문에 "아싸 째수!"를 외치며 시원하게 샤워하고, 옷도 제대로 갈아입었다. 샤워장에 찌롱내가 좀 나긴 했지만 이건 그냥 애교로.

공원을 지키고 있는 빅토리아 여왕

탄탄멘이 맛있다는 레드페퍼 레스토랑에서 새우 요리와 탄탄멘을 먹었다. 새우는 비쌌지만 매우 탱글탱글하고, 한국 가격 생각하면 가성비도 나쁘지 않아 만족스럽게 먹었다. 같이 나오는 캐슈너츠도 맛있고. 막상 탄탄멘은 딱히 한국에서 일식 라멘집에서 먹었던 탄탄멘에 비해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 내부 인테리어도 새빨갛고, 젓가락 받침도 고추모양이라 재밌었다.

재밌는 건 이날부터 홍콩에 포켓몬고! 가 활성화되어서 길거리의 젊은 사람들이 죄다 핸드폰을 들고 방황을 하기 시작했다. 코즈웨이베이엔 큰 쇼핑몰이 많아 여기저기 와이파이를 얻어 쓸 수 있어서 나도 열심히 포켓몬을 잡았지. 홍콩 와서 포켓몬 잡아갈 줄은 생각도 못했네.


셋째 날

오늘은 마카오에 간다. 호텔 조식을 일찍 먹고, 마카오 가는 페리를 탔다. 마카오 페리는 스타페리 선착장이 아닌, 빨간색 슌탁센터 건물이다. 이미 페리 쿠폰도 다 예약을 했기 때문에 가서 바우처를 보여주고 티켓을 받았다. 페리는 외관은 멋진데 내부는 그냥 시내버스 느낌이다. 배들은 다 그런 것 같아. 그래도 에어컨, wifi, 화장실 다 잘 갖춰서 있어서 쾌적하다.


1시간 좀 지나면 도착한다. 나는 마카오 패키지를 예약했기 때문에, 여기 터미널 2층의 터보젯 사무실에서 식권 바우처와 심카드를 챙겼다. 다행히 내 s7과 아내의 아이폰6 모두 심카드가 잘 인식되었다. 


페리 터미널에서 지하도를 통과하면 각종 셔틀버스 승강장이 나온다. 난 오픈 버스 티켓이 있어서 버스를 찾아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 않다. 그냥 셔틀버스 안내해주는 분들한테 물어보는 게 제일 빠르다. 여러 오픈 버스 업체가 통합해서 하나의 버스로 운행하기도 해서, 버스 외관만 봐선 절대 찾을 수 없을 거야. 이 버스를 타면 간단히 마카오 위쪽 섬을 살짝 돌아볼 수 있다. 호텔의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외관을 구경만 해도 재밌었다.

에그타르트를 먹으며 세나도 광장으로 이동하며 길거리를 구경했다. 에그타르트 집은 엄청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고, 그에 비례해서 엄청 불친절했다. 그냥 그날 본 마카오 상인들은 영어도 잘 통하지 않고, 하나같이 다 불친절했다. 특히나 아몬드 쿠키 집에서 결제 취소 요청했더니 신경 팍 쓰면서 뭐라고 자기들끼리 떠드는데 아오 짜증 난다. 유럽스러운 여유 있고 친절한 모습을 기대했는데, 유럽 흉내 낸 엄청 바쁘고 불친절한 중국의 느낌이 맞는 듯하다. 카지도노 그랬고.


뭐 그건 그렇고, 동네 자체는 아기자기하고 구경할게 많았다. 서양식 건물들은 진짜 유럽에서 많이 봤기 때문에 오히려 lou kau mansion 이 색다르고 재밌었다. 황비홍이나 엽문에서나 보던 무림 고수의 집 같은 느낌. 

https://www.google.co.kr/maps/place/Lou+Kau+Mansion/@22.1942106,113.5390377,17z/data=!3m1!4b1!4m5!3m4!1s0x34017ae58be03b79:0x68080dc76f2cb2a2!8m2!3d22.1942106!4d113.5412318?hl=ko

파사드만 남아있는 St.paul 유적도 무척 흥미로웠다. 어찌 보면 뒷 건물이 남아있었다면, 그냥 익숙한 성당이라 이렇게 인상적이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걸어서 pier 16 소프텔 호텔의 3D 사진전으로 출발했다. 별로 기대는 안 했는데, 기대보다 더 별로였다. 하지만 이것도 여행의 재미라고 생각하고, 그냥 아내랑 낄낄거리며 병맛 사진 찍는 재미로 놀았다.

으음...

다시 오픈탑 버스를 타고 거대 호텔들이 있는 아랫동네 섬으로 이동했다. 나름 이 버스가 유용하네. 

갤럭시 마카오에서 점심 바우처를 가지고 늦은 점심(이미 3시...)을 먹을 차례다. 이미 바우처는 받았기 때문에 이걸 가지고 해당 식당을 가야 하는데, 식당 찾기가 만만치가 않다. 그냥 호텔 직원들한테 열심히 물어물어 가야 한다. 호텔도 카지노 때문에 엄청 넓기 때문에 절대로 그냥 가다가 나오겠거니 하다간 아내한테 야단맞을 거야. 


이탈리안, 한식, 중식 등 몇가지 레스토랑을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중식 집으로 가서 볶음밥을 먹었다. 한국인 직원분이 계셔서 편하게 주문을 할 수 있었고, 맛있게 싹싹 다 긁어먹었다. 


갤럭시 마카오 호텔의 카지노에서 사람들 게임하는 거 구경도 하고, 베네치안 호텔로 넘어가서 내부의 운하(!)도 구경하면서 놀다가, 베네치안 호텔 셔틀을 타고 페리 터미널로 돌아와서 홍콩으로 컴백했다. 베네치안 호텔 내부의 저 하늘마저 내부 색칠이라는 게 굉장히 놀랍고 웃겼다.


매거진의 이전글 2016.07. 홍콩/마카오 여행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