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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오리 Aug 21. 2016

2016.07. 홍콩/마카오 여행 #4

#4. 넷째 날 / 정리

넷째 날

아쉬운 마지막 날이다.


호텔 조식을 먹고, 집 근처 웨스턴 마켓의 허니문 디저트에서 파는 망고 크레페를 먹으러 갔다. 근데 아잇, 너무 일찍 가서 아직 열지를 않았어ㅠㅠ. 도로 호텔로 와서 짐을 다 싸고 12시쯤 다시 나와보니 이제 열었길래 먹어봤다. 크레페는 보드랍고 망고는 시원해서 좋았지만 딱히 꼭 찾아먹어야 할 정도로 임팩트가 있진 않았다. 

쿠폰을 이용해 페리 터미널 근처의 해양박물관에 갔다. 박물관 바로 옆에도 멋진 배가 정박해있고, 내부에도 멋진 배 모형들이 많았다. 배나 배 모형 덕후라면 아주 은혜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서양 배가 아닌 동양 배 모형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조선의 판옥선과 거북선도 있었고.

다시 페리를 타고 침사추이로 이동했다. 딤섬을 안 먹고 홍콩을 떠날 수 없기에 동물 모양 딤섬이 있다는 세레나데에 가보기로 했다. 동물 모양 딤섬을 먹으려는 건 아니고 그냥 페리 역 근처에 있고, 평도 나쁘지 않아서 여기로 택했다.

https://goo.gl/maps/SRfjnRuWSHp

애매한 시간대에 가서 그런지 나름 창가 자리도 잡을 수 있었다. 근데 분위기는 고급스러운데 시끄럽고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많이 나서 생각이랑은 좀 달랐다. 메뉴도 영어 메뉴가 있긴 한데 주문하기 쉽지가 않네. 궁금했던 창펀과 쇼마이, 투명한 만두피의 딤섬(이름 까먹었다)을 시켰는데 그냥 그럭저럭 이었다. 전에 대만에서 먹었던 딤섬이 너무 맛있어서 그랬나 싶은데, 조금 뒤 팀호완에서 시켰던 딤섬이 엄청 맛있던 걸 생각하면 그냥 이 집이 별로였나 봐. 팀호완 대비 가격은 두배 정도 나온 듯한데 영 별로였다. 그래도 궁금했던 창펀을 먹어봐서 좋았어. 하지만 궁금증 해소만 했지, 딱히 맛있는 건 아니었다.


점심을 먹고 청킹맨션(여기는 무서운 곳이라고...) 앞에 지나가다 제니베이커리 안내 아줌마가 있어 따라가 봤다. 하지만 여긴 짝퉁이다. 그 앞에 제니베이커리라고 하는 곳 엄청 많은데 대부분 짝퉁이라서 진짜 제니 베이커리를 갈 거면 그냥 셩완역 근처로 가는 게 안전하지 싶다. 심지어 짝퉁이 진짜보다 더 비싸다. 오죽하면 진짜 제니베이커리엔 다음과 같이 적어뒀겠어. 역시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하나 살까?" 했다가 아내님에게 혼쭐이 났다. 역시 아내 말을 잘 들어야 한다.

구룡공원까지 걸어갔다. 그냥 공원이겠거니 했는데, 안에 플라밍고가 돌아다니고 수영장도 있는 굉장히 큰 공원이었다. 홍콩 공원의 다양한 새들도 그렇고, 생각지도 못한 동물들이 살고 있는 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엄청 비싼 숙소 이름이기도 한 반얀트리들도 멋졌다.

아니 도심 공원에 플라밍고가!

다시 슬슬 내려와서 성림거에서 운남 쌀국수를 먹었다. 고기완자 토핑이 좋다고 하는데, 메뉴를 봐도 좀 난도가 높은 부위가 보이고 딱히 당기질 않아서 (간, 허파, 곱창,...) 그냥 기본 메뉴로 시켰다. 참고로 여기도 찾기 쉽지 않다. 작은 건물 3층이라 간판들을 유심히 봐야 해. 맛은 약간 된장 베이스의 고깃국물이랄까? 꽤 싸고 맛있었다. 직원 두 분 중 여자분은 불친절하고 남자분이 그나마 좀 친절하던데 우린 여자분이 계속 오셨네.

https://goo.gl/maps/AYG9TZtNJHv

마지막 남은 빅버스 쿠폰인 하버 투어 티켓을 써서 구룡반도에서 홍콩 섬으로 넘어왔다. 원래는 한 시간 코스라서 시간이 많았으면 좋았을 텐데 나는 한 십 분쯤 탔나? 그래도 여유로운 좌석의 배를 타고 돌아가니 즐거웠다.

마지막으로 셩완역에서 제니 베이커리에 들러 쿠키를 사고, 호텔 짐을 빼 택시를 타고 센트럴 역으로 가서 AEL 그룹 티켓을 사서 얼리 체크인을 하고 짐을 부쳤다. AEL은 2인만 돼도 그룹 티켓이 된다고 미리 읽었기에 몇 푼이라도 아꼈네. 그룹 티켓은 자판기로 사지 못하고 직원을 통해서 사야 하더라.


마지막으로 AEL을 타러 내려가는 길에 딤섬집인 팀호완에 들렀다. 그다지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마지막 홍콩 음식이라는 생각으로 굳이 갔는데, 정말 여기를 가지 않았으면 크게 후회할 뻔했다. 이날 점심으로 먹었던 세레나데보다 훨씬 맛있고 쌌다. 주문 시스템도 간단해서 너무너무 만족스러웠다. 왠지 직원분들도 친절했고. 줄이 길다던데 다행히 나는 늦게 가서 거의 바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괜히 미슐랭 1 스타 집이 아니었구나. 우왕 굳!

https://goo.gl/maps/KYhezX5QMeN2

비행기가 다음날 새벽 1시 출발이라 마지막으로 공항 면세점에서 시간을 때우는데 면세점도 10시나 11시 정도 되니 거의 닫았다. 내 pp카드를 이용하면 한 명은 라운지를 쓸 수 있지만 의리없이 한명만 갈 수가 없어서 그냥 둘 다 계속 시간을 때웠네. 다행히 가방에 싸들고 간 라면이 있어서 뜨거운 물 부어 요기를 할 수 있었다. 이 와중에 비행기는 지연되어서 새벽 2시에나 출발했다. 아아... 그래서 한국에 6시 도착 - 집에 9시 도착 - 씻고 바로 출근했다. 끝.


정리

 wifi가 빵빵 잘 터진다. 그래서 굳이 sim카드 없이도 버틸만했다. 물론 구글 맵 오프라인으로 주요 위치를 저장했기 때문에 심 카드 의존이 더 적었다. 하지만 대략적인 위치만 알아가면 안 된다. 너무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복잡해서 기왕 식당들을 찾아갈 거면 정확한 위치까지 최대한 알아가얄 듯.

그래도 포켓몬 go에서 열심히 포켓몬을 잡고 싶다면 sim카드를 사야 한다.

7월에 갔는데 딱히 성남보다 엄청 덥거나 습하단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가 갔을 때 다행히 비가 한 번도 오지 않아서 그랬을지도. 다른 계절은 좀 더 쾌적할지 모르겠으나, 7월에 간다고 너무 쫄 필요는 없을 듯.

빅버스 2일권을 잘 사용하긴 했는데, 대중교통도 잘 되어있고 택시도 비싸지 않아서 다시 가야 한다면 빅버스 구매는 좀 고민해봐야 할 듯하다. 하지만 빅버스 구성이 꽤 알차서 사도 손해는 안 볼 듯.

친절한 서비스는 기대하지 말자. 북경에 갔을 때에도 이 정도 불친절은 아니었는데, 여기 식당들은 좀 심하네. 특히 마카오 상점들은 더 심했고.

마카오 페리 패키지를 난 요긴하게 잘 썼다. 그냥 페리 티켓만 살 거라도 미리 예약해가야 더 싸다. turbojet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고 구매까지 진행할 때 "좌석이 없다"는 에러가 나왔는데 이건 진짜 좌석이 없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결제 실패가 떨어져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나는 결제 카드를 바꿔 입력하니 바로 성공했다.

식사 류는 싼데, 여기서 요리로 들어가면 가격이 팍 치솟는 느낌이다. 해산물이 쌀 줄 알았는데 싸진 않았지만, 한국보다 딱히 비싸지도 않기 때문에 기왕 갔으니 이거 저거 먹어봐도 좋을 듯. 먹었던 식당 중에선 팀호완과 막스 누들이 가장 좋았다. 레드페퍼 레스토랑과 죽가장도 이색적이고 좋았지만 음식으로만 봐서 "우와 맛있다!" 할 정도는 아니었다. 팀호완과 막스 누들은 "우와 맛있다!" 할 정도였다.

쇼핑 말고 볼 게 없다고도 하지만, 충분히 볼 거 많았다. 특히 리펄스베이에서 해수욕한 건 참 이색적인 기억이다. 삼판 라이드도 대단할 건 없지만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이런 소소한 액티비티들 찾아다니는 것도 재밌는 여행이 될 듯하다.

마이리얼트립의 쿠폰 구매 서비스가 꽤 좋네. 근데 기술적인 문제가 좀 많다. 당장 앱으론 제대로 결제가 되지도 않고. 결제까지 할 거라면 모바일 웹으로 하는 게 제일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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