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된 표현 속 무절제 권장
참 잘 만들었어요. 쓱. 어차피 우리가 보는 것은 매끈한 크리에이티브의 결과물이지만, 얼마나 많은 우연과 필연이 겹겹이 쌓여서 저런 게 태어나버린 걸까 생각하면 아득해요. 무엇보다 '쓱' 한 글자로 다 퉁쳐버리는 과정이 너무 경이로워요. 신세계 직원들이 SSG를 '쓱'이라고 부르는 데서 착안했다고 하는데요. 저 엣지 있는 한 음절을 막 설명해버리거나, 아니면 야구 응원가 리듬 따위에 맞춰서 '쓱쓱 쓱쓱쓱~' 이런 후크송으로 만들어버리고 싶은 유혹에 몇 번이고 빠지지 않았을까요?
광고는 무절제를 위한 절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을 무절제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한없이 절제해야해요. 아이러니하죠. 니체는 하루에 한 가지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자제를 각오하라고 했어요. 때로는 물욕에, 식욕에, 때로는 아는 것을 말해버리고 싶은 유혹에 어김없이, 아낌없이 몸을 던지는 저를 보며 자제를 위한 각오를 다집니다. 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