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특집 추천 도서
필리버스터는 드라마에나 나오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웨스트 윙'에서 처음 보았고 '어셈블리'에서도 이런 장면이 나왔다고 들었다.
의원들이 단상에 올라 자신의 논리를 말한다. 정치의 본령은 조정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말'로 하는 조정이라는 사실은 잊고 있었다.
'현실적인' 사람은 어차피 저래 봤자 헛수고라고 냉소를 보내고 아마 대다수의 사람은 관심도 없을지 모르겠다. 솔직히 저 정도의 일이 진행되고 있으면 방송국에서는 의원별로 발언을 정리하고 상황에 대해서 보도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지만, 언론이야말로 비현실적일 만큼 '현실적인' 집단이니 '의회 마비'와 '국정 운영 차질'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하거나 아예 보도하지 않거나 요실금 팬티를 입고 얘기를 하는 중이라고 얘기를 한다. 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한다.
유튜브를 켜서 영상을 본다. 국회의원 배지가 빛나는 사람이 말을 한다. 보면 볼수록 답답하기 그지없던 한 무리의 집단이 사실은 어쩌면 '그냥 그놈이 그놈'이지 하는 정치혐오의 희생양이었을 수도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은 든다. 앵커 출신으로 판사 출신으로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각기 다른 삶의 결을 바탕으로 몇 시간씩 이야기하는 지금이 사실은 절망으로 가기 전 최후의 로맨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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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호 의원과 추미애 의원의 발언 중에 등장한 책입니다. 최민희 의원은 1984의 한 구절을 낭독하였습니다. 김종필 증언록은 중앙일보에 연재되었던 '소이부답'을 정리한 것입니다. 남산의 부장들은 항상 선물 받고 싶었던 책입니다. 비싸고 두껍기 때문에 사지 않고 학교 도서관에서 조금씩 읽는 맛이 있었습니다. 보안사와 리틀 브라더는 아직 읽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