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요람에서 무덤까지’
최근 2~3년 주택 인허가와 분양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2019~2020년 특정시점의 초과공급 우려감이 높은 상황이다. 이처럼 부동산시장의 우려가 커지면서 입주나 미분양 등 주택공급과 관련된 지표들에 소비자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초과 공급 여부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주택 공급과 관련된 통계들. 차제에 주택공급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통계 지표의 타임스케줄(time schedule)을 점검해 보자.
#인∙허가
인∙허가 후 무조건 분양될까?
주택에 대한 인∙허가는 사업자가 주택건설사업을 시작하는 경우, 시·도지사 또는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사업계획에 대해 승인 받는 절차를 말한다. 건설사업(분양, 착공)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인∙허가 절차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인∙허가 물량이 분양사업으로 즉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2007년 9월부터 분양가상한제가 모든 공동주택 대상으로 시행되면서 그 이전에 인허가를 받으려는 사업자가 일시적으로 몰린바 있다. 하지만 인허가를 미리 받았어도 분양에 나서지 않은 경우도 많다. 건설사의 자금사정과 신용도에 따라 인허가 단계에서 사업이 무산되는 사례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07년 이전에 분양가상한제를 피했던 인허가 물량이 5년이상 지나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분양된 사례들도 있다. 최근에는 인허가 물량이 분양시장 호황을 기회로 단기간에 쏠리면서 초과공급 우려감이 높아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분양
분양물량 대부분이 입주로 ‘진행’
분양은 인∙허가된 물량 중 주택법에 따라 입주자 모집공고가 승인된 주택을 말하는데, 주택경기의 선행지표로 향후 준공∙입주대상 단지의 사전 선별이 가능하다. 앞서 살펴본 인허가 통계와 달리 모집공고에 따라 청약접수가 정상적으로 진행된 분양단지라면 대부분 입주로 연결된다. 일반적으로 분양 이후 입주까지 2년~3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경우 거주가 가능한 실물자산은 아니어서 ‘분양권’ 형태로 인식된다.
#준공∙입주
실물 ‘확정’ 주택시장 영향력 커져
분양이 완료되고 2년~3년 뒤 이루어지는 준공∙입주는 입주자 모집공고 등을 통해 분양된 주택단지가 실물자산으로 최종 확정되는 시기다. 이 때문에 다른 통계 지표들과 달리 실제 부동산 시장에는 미치는 영향이 크다. 최근 역전세 이슈가 되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 입주물량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내는 이유도, 전∙월세 시장은 물론 매매가격 형성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미분양
주택의 ‘금수저 VS 흙수저’ 감별사
미분양주택은 분양과 입주의 경계점에 위치해 있는 통계 지표로 볼 수 있다. 사업계획승인(건축허가 포함)을 받아 건설 중이거나 건설된 주택 중 재고로 남아있는 형태를 의미한다. 준공 전이냐 준공 후냐에 따라 ‘악성’ 여부를 따지는데 분양 후에도 2년~3년동안 주인을 만나지 못한 주택의 경우 악성으로 분류된다. 미분양이 없는 사업장이라야 분양가격에 프리미엄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지역별 양극화된 시장의 판단지표로 유용하다.
#철거∙멸실
왔던 곳으로 돌아가다
사람이 태어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이 주택도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철거’에 들어간다. 경우에 따라서는 태풍, 지진 등과 같은 자연재해로 ‘멸실’되는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은 안정성과 노후도의 문제로 철거된다. 첫 시작점이던 본연 그대로의 토지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최근 부동산시장의 이슈가 되고 있는 재건축 등의 정비사업도 철거 이후 다시금 인∙허가 절차에 따라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주택공급의 새로운 타임스케줄(time schedule)이 또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