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발 내미는 임대인. ‘내용증명’ 활용법
임대인과 임차인간 보증금 분쟁 가능성↑
계약만료 1개월 전 구두약속 보다 내용증명으로 보험 들어둬야
7~8월 여름 휴가철이 본격화하고 있다. 계절적인 비수기에 해당되다 보니 임차인들이 제때 전월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이러한 비수기에는 매매가격의 80% 수준인 전세보증금 반환과 관련해 임대차기간 종료 이후에도 임대인이 ‘기다리라’는 불확실한 구두약속(말로써 맺는 약속)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제 때 이사를 가야 하는 을 임차인은 임대차 만기 시점에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아 ‘내용증명’의 문서를 통해 보험을 들어둘 필요가 있다.
▣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무엇으로 약속?
전∙월세 계약의 경우 통상 1년~2년 단위로 계약 만기가 발생한다. 계약서에 만기가 명시된 만큼 임대인과 임차인은 만기 1개월 전에 상대방에게 이사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전화통화를 통한 구두약속에 치중돼 불확실성이 높다. 말로써 맺은 약속은 듣는 사람에 따라 그야말로 ‘아’ 다르고 ‘어’ 다르기 때문이다. 임대인의 구두약속을 믿고 이사 준비를 하던 중,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보증금 반환이 어렵다”는 의사를 보일 경우, 약속에 대한 증거자료가 없어 대항이 어렵다. 그렇다면 구두약속과 더불어 상호 약속을 근거할 수 있는 자료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구두약속과 더불어 메모지 작성이나, 문자 메시지 저장, 대화내용 녹음, 내용증명 등이 있지만 분쟁이 커질 경우 문서로 약속을 증거한 ‘내용증명’이 가장 확실한 근거가 된다.
▣ 내용증명이란?
‘내용증명’은 말 그대로 계약 내용에 대한 만기 등의 통보를 제3자(우체국)가 증명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다만 내용증명 발송 만으로 법적 효력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 분쟁이 시작되고 법원 소송이 진행된다면 내용증명은 시비를 가리는 유력한 증거자료로 변한다. 확실한 증거자료가 남아있는 만큼 약속에 대한 이행 가능성도 높다.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는 ‘보험’ 성격을 담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 내용증명 작성법
내용증명은 별도로 정해진 양식이 없다. 기본적으로는 일반 편지 작성 형태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내용은 있다. 예를 들어 당사자의 이름과 주소, 주요 내용, 날짜, 직인(싸인, 도장) 등이다. 또한 임대인과 임차인의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되도록이면 간략하고 정중하게 쓰는 것이 좋다.
위와 같이 내용증명을 작성하면 총 3부를 프린트하여 봉투에 넣고 우체국 창구에 제출하면 된다. ‘내용증명 우편물’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스탬프를 찍어 1부는 등기 발송하고, 1부는 우체국 보관, 나머지 1부는 발신인이 가져온다. 비용은 내용증명 수수료와 등기료를 합해 약 5천 원 정도이므로 거액의 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킬 수도 있는 증거자료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부담은 없는 수준이다.
▣ 내용증명이 반송된다면?
일부 계약 당사자는 내용증명 수취를 일부러 회피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평소 연락이 어려웠던 인대인의 경우 계약기간(2년) 사이 임대차계약서에 명시된 거주지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임차인이나 임대인에게 내용증명 우편물이 도달되지 않는다면 계약 해지 효력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 경우 우체국 반송기록과 내용증명 서류를 근거로 임대인이나 임차인의 초본을 동사무소에 요청할 수 있다. 계약 상대방의 정확한 주소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이다.
만약 발송 주소에 큰 문제가 없다면 한 번 정도 추가 발송하고, 그래도 반송된다면 다음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일각에서는 3번 가량 발송하면, 통보에 대한 효력이 발생한다는 낭설이 있지만 법적 근거는 없다. 다시 반송된다면 우선 계약서 상의 연락처를 통해 상대방과 접촉을 다시 시도하고, 만기에 보증금 반환 등이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최악의 경우 소송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내용증명 만으로 해결이 어렵다는 판단이 선다면, 법원의 공시송달 절차를 통해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의 소’ 제기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