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으로 조금 가라앉아
허우적대다가
살짝 올라가 허겁지겁 가픈 숨 쉬어보고
몇 번이나 반복하다 보니
문득 가라앉는 게 편해지더라.
죽을 듯 가파 오던 숨이
차분하게 멈추어지고
원래 숨이 없던 것 마냥
답답함이 익숙해져
조용히 쑤욱 가슴은 눌리고 폐가 닫혔네.
그대로
나는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고요하고 어두운 아래로
아무것도 볼 수 없게
해도 닿지 않고
수면 위 파동도 없는 아래로
차분히
아래로 아래로
한계점이 올 때마다
비 올 때 수면에 부딪히던 빗방울 예뻤지 하며 아래로
일렁이던 해 그림자 아름다웠었지 하고 아래로
가슴이 답답한지 숨이 쉬고픈지
애써 잊으며 아래로
망각을 향해
진작 사라진 움직임
무뎌지는 감각
바닥일까?
닿지 않는 어둠이 시야와 같아 지려는 때
가느다란 물 풀 하나가 슬쩍 닿는다.
간지러워...
눈이 번쩍.
숨이 간절해
눈앞이 다급해
꼭 다물었던 입이
멍하던 머리가
안절부절못하고
덩달아 심장까지 요동치네
야물게 쥐었던 주먹이 풀리고
사방으로 허우적대는 팔다리는 어설퍼.
정적은 소란으로
잊었던 조바심이 척추까지 찌르르할 때
허둥대는 몸짓에 놀라
고요한 아래 애처롭게 한번 보다가
다시 화들짝 놀란다.
눌러 담은 숨 한번 뱉어주고
옴짝거리는 입은 입술 말아 꾹 다물고
팔다리는 끝까지 힘주고 뻗어
매섭지 못해도 눈도 위를 향해
다시 하늘로
아니 수면으로
처음마냥 어설픈 몸짓이라도...
위로
위로
더뎌도 위로
수면 위 첫 한숨이 절박해
다시
위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