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에 살다 보면 피할 수 없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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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흥에 겨운 가라오케 소리
때로는 아침부터, 때로는 늦은 점심부터
보통은 저녁과 동시에 시작되는 쿵짝쿵짝 요란한 소리
가라오케와 동네 사람들이 하나 되는 흥겹지만은 않은 쿵짝 거리는 소리.
다낭 한 달 살기라는 이름으로 다낭을 다녀간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대로 다낭을 경험했다면 하나같이 입을 모아 하는 에피소드 중에 하나는
가라오케 소리 또는 소음 이 아닐까?
집집마다 가라오케 한 대씩은 당연히 있는 나라
베트남
흥이 많은 베트남 사람들은 좋은 일이 있으면 아침 8시부터 목청을 뽐내고
우울한 일이 있거나 저녁을 이웃과 함께 먹거나
다양한 가족모임이 있는 날
때로는 집에 홀로 있어 외로운 날
결혼식 하는 날
누군가 졸업한 날
그냥 노래가 부르고 싶은 날
구슬프게 띠리링~ 하면서 시작해서 쿵짝쿵짝 으로 마무리되는,
동네마다 울려 퍼지는 그 소리와 어깨춤은
우리네 노래방 문화와는 조금 다르다.
보통 1차 2차를 거쳐 술을 마시며 놀다가 흥에 겨워 노래방을 찾는 우리와는 달리
그 자리에서 흥에 겨우면 어디 갈 필요가 있나?
즉시 가라오케가 등장한다.
아니..
이미 술자리를 머릿속에 그릴 때부터 정중앙에는 가라오케용 화면과 무대 그리고 가라오케가 자리 잡고 있지
망년회, 신년회를 비롯해 집들이부터 종교행사까지
이미 그 행사를 위한 천막(베트남은 집 앞에서 식사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고, 사람이 모일라치면 바로 집아에 테이블을 설치합니다. 10명이 넘어가면 천막이 등장하지요)이 세워지면서 무대는 당연히 준비되어 있고, 때로는 사회자까지 초빙한다.
흥에 겨운 이웃들이 시간을 넘겨
10시에 이르고
피곤한 우리는 잠을 자고 싶은데
옆방에서 부르는듯한 그 우렁찬 소리가
침대에 누워있는 나에게 어깨춤을 선사하기도 한다.
짜증 나는데 뭔지 모르게 흥겨운 그런 기분
넓은 대로변의 목욕탕 의자 따닥따닥 붙어있는 그런 곳에서,
앞뒤 옆이 뚫린 도로변의 간의 식당에서 술을 마시다가 가라오케 가 그리우면 어떡하냐고?
걱정을 마시라
그들이 그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흥에 겨워 코노 를 찾느냐?
아닙니다.
베트남 사람들의 흥은 그렇게 오래 기다려주질 않는지
모든 대규모 술집(또는 소규모 술집) 마다
피카추 탈을 쓰거나 정장을 멋들어지게 입고 한 손에는 스피커와 노래책을 든 오빠들이
가라오케를 대령하고 있습니다.
술 실컷 마시고 뭐하러 걸어서 노래방을 가시나요?
당신이 마시는 그 어떤 자리에도 가라오케는 대기 중인 것을요
손짓으로 훠이훠이 "내가 지금 노래를 부르겠다"라는 표시를 주면
자리가 허락하는 한, 그 가라오케는 꾸역꾸역 당신의 옆까지 찾아가서 그 자리에서 멋들어지게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해 준답니다.
바퀴도 달려있고, 마이크는 무선이고, 노래는 제목을 말하면 알아서 찾아주니 최고의 서비스 지요?
못 짬 번 짬 = 원샷
못, 하이, 바, 요!! = 1,2,3 건배
가 울려 퍼지는 파티의 계절,
동네 길바닥에 차려진 동그란 테이블들에 빼곡히 사람들이 모여 앉아 끊임없이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테이블 밑은 어느덧 다 마신 맥주캔으로 발 디딜 틈 없을 것이고,
얼큰하게 익은 아저씨들이 수평을 이루며 도로를 일자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며 수다를 떠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동네 인심 좋은 어르신들이 한사코 한잔 하고 가라며 당신을 잡아끌 수도 있는 곳
푸짐하게 맛있는 가정식을 먹다 보면
어느덧 당신도 한 사람의 마을 구성원이 되어
다음 파티를 기다리게 되는 곳
오늘 저녁도 흥겨운 사람들의 쿵짝쿵짝
가라오케 멜로디는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