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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가을

by 성기노

휴일 공원에 쪼그리고 앉아 손바닥만한 햇볕을 겉옷 삼아

조용히 책을 읽을 땐 무슨 생각이 들까요.


평상 가운데 누워 가을 햇살을 베개로

까무룩 잠이 든 주인을 지키는 강아지의 가을은 또 얼마나 푸근할지.


연인과의 산책이나, 친구와의 수다, 책방의 데이트도

넉넉한 가을과 함께 시나브로 흘러가고,


집에 가자는 엄마의 채근을 발판 삼아

한번 더 급하게 발을 구르는 아이들의 그네놀이에

동네의 하루도 저물어 갑니다.


각자의 가을은 이렇게 소중한 일상과 함께 더 짙어지지만

그 일상마저 같이 하지 못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그리고 잊지 않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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