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이 대표의 열성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 원래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아버지 역할로 나온 성동일이 딸로 출연한 정은지를 두고 성격이 괄괄하고 말괄량이 기질이 있어서 개딸이라고 지칭했다고 함)들이 체포동의안에 찬성했거나 무효.기권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는 작업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개딸’로 추정되는 세력들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일일이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실직고’ 하라며 압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와 당권을 두고 다퉜던 이낙연 전 대표를 ‘배후세력 수장’으로 몰아가며 제명 서명까지 받고 있어 당내에서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당원 청원게시판인 ‘국민응답센터’에 따르면 3월3일 오전 9시 기준 ‘이번엔 이낙연 전 대표를 민주당에서 영구제명 해야 한다’는 청원에 5만4722명의 권리당원이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원에 2만명이 동의하면 지도부에 청원 내용을 보고하고, 5만명을 넘기면 지도부가 답하기로 돼 있습니다.
이 청원은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올라왔습니다. 청원 게시자는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대장동 건을 터뜨려서 이재명 대표를 고통 받게 만든 장본인이 이낙연 전 대표다. 체포동의안에서 그것도 민주당 내에서 반란표가 나오게 만든 것도 이낙연 전 대표가 꾸몄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 또는 반대나 기권을 한 의원들을 색출하는 작업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당원 게시판에 표결 당일 올라온 ‘체포동의안 찬성 국회의원 명단 공개’ 청원에도 3만명이 넘는 권리당원이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청원글을 보면 ‘고통’이나 ‘반란표를 나오게 꾸몄다’는 등의 다분히 ‘감정적’ 배경이 주된 이유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는 ‘이재명 대표 괴롭히기’에 대한 단순한 화풀이 차원으로도 해석됩니다. 이에 당내에서는 “애먼 이낙연 전 대표를 걸고넘어지는 등 이성적이지 못한 일부 극렬 당원들의 빗나간 관종정치”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특히 “개딸 누군가가 ‘될 대로 되라’ 하며 던진 돌멩이 하나가 당 전체를 박살낼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당의 건강하고 책임 있는 ‘공론화’ 과정이 왜곡되고 있다는 비판도 많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 제명 청원의 경우 특정인의 돌발적인 선동이 당원 게시판이라는 공식창구를 통해서 바로 ‘공론화’ 돼버림으로써 민주당의 내분이 실제보다 더 격화돼 보이는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런 과정에서 불필요한 내분의 재료들이 덧칠되면서 이재명 대표 체제의 체포동의안 이후 ‘착근’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실직고’ 문자를 받은 의원들에게도 거부감을 불러일으켜 당원들과 의원들 간의 갈등과 불신도 조장할 수 있습니다. 이에 친명계 내부에서도 일부 극렬 당원들의 게시판 ‘장악’과 과격한 선동이 이재명 대표의 ‘소통’ 의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개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비공개 전략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로 당내 갈등이 확산하는 것에 대해 “이번 일이 당의 혼란과 갈등의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며 당원들을 향해 살생부 제작 및 공유와 문자폭탄 등의 ‘과격한’ 행위를 중단해달라고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제지는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의 ‘옐로카드’에도 불구하고 지난 1일에 이어 2일 오전까지도 이재명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등 이 대표 지지 커뮤니티에는 비명계를 일컫는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민주당 은어) 의심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답변 받았는지 여부를 인증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비명계 의원의 이름과 지역구, 전화번호가 적힌 명단 공유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극렬 ‘개딸’들이 의원들에게 지속적으로 문자 폭탄을 날리며 ‘괴롭힘’을 계속하자 ‘비명계’ 일부 의원들은 업무를 보기가 어려워 휴대폰을 새로 사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비명계로 꼽히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2일 한 언론에 “문자를 보면 저를 비롯한 타깃으로 삼은 의원들을 사람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십자가 밟기를 강요당하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든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조 의원은 “처음 당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다. 그분들은 놀라서 ‘나는 부결표를 던졌어요’ 하는 분도 계시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놀라고 위축될지 몰라도 강도가 좀 세지면 그게 아마 거꾸로 갈 것이다. 도저히 안 되겠구나. 그래서 오히려 억압하는 쪽의 반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개딸’들이 당의 화합을 깨고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켜 그나마 이재명 대표에게 호의적인 중립성향의 의원들마저 등을 돌리게 할 수 있다는 조 의원의 경고를 새겨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개딸’들의 비뚤어진 ‘마녀사냥’을 두고 “중국의 문화혁명 시절 홍위병들의 ‘반동 색출 작업’과 유사한 분위기”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완장’을 찬 열성당원들이 ‘당성’이 약하거나 ‘반당분자’들을 추적해 ‘민주당의 이름으로’ 심판대에 올리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도 의문입니다.
‘개딸’들의 ‘반당주의자’ 색출 작업이 당내에서도 논란이 심화되자 일부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는 시각이 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부 열성당원들이 자신들의 비위에 거슬리는 사안에 대해 사사건건 게시판에 올려 찬반 축출 투표를 하는 것은 결국 해당행위가 될 뿐이다. 특히 개딸들의 문자 폭탄과 게시판 청원 등의 과격한 행위는 여당과 보수언론에게 좋은 먹잇감만 주는 꼴이다. 또한 이재명 대표를 일부 열성과격당원들에 갇힌 편협하고 편향적인 지도자의 이미지만 더 강화시켜 주고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일부 당원들의 ‘반란자 색출’ 행태는 민주당의 ‘68년 정통 야당’ 궤도 밖을 한참 벗어난 일종의 일탈행위입니다. 현재 민주당은 공당의 공론화 과정과 건강한 당심 수렴 시스템이 사실상 무너진 상태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개딸’들의 문자폭탄이나 청원 등도 하나의 의견표출인데 이것이 마치 당원들 전체의 의견인양 ‘과대표집’ 되면서 당의 내분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는 문자폭탄 등의 과격 당원 논란이 일 때마다 ‘그러지 말라’고 점잖게 타이르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재명 대표가 직접 나서야 합니다. ‘개딸’들의 빗나간 ‘민주당 사랑’에 대한 명확하고 책임 있는 입장 표명과 함께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개딸’들을 비롯한 일부 열성지지층의 과격한 문자폭탄에 대해 출당 등의 상징적인 조치를 내리고 ‘마녀사냥 식’의 당심 조장 방식과 절연하겠다는 결연한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원내 영향력을 강화하고 의원들의 '소신'도 자유롭게 반영되는 당내 여론수렴 시스템도 재정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이재명 대표가 일부 ‘개딸’들의 준동을 모른 척 눈감아 주며 ‘비명계’를 견제하고 압박하는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려 한다면 이 대표가 강조한 ‘당내 소통’은 점점 더 물 건너가게 됩니다. 이 대표가 ‘개딸’들의 ‘마취제’에 의지해 사법리스크의 고통을 벗어나려 한다면 결국에는 썩은 상처를 강제로 도려내야 할 때가 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