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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경애 Mar 05. 2016

낯선 공간에서 나와 마주할 시간

지금, 그리고 여기에

2015년 1월 1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마음이 덜컹했다.

불안의 엄습.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너 캐나다 언제 가냐는 물음에

내년에. 갈 때 되면 가겠지.

하고 무심히 말했는데

이제 그 내년이 올해가 되어 버렸다.

막상 9개월 후에 떠난다고 생각하니 세상 모든 것이 불안하고 우울해졌다.


이틀 후,

인도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싣었다.

영혼이  말라비틀어졌던 2014년에 했던 일 중 그래도 가장 잘 한 일은

인도로 떠날 결심을 한 것.


어쩌다 인도가 여행지가 되었는지는 지금 생각해도 마치 귀신에 홀린 듯했다.

내가 가고 싶어 간 것인지 인도가 나를 부른 것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내 몸과 마음은 인도로 인양되었다.


누구나 영혼이 부르는 곳이 있나 보다.


서울 한남동에 가서 비자를 신청해야 했던 인도는 비행기 표를 예매할 무렵 전자비자로 바뀌었고

돈도 없던 무렵 중국 동방항공은 왕복 60만 원 안 되는 값으로 나를 인도로 보내주었다.


이제 나만 준비되면 된다.


여행의 시간들을 온전히 받아들일 여유와

낯선 곳에서 나의 민낯과 마주할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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