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미학

혼자 있을 때 비로소 발견할 수 있는 것들

by 홍경애

누군가 삶은 여행이라고 했어.

그 말만으로도 삶은 우아해질 수 있었지.

여행이라니, 어쩐지 낭만적이지 않니.

지금 힘든 일조차 일종의 해프닝일 수 있다니

좀 더 쿨해져도 될 거라는 위로가 됐어.


하지만 여행은 철저히 외롭기도 해.

누군가와 함께 한 여행이라도 난 어쩔 수 없이

내 마음의 민낯을 보고 말았지.


분명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것을 보고 새로운 맛을 느끼는 데도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과거의 순간들이 불현듯 찾아올 때가 있어.


옴짝 달짝 못한 채

나를 마주하는 것 말고는 도리가 없었어.

가끔은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어.


아파도 그 시간들을 견뎌야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었어.


자이살메르에서 해가 지나가는 시간

해가 오늘을 지나가는 것을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내일 예쁜 엽서를 사서

너에게 편지를 써야지,

하고 마음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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