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을 때 비로소 발견할 수 있는 것들
누군가 삶은 여행이라고 했어.
그 말만으로도 삶은 우아해질 수 있었지.
여행이라니, 어쩐지 낭만적이지 않니.
지금 힘든 일조차 일종의 해프닝일 수 있다니
좀 더 쿨해져도 될 거라는 위로가 됐어.
하지만 여행은 철저히 외롭기도 해.
누군가와 함께 한 여행이라도 난 어쩔 수 없이
내 마음의 민낯을 보고 말았지.
분명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것을 보고 새로운 맛을 느끼는 데도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과거의 순간들이 불현듯 찾아올 때가 있어.
옴짝 달짝 못한 채
나를 마주하는 것 말고는 도리가 없었어.
가끔은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어.
아파도 그 시간들을 견뎌야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었어.
해가 오늘을 지나가는 것을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내일 예쁜 엽서를 사서
너에게 편지를 써야지,
하고 마음먹었어.